본 칼럼에서는 영재학교나 과고, 외고 등의 입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사실 자기소개서는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한 글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소개서는 입시를 담당하는 입학사정관을 독자로 하는 글이다. 따라서 좋은 자소서란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입학사정관이라고 가정하고 어떤 글에 높은 점수를 줄지를 생각해 보자.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내가 사정관이라면 하루에도 수많은 자소서를 읽어야 하는 상황에서 진실성과 구체성이 부족한 글들은 좋은 점수를 줄 것 같지가 않다.
많은 경우 자신의 경험보다 과장되게 글을 쓰고는 한다. 무슨 무슨 과학 실험을 했다며 그 결과로 어떤 과학적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쓴다. 그런데 그 글이 구체성이 결여된 인터넷 짜깁기 수준의 글이라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입학사정관들은 그러한 글들을 잘 판별해 낸다.
자소서는 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면접과도 연계되어 있다. 자소서에 자신이 한 실험이나 증명이라고 작성했던 것들은 상당한 수준까지 그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면접에서 받았을 때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반대로 실험이나 증명의 절차에 대한 구성을 자신의 논리로 고민하고 설계한 것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면 비록 그 실험이 큰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닐지라도 사정관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소서는 내가 읽어서 좋아보이는 글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읽어서 좋아보이는 글이어야 한다. 보통 자신이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쓰고 나머지 절차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학사정관은 그 생략된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이 궁금할 수 있다. 정작 글을 쓰는 사람에겐 당연한 내용일지 몰라도 읽는 사람에겐 핵심적인 부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읽는 사람이 무엇을 궁금해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 여기까지 읽었다면 위 내용에 수긍은 하겠지만 정작 내 자소서를 쓰려고 하면 막막한 느낌이 들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쓰고 자신이 쓴 것을 많은 사람에게 읽혀보고 코멘트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좋은 결과를 응원한다.
일산 백마 옥스브릿지학원 영재반 강사 정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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