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1등? 전교 1등? 그럼 의대가야겠네.너도 나도 공부를 좀 한다면 의대를 부추깁니다. 물어봅니다. 왜 의사가 되고 싶은 거니? 주변에서 공부 좀 한다고 하니까 부모님도 집안에 의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하시고, 돈도 잘 버는 것 같으니까 ....
어느 입시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해마다 의대를 희망하는 사람이 현역, N수생, 지방 의대생, 서연고 재학생 등을 통틀어 전국에 약 40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어느 누가 그 해에 의대를 가도 이상하지 않는, 수능 몇 문제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준비된 수준의 학생이 의대 정원 3000명을 넘어선 것입니다. 에이, 그래도 전교 1등인데요? 네이버에 의대 합격자수를 치면 출신 고등학교별로 정리된 자료로 일반고의 현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일반고 전교 1등인 학생의 위치는 대다수 수시로 도전했다가 수능에서 굽히면서 다음 해에 4000명 대열에 합류합니다.
명품 샵을 지나칠 때마다 보는 쇼윈도의 가방을 보고 갖고 싶다는 마음에 생기면, 주변 사람이 가성비 좋은 중가의 가방과 똑같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국은 삽니다. 사서 써봐야 알게 되는 것이지요. 왜 지방 의대생 중에서도 다시 수능을 치는 학생이 생깁니까? 같은 의사라도 상대적 박탈감이 존재하니까요. 일단 되기도 힘든데, 막상 되어보면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명품 가방은 아무리 고가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돈을 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은 여러 번 친다고 해서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교 1등이 의대를 가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큰 것이지요.
여기서 다시 물어봅니다. 어머니 자녀가 있습니다. 한 마을을 책임지는, 진료비로 수확한 감자를 들고 오는 시골 병원 의사로 키우시겠습니까? 판교에서 한 달에 10억을 버는 벤처사업가로 키우시겠습니까? 다시 한 번 물어봅니다. 왜 의사가 되고 싶은 거니? 그게 정말 하고 싶은 거니?
히즈매쓰 이태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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