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고 최승후 교사의 입시 칼럼

특목고 면접 [3] ‘묘사, 사례’ 말하기

지역내일 2021-11-05 (수정 2021-11-05 오후 11:30:05)

구술 면접에서 ‘묘사’는 상황을 설명하고 강조하는 유용한 화법이다. 묘사는 대상의 세부적인 정보를 구체적이고 감감적인 표현들을 사용하여 세세하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대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설명은 평가자들을 이해하도록 돕지만, 공감이나 경험의 영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평가자는 묘사를 통해 대상과 상황을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느끼고 간접체험하게 된다.

■묘사해서 말하기 예시 

<수정 전>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래서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간호학과에 지원했습니다.

<수정 후>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서 소아병동에 입원해서 개두술을 한 환자들과 같은 병실에 있었습니다. 그때 체온 유지를 위해 항암모자를 써야하지만, 벗어버리며 온몸을 떠는 환아를 봤습니다. 그래서 질병치료과정에서 생기는 심리적 불안으로 병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전인적 간호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평가자 입장에서는 수정 후 내용이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몸이 약해서 간호학과에 지원하게 됐다는 스토리를 훨씬 더 입체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면접 평가에는 논증을 요구하는 문항이 있기 때문에 주장을 한 후 적합한 논거를 드는 연습을 부단히 해야 한다. 근거는 ‘-은/-는 ~것 같습니다.’와 같이 추측하는 표현 대신 ‘-은/-는 ~입니다.’와 같은 확실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왜냐하면’이라고 근거를 대는 말하기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면 면접 말하기 고수의 길은 멀지 않다. ‘왜냐하면’의 힘은 상상 그 이상이다.
논거를 세운 후에는 사례를 들면 설득력 있는 말하기가 된다. 사례가 없다면 부연 설명 즉 상술을 하면 된다. 근거가 없는 주장은 채점할 수가 없다. 주장은 지원자의 감상과 취향일 뿐이기 때문이다. 평가자는 근거 즉, 논거의 정합성을 따져볼 뿐이다.


■ 사례를 들어 말하기 예시 [1]

주장: 저는 워마드의 주장에 반대합니다.
근거: 왜냐하면 남성 혐오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사례: 워마드가 남성 혐오를 확산하는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워마드는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충', '재기해', '6센치'라는 용어를 거침없이 사용합니다. 이러한 용어는 불특정 다수의 한국 남성을 혐오          하는 내용들입니다.
둘째, 워마드는 공개적으로 '미러링'을 합니다. 미러링은 남성이 여성을 비하하는 것처럼 여성이 남성을 똑같이 비하하고 혐오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셋째, 워마드가 주체하는 집회에서는 남성의 참여를 거부합니다. 이것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과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혐오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사례를 들어 말하기 예시 [2]

주장: 저는 워마드의 주장에 반대합니다.
근거: 왜냐하면, 남성 혐오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사례: 워마드가 남성 혐오를 확산하는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워마드는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충', '재기해', '6센치'라는 용어를 거침없이 사용합니다. 이러한 용어는 불특정 다수의 한국 남성을 혐오하는 내용들입니다.
둘째, 워마드는 공개적으로 '미러링'을 합니다.
미러링은 남성이 여성을 비하하는 것처럼 여성이 남성을 똑같이 비하하고 혐오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셋째, 워마드가 주체하는 집회에서는 남성의 참여를 거부합니다. 이것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과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혐오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주장: 이처럼 남성 비하 용어를 사용하면서 미러링으로 남성을 공격적으로 대   하면서 남성과의 연대를 거부하는 워마드는 우리 사회에 혐오 문화를  확산하기 때문에 저는 워마드의 주장에 반대합니다.

‘주장 근거 사례’의 끝에 주장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주장 근거 사례 주장’ 방식은 좀 더 길게 말할 수 있으며, 수미상관(首尾相關)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핵심 요지를 문두와 문미에 놓기 때문에 양괄식 구조로도 볼 수 있다. 핵심 메시지를 끝에 다시  한번 강조하기 때문에 매우 간단하지만,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매우 높은 말하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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