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이 잇는 공간] 마방집

백년 역사 오래된 노포에서 즐기는 한정식

박지윤 리포터 2021-10-15

옛날 조선시대 말도 쉬어가고 사람도 쉬어갔다는 마방. 3대에 걸쳐 100년에 이어왔다는 하남 마방집은 보기만 해도 옛날 사람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오래된 공간이다. 하남 마방집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 이곳 단골이라는 친구를 따라 마방집을 찾았다.



역사 속 한 장면에서 밥을 먹는 듯한 기분

‘오래된 노포’ ‘백년 역사’ ‘한옥의 정취’ ‘나물 정식’.

모두 마방집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馬房집’이라 쓰인 오래된 간판이 우릴 반긴다. 주차장도 아주 넉넉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래된 ‘한옥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노포’인만큼 안채와 별채 등의 한옥을 볼 수 있고 집안의 나무와 소품들도 그 옛날 기억 속 한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말이 쉬었을 것 같은 공간과 장독대 위 장독들도 정겹다.

입구에서 주는 번호가 적힌 나무막대는 우리 자리를 알려주는 번호판. 번호대로 방을 찾아가면 테이블 하나 없는 썰렁한 방을 마주하게 된다. 방석을 깔고 마주 앉으니 어색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펼쳐져 자꾸 웃음이 자꾸 났다.

 이제 ‘나물 정식’을 즐길 시간. 찬찬히 메뉴판을 읽으며 메뉴를 정한다. 이때 친구가 주문 팁을 전해준다. 이곳 한정식은 나물이 엄청나게 제공되는 반면 고기류가 없어 메인요리를 함께 주문하면 좋다는 것. 그래서 한정식과 소장작불고기를 함께 주문했다.


즐거운 나물 정식 만찬

마주 앉아 이야기 하는 데에 익숙해질 때 쯤 한정식이 ‘상채’ 운반되어 온다. 신선한 방식이다.

“와~!”라는 탄식과 함께 상 위에 차려진 반찬을 둘러본다. 20개에 가까운 나물 반찬들. 된장찌개와 함께 밥을 비벼 먹을 수 있게 고추장과 참기름이 담긴 큰 그릇까지 가져다준다. 소장작불고기는 아래에 화로가 있어서 먹는 내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밥을 비벼 먹기에 앞서 나물 반찬들의 맛을 하나하나 즐겨본다. 호박, 취나물, 고사리, 숙주, 오이, 부추 등등. 이름도 잘 모르는 나물들이 총출동한 듯한 나물 만찬이다.

 나이가 들면서 나물무침의 매력에 푹 빠진 나에게 안성맞춤인 메뉴들. 양념이 강하지도 않고 슴슴한 것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처음엔 나물이 놓인 접시가 ‘너무 작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종류가 많아 모든 접시를 비우기 힘들 정도로 양도 많다.

 갖은 나물 반찬으로 입맛을 돋운 후 남은 반 공기 정도는 나물을 넣고 슥슥 비벼줘야 제 맛. 남은 나물반찬을 이것저것 넣어 비벼먹으니 이 또한 환상이다. 단, 고추장을 조금만 넣어야 간이 되니 짠 비빔밥이 되지 않게 조심할 것.

 마지막으로 누룽지 숭늉으로 입가심하면 오늘의 행복한 만찬은 마무리된다.

조금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마방집. 단, 나물반찬이 많아 아이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듯. 그리고 모든 방이 좌식이라 무릎이 아픈 어르신들은 불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물무침과 비빔밥이 당기는 날, 마방집을 방문해보자. 즐거운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위치 : 경기 하남시 하남대로 674

메뉴 : 한정식(1인분) 1만5000원 소장작불고기 1만8000원

          돼지장작불고기 1만2000원  더덕구이 1만1000원

운영시간 평일 11:00~21:30

주차 가능

문의 031-79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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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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