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 문제는 어떤 공식을 써야 하나요? 이렇게 질문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뭐지? 왜 이렇게 묻는 거지? 어제 설명한 것은 어디로 갔나? 왜 방금 문제랑 다르게 생각하는 거지?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의문이 지나갑니다.
왜 그럴까?
대한민국 수학문제집의 역사는 쎈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단원별 문제의 나열이었다면, 쎈은 문제들을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1 과정의 일차방정식의 활용을 예로 들면, 총 걸린 시간이 주어진 경우, 따라가서 만나는 경우, 마주보고 걷는 경우 등과 같이 소위 유형이라고 부르는 방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문제가 주어지면 어느 방으로 가야할 지를 모르는 경우 위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유형별로 학습한다는 것이 참으로 가르치기 편하고, 공부하기 편한 방법입니다. 대표 유형 몇 개만 해주면 숫자만 바꾼 것을 알아서 잘 풀고 있으니깐요.
문제는 이게 어느 하나의 방으로 정할 수 없거나 방이 아예 만든 적도 없는 경우 발생합니다. 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면 방을 결정하지 못해 망설이고 있을 것이고, 처음 본 것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것입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방을 일일이 나누지 않습니다. 그냥 큰 방 하나에 여기 저기 필요한 도구들이 널려 있을 뿐입니다. 구멍을 뚫을 때는 드릴을 쓰고, 못을 박을 때는 망치를 씁니다. 어떻게 보면 부족한 아이들에겐 겨우 방을 정하고 들어갔더니 결국 다 연결된 방인데 망설이느라 못 들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방을 나누면서 이 문제는 1번방, 저 문제는 2번방 하고 정하고 분류하는 것이 수학을 암기하고 있다는, 그리고 그 연결관계를 끊임없이 연습, 반복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칠 팔십점까지는 도달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오르지 못하는 벽을 만들어 상위권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히즈매쓰 이태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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