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일부를 베트남에서 살았는데요. 외국에 살며 열악한 의료 환경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영어, 프랑스어 등의 언어를 수단으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의료적으로 돕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하게 제 꿈은 의료진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교 자율 동아리인 의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한의학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좋은 치료 결과를 위해서는 각 나라의 사회·문화적 배경 등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 해외 생활 경험과 저만의 언어능력을 기반으로 침구학이 발달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국가, 베트남 전통의학과의 교류를 위한 저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고 발전하는 한의학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원광대학교 한의예과에 입학한 남정윤양은 서울대학교 간호학과(학생부종합전형 일반전형), 연세대학교 간호학과(면접형 학교장 추천)에도 합격했다.
Q. 정신여고는 내신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내신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A. 내신 등급은 과목 반영 비율에 따라 1.7에서 1.8정도 나왔는데요. 그 중 수학, 과학은 거의 1등급을 받았습니다.
수학은 1, 2학년 때까지 선행과 내신 준비를 항상 같이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험 4주 전까지는 선행이나 시험 범위에 들어가는 여러 유형을 공부했고, 3주 전에는 어려운 문제들이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들을 풀고, 2주 전에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하고, 교과서와 부교재를 꼼꼼하게 봤습니다. 1주 전에는 그동안 풀었던 문제 중 어려운 문제들을 잘라서 모아둔 것을 보고 교과서와 부교재를 다시 한 번씩 풀었습니다.
과학은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었던 과목인데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선생님들께 질문도 많이 했죠. 교과서를 꼼꼼히 읽고 시험에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게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들을 많이 풀었습니다.
영어는 큰 부담감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국 중학교에서 처음 접해본 영어시험은 외국에서 봐왔던 시험과는 완전히 다르고 모르는 문법 용어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입학 전 문법을 먼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시험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본문을 전부 다 외우는 방법보다는 문장 하나하나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문장이 왜 여기에 들어가야 했는지, 또는 여기에 다른 말이 들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모르는 부분들은 선생님들께 질문했습니다.
Q. 자신만의 공부 비법이 있다면?
A. 교과서 단권화입니다. 플래너는 써본 적이 없고, 요약 노트는 1학년 때 잠깐 사용했지만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이후로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시험은 어차피 교과서 기반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모든 내용을 정리하는 단권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자습서와 평가문제집에 있는 내용 중 교과서에 없는 내용은 교과서에 필기하고 포스트잇으로 제가 그때그때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서 붙였습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노트 정리보다 시간이 덜 들고 혹시 놓친 부분들이 없는지 확인하며 공부할 수 있습니다.
Q. 정신여고 후배들에게 전할 내신관리 팁이 있다면?
A. 내신경쟁이 정말 치열한데요. 그래서 한 문제가 등급을 좌우하고 수행평가 하나하나가 정말 중요합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중요한 건 시험에서 실수를 하지 않고,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는 것입니다.
수학의 경우 교과서와 부교재에 있는 문제들이 변형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험에서 시간을 줄이고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교과서와 부교재의 문제들은 완벽하게 숙지하고 변형 가능한 부분들을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신 대비를 위해서 수업을 잘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업에서 선생님들께서 강조하시는 내용들이나 시험에 나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내용들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수업 시간에는 샤프로 연하게 필기를 하고 수업이 끝난 후 집에서 그 부분을 펜으로 다시 정리하거나 포스트잇에 옮겨 적고 샤프로 쓴 부분들을 지웠습니다. 이렇게 하면 수업시간 내용들을 빼먹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교과 관련 활동도 궁금합니다.
A. 1학년 때부터 의학, 생명과학, 약학 등 저의 관심 분야를 모든 과목에 접목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한국사는 저에게 항상 어려운 과목이었는데요. 그래서 더욱 학교에서 하는 활동(팀티칭·보고서 작성 등)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특히 의료진의 꿈을 꾸면서 역사적으로 가치 있고 기억해야 할 의료기관들(대한 적십자사 등)에 대해 알아보고 심층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수학은 수학 멘토링 활동에 멘토킹으로 참여하여 2년간 활동했고요. 또 보건의료전문가라는 직업이 수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며 이슈가 되는 사회 현상(코로나)에 대한 책을 읽고 수학에 접목시킨 보고서도 제출했습니다.
사회의 경우 1학년 때에 의학 및 약학에도 관심이 있어 통합사회 시간에 배운 시간적, 공간적, 윤리적, 사회적 관점에서 대마초의 사용에 관해 발표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제2외국어로 불어와 중국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베트남에서부터 계속 배웠던 불어를 선택해 불어 관련 재미있는 활동들을 많이 했습니다.
과학 관련 활동으로는 수리과학캠프가 있습니다. 활동들도 다 재미있고 학교 수업과도 관련된 내용들이 많아 유익했습니다.
Q. 특별히 자부심을 갖는 활동이 있다면?
‘정신 창의봉사대회’입니다. 저는 '재능을 봉사로 봉사를 재능으로'라는 제목으로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았습니다. 봉사 자체가 즐겁기도 했고, 제가 한 봉사를 통해 친구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봉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통해 알게 된 장애인 분들이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상황에 의료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접하며 장애인 의료증진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외계층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세특 관리도 궁금합니다.
A. 학교 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할 때 생기부를 채우기 위해서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활동 자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코로나를 예로 들자면 작년 한 해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사회에서 제 꿈인 보건의료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마스크 종류 점자 표기, 수학적인 면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그래프를 미분하여 감소 지점 구하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제가 코로나19에 관해 진심으로 고민한 흔적들이 생기부에 보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은 주요과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기부의 내용을 보기 때문에 모든 활동을 신경 써서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발표할 기회도 많고 보고서를 써서 제출할 수도 있으니 자신이 한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들과 미술, 체육, 음악 등의 과목을 연관시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대입심층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A. 연세대학교 면접의 경우 영상을 찍어 올리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내용을 만들어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화학과 생명과학 관련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1차 발표 후 개인적으로 화학 1,2와 생명과학 1,2를 공부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께서 면접 준비도 해주셨는데, 모의면접과 면접 전에 해주신 여러 가지 조언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광대학교는 코로나로 인해 현장 면접이 온라인 면접으로 바뀌었습니다. 온라인에서 개인별로 생기부 및 자소서 기반 문제가 나오고 그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영상으로 찍는 것이었는데, 면접 전에 생기부와 자기소개서를 완벽하게 숙지해야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면접 바로 다음 날이어서 두 면접을 같이 준비하는데 부담감이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면접의 답변을 외우기보다는 3년간 제가 했던 활동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지원하는 학과에 맞는 답변을 생각했습니다.
Q.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수험생에게 더욱 힘든 한해였을 것 같은데요?
A. 저는 평소 시간을 정해두고 공부하기보다는 공부량을 정해두고 공부합니다. 정해둔 공부량이 일찍 끝나면 더 많이 쉬고, 늦게 끝나면 적게 쉬는 거죠. 코로나19 때도 마찬가지로 학교에 갈 때에는 아침조회시간에 학교에서 할 공부량, 집에 가서 할 공부량을 정해두고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학교가 쉴 때에는 한 반에 두 명씩 정도는 학교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는데 그걸 신청해서 학교가 쉴 때에도 학교에서 공부했었습니다. 특히 수능시간표와 같은 시간흐름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A. 저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에 힘쓰고 제가 할 수 있는 언어를 수단삼아 대한민국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한의학적으로 치료하고 돕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꿈이 있다면 최근 한의사 최초로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를 획득한 4명의 한의사분들을 보며 아직 대한민국에 IOC 여성 한의사회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스포츠한의학을 공부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IOC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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