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가 모두 끝났다. 서울대학교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상적인 학교 활동의 어려움, 지역균형전형의 수능 최저기준 완화, 고교 블라인드 시행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들이 예고되었던 만큼 달라진 입시 기준이 분당지역 학생들의 합격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에 올해 분당 지역 18개 고교에서 수시전형으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수를 알아보았다.
서울대 합격 수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간혹 서울대 합격자 수에 관심을 두는 사회 현상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분당 지역 합격생 수의 변화로 달라진 입시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입부터 정시전형 확대가 예고되었지만 내신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등 3년의 학교생활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수시전형은 여전히 고3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이번 서울대학교 수시 합격자 수로 고교 간 비교보다는 분당 지역 학생들이 어떤 전형으로 보다 많이 합격하고 있으며, 지난해와 다른 변화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결과는 고3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12월 31일까지의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올해 서울대 합격자 발표가 2차례에 걸쳐 충원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라 달라질 수 있다.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전형 합격자 35명, 일반 전형 합격자가 더 많아
올해 분당 지역 18개 일반 고교에서 서울대학교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은 모두 35명이다. 이중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평가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자는 12명,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제출 서류와 면접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하는 일반 전형 합격생은 23명이다. 두 전형 중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류와 면접뿐 아니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합격할 수 있다.
그동안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 전형 합격자가 균형을 맞춰왔던 분당 지역 학교들이었지만 내신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진 탓에 지방 고교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불리한 지역균형선발전형보다 일반 전형 합격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수시전형에 맞춰 학교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특색있게 구축하고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구체화시켜 온 고교들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수시 합격자가 52명(지역균형선발전형 19명/ 일반 전형 3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합격자 수는 17명이나 줄어들었다. 전형별로는 지역균형선발전형 7명, 일반 전형에서 9명이 감소했다. 이런 결과는 우선 고교 블라인드로 교육 특구 학생들의 내신이 불리했다는 점,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학계열 지원이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코로나19로 빈약한 학교활동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일찌감치 정시로 입학전형을 결정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 2021학년도 분당지역 18개 고교, 서울대학교 수시전형 합격자 현황>※2020년 12월 31일 기준
의학계열 5명, 자연계열 15명, 인문계열 11명, 예술계열 4명
합격자들의 학과를 살펴보면 낙생고, 늘푸른고, 불곡고, 한솔고에서 의예과에 각 1명씩 합격했으며, 운중고에서 1명이 치의학과에 합격했다. 최근 몇 년간 의예과 선발인원이 증가하면서 분당 지역 고교에서 의예과 합격생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성적을 비롯해 학생부까지 꼼꼼하게 관리해야 하는 일반 전형으로 전원 합격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인문계열은 가장 최고 학부로 꼽히는 경영학부(1명)와 경제학부(4명)에 총 5명이 합격했으며, 내신의 불리함을 딛고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총 3명의 학생이 합격했다. 모두 15명의 합격자가 나온 자연계열은 자연과학대학 2명, 공과대학 9명, 간호대학 1명, 농업생명과학대학 1명, 생활과학대학 2명으로 선발인원이 많은 공과대학에 집중된 양상을 보인다.
또한 매해 합격자가 나오고 있는 예술계열은 대다수가 미술전공이지만 올해는 야탑고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성악과에 합격하며 학교 대입지도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주었다.
<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전형 계열별 합격자 비율 >
야탑고와 운중고 등 수시 중심 고교 약진
학교별로 살펴보면, 야탑고와 운중고가 4명, 낙생고, 늘푸른고, 분당영덕여고, 불곡고가 3명, 그리고 분당고, 분당대진고, 수내고, 판교고, 한솔고가 2명씩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와 같은 합격 결과에서 주목할 것은 수시 중심으로 학교 교육과정과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 고교들의 결과가 좋다는 것이다.
4명을 합격시킨 야탑고와 운중고, 계열별 최상위 학과에서 합격자를 낸 늘푸른고, 한솔고, 그리고 불곡고 세 학교와 올해 졸업생의 수능 만점 소식과 함께 2명의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자를 배출한 판교고는 수시에 보다 집중하는 학교들이다. 올해 서울대 합격생 수가 많은 학교들 중에 낙생고와 늘푸른고는 2020학년도 서울대 합격한 전형을 살펴보면 수시전형 보다 정시전형으로 합격한 수가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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