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더 찔끔, 겨울철 심해지는 중년 여성 요실금
요실금, 부끄럽다고 쉬쉬 하지 마세요
출산과 노화 탓에 골반 근육 약화 … 올바른 배뇨 습관 기르고 골반 근육 운동 꾸준히 해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뜻하지 않게 소변이 찔끔 나오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다가 혹은 추위에 잔뜩 움츠러든 상태에서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갑자기 달리다가 발생할 수도 있다. 남의 일 같지만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요실금은 중년 이후 여성의 3명 중 1명이 겪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부끄럽고 민망함에 쉬쉬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여성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 더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질환이다.
도움말 레아산부인과 이경숙 원장, 타워여성비뇨의학과 강남점 이경래 원장
화장실에 가는 도중 소변 찔끔
요실금의 정확한 정의도 알아두어야
요실금은 남녀 혹은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다. 몇몇 사람들은 노년기의 전유물로 생각하기도 하고, 일부는 요실금에 대해 ‘기저귀를 차야 할 정도로 소변이 줄줄 새는 상태’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타워여성비뇨의학과 강남점 이경래 원장은 “대한요실금학회가 밝힌 여성의 복합성 요실금 유병률을 보면 30대에서 26%, 40대에서 41.2%, 50대에서 44.9%가 발생한다. 60대의 유병률은 46.8%, 70대는 43%이다. 연령대의 유병률을 보면 40대, 50대, 60대, 70대 모두 40%대의 유병률을 보일 만큼 흔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또한, 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요실금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알아두어야 한다.
이에 대해 이경래 원장은 “요실금이란 ‘소변이 새는 증상(혹은 상태) 자체’를 말하는 것이다. 오줌소태처럼 갑자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워서 화장실에 가는 도중에 찔끔하는 것도 요실금에 해당한다. 또한,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크게 웃을 때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면서 속옷을 적시는 경험이 있다면 모두 요실금의 증상”이라고 덧붙였다.
임신‧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나 노화가 시작되는 중년 이후에 흔히 발생
요실금은 남녀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빈번하고 30대부터 특히 40대 이후 중년 여성과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에서 요실금이 더 흔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레아산부인과 이경숙 원장은 요실금의 원인에 대해 “호르몬의 변화로 질의 이완, 혹은 요도나 방광 등 배뇨 기관에 영향을 주어 요실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카페인도 요실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의 메리 타운센드 박사다 37~79세 여성 6만 5,176명을 조사한 결과, 1일 커피 4잔 이상(혹은 탄산음료 10캔)의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은 적게 섭취한 여성보다 4년 안에 요실금이 나타날 위험이 평균 19%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중년 이후의 비만도 요실금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요실금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출산과 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경숙 원장은 “골반 근육의 이완이나 방광 근육의 불안정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배뇨 기관이 온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한계에 이르러 배뇨장애와 요실금 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실금의 유형도 사람마다 달라
복압성(긴장성) 요실금 가장 많아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그 유형이 다르고 나이나 만성도 등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다.
이경래 원장은 “요실금의 80~90%가 ‘복압성 요실금’에 해당한다.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 즉, 재채기나 기침, 혹은 웃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줄넘기나 에어로빅 등 배에 힘을 주는 상황에서 요실금이 생길 때 주로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기 힘들고, 소변이 급한 과민성방광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대개 분만 경험이 있는 중년 이상의 여성에서 흔히 발생한다”고 말한다.
전체 요실금의 20~30% 정도에 해당하는 ‘절박성 요실금’은 말 그대로 ‘소변을 참기가 어려운 절박한 상황’에 해당한다. 평소에 소변을 자주 보고,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 참기가 어렵고, 밤에 자는 도중에도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도중에 참지 못하고 찔끔하는 경우이다. 이경래 원장은 “중년 여성뿐만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이나 학생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요실금”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 함께 나타나는 ‘일류성 요실금’과 ‘혼합성 요실금’ 등이 있으며 전체 복압성 요실금 환자의 25% 정도가 절박성 요실금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이경래 원장은 평소 요실금 자가진단(Tip 참조)으로 건강을 점검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Tip 혹시 나도? 요실금 자가진단
❶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새서 옷을 적신 적이 있다?
① 없다 ② 한 달에 한 번 ③ 일주일에 한 번 ④ 매일
❷ 소변이 새는 양이 얼마나 되나?
① 찻숟가락 정도 ② 속옷에 묻을 정도 ③ 속옷을 적실 정도 ④ 다리로 흘러내릴 정도
❸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을 적신다?
① 없다 ② 한 달에 한 번 ③ 일주일에 한 번 ④ 매일
❹ 소변을 볼 때 아랫배에 통증 혹은 항상 아랫배가 불편하고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
① 없다 ② 한 달에 한 번 ③ 일주일에 한 번 ④ 매일
❺ 찬물에 손을 담글 대,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때, 추울 때 소변으로 속옷을 적신 적이 있다?
① 없다 ② 한 달에 한 번 ③ 일주일에 한 번 ④ 매일
☞ ③번과 ④번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요실금이나 배뇨통의 정도가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방치하지 말고 요실금 치료해야
미국에서는 요실금을 ‘사회적인 암’으로 규정할 만큼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요실금 퇴치 캠페인 등 사회적 인식 변화를 꾀하고 주의를 환기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요실금에 대한 인식이 ‘남 부끄럽고 민망한 질환’이라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요실금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라면, 혹은 요실금 상황이 빈번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삶의 질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요실금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나뉜다.
이경래 원장은 “골반저근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요실금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만큼의 효과를 낼 수는 없다. 최근에 도입된 TVT, TOT, TVT-O, mini-sling 등의 개선된 수술법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며, 90% 이상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수술적 치료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하지만 요실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이경래 원장은 “요실금 중에서 소변을 자주보거나 급한 경우, 밤에 여러 번 깨는 경우, 화장실 가다가 소변을 지리는 경우는 약물치료로 좋아지는 환자도 많다. 환자에 따라 행동 치료(수분 섭취 조절, 배변 훈련)나 물리치료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숙 원장도 “요실금 비수술 치료 중에 HMT 전기자극 치료(바이오 피드백)는 질 안에 전기가 흐르는 기구를 삽입해 전기자극을 주어 골반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이완시키는 비수술 치료 방법이다. 골반 근육이 원활히 수축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요도괄약근, 인대 등 강화해 배뇨 과잉반사를 억제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약물치료나 체외 자기장, 케겔 운동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요실금 정도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 만큼 정확한 원인과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경숙 원장의 설명이다.
Tip 요실금 궁금증 해결
요실금에 대한 오해 바로잡기
첫째, 요실금이 있으면 물을 적게 먹어야 한다?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물 섭취량을 줄이게 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감소하면서 오히려 방광의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므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교정해야 합니다. 둘째, 요실금 검사는 어렵고 힘들다? 이는 잘못 알려진 부분입니다. 요실금 검사는 단순한 해부학적 원인인지 내인성요도괄약근 기능 부전인지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검사가 이루어지지만, 제대로 된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이라면 대부분은 10분이면 간단히 끝나는 검사입니다. 요실금 검사가 무섭고 어렵다고 잘못 알고 정작 치료해야 할 요실금 치료를 미루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_ 이경래 원장
요실금 예방법이 궁금해요
첫째, 골반근육운동((케겔 운동 : 6~8초간 수축, 6~8초간 휴식하는 방법으로 8~12회 1세트. 1일 5세트 실시)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은 가능한 자제해주세요. 셋째, 비만은 요실금의 주요 원인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넷째, 규칙적인 운동도 골반근육을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흡연은 잦은 기침을 유발해 방광을 자극하므로 금연해야 합니다. _ 이경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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