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걷는 동안 심장에서 보낸 피를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며 제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치거나 통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 소중함을 잊기 쉽다. 그러나 체중의 60% 가량을 지탱하는 발에 발생하는 족부 질환은 심한 경우 보행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발목이나 무릎, 고관절, 허리 등 다른 부위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걷기와 등산이 대중적인 운동으로 자리 잡은 요즘,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이원영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에게 발 통증의 원인을 들어보았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찌릿한 통증!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에서 시작해 발가락 앞까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인 족저근막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과도한 달리기나 걷기, 등산 외에도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쿠션이 좋지 않은 신발 착용, 불규칙한 지면에서의 운동 등 발바닥에 가해진 하중으로 생긴 미세파열 및 염증으로 인해 족저근막의 신경이 주위 조직에 의해 눌려 통증을 유발한다.
주로 발뒤꿈치에서 4~5cm 앞쪽 발바닥에 발생하는 통증은 아침에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앉았다 일어날 때처럼 갑자기 체중이 발바닥에 실릴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지만 몇 걸음 걸으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원영 원장은 “족저근막염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 치료와 족저근막 스트레칭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하거나 만성이 된 경우도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 수술 없이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최소 1년 이상 보존적 치료를 진행해도 효과가 없다면 그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엄지발가락이 휘고 아픈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인 무지가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가는 질환으로, 내측 돌출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마찰되면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하이힐처럼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평발이나 가족력 등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연 평균 6만 명에 달하는 무지외반증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남성 환자 수도 적지 않다. 다만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편한 신발을 신다보니 변형이 있어도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을 뿐이다.
이원영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무지외반증을 질환이라기보다는 단순 콤플렉스로 여겨 증상을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무지외반증은 진행형 질환으로 치료를 하기 전까지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계속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형이 심하지 않은 증상 초기에는 발가락 교정기 등을 착용해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 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발의 변형으로 인해 심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변형을 교정하는 수술적 필요가 불가피하다”고 말한 이원영 원장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뼈와 인대 등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침습적 방법을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절개 없이 작은 구멍만으로 치료 가능한 ‘최소침습 교정술’로 인해 흉터와 통증은 줄고, 회복은 빨라져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 예방법
수부(손)와 족부(발)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된 수족부센터를 별도로 운영하는 바른세상병원에서는 족부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굽이 높거나 앞 코가 뾰족한 신발 등 발이 불편한 신발을 피하고 적당한 쿠션감과 함께 신발을 신었을 때 발가락 움직임이 편한지를 확인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체중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되 과도한 운동은 피하고, 평소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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