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 5개월이다. 지난 6월에 치러진 첫 평가원 모의고사를 학생들과 풀이를 해보았다. 스스로 고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질문을 받았는데 한 문제 풀이할 때마다 아쉬워하는 학생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자신이 몰랐던 특별한 개념이나 문제 풀이 방법이 있었던가? 아니다. 완전히 기본개념에 충실한 시험이었기에 다시 본다면 다 맞췄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쉬운 것이다. 이번 모의고사를 출제한 평가원 출제본부 측은 “고교까지 학습을 통해 습득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적용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복잡한 계산을 지양하고, 반복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요소나 공식을 단순하게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보다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와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코로나로 상당히 짧아진 여름방학과 2학기를 어떻게 보내야 수능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개념을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해라.
확실한 1등급 아이들은 꾸준한 문제 풀이와 고난도 문항 연습을 통해 만점대비를 하면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개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하길 바란다. 특히 기하 파트는 몇몇 빠른 풀이 스킬을 습득하기보다 중등과 고등 전 과정에 걸쳐서 배웠던 내용들의 정의와 성질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받은 질문들의 대부분은 정의와 성질을 까먹었거나 문제에서 말하는 조건들의 성질을 잘 사용하지 못했던 경우이다. 다시 한 번 정리를 하고 기출을 통해 확인하는 연습까지 꼭 이어져야한다.
부족한 부분 리스트를 작성해 보자.
수능 전 범위 골고루 공부 하되, 본인이 약한 부분을 비중 있게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나형 공부하는 학생들에 비해 가형을 준비하는 대부분 학생들의 미적분은 아직 미완성단계이다. 바뀐 교육과정과 코로나로 인해 미적분 과목의 내신시험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고 범위도 일부만 포함되어 그만큼 공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경험치가 상당히 부족한 미적분 공부는 방학 때도 꾸준히 이어가서 9월에 포함되는 적분범위도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 하는 순열, 조합파트에서 자주 나오는 문항들의 자신만의 일관된 풀이 정립이 필요하다. 남들 하는 것 쫓아가지 말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여름방학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쏟아져 나오는 모의고사 문제를 의미 없이 풀지 않기를 바란다.
문제를 풀고 깨달음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의고사를 본다는 것은 실전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킬러문항은 쉬워지고 비킬러 문항은 어려워졌다. 더 이상 뒤로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암묵적인 룰은 깨졌다. 쉬운 문제라고 빨리 넘기려고 대충 풀다가 3점짜리를 틀리고, 중간번호에서 막혀서 마지막 문제까지 풀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도 많이 들렸다. 차분히 한 문제씩 풀되, 문제를 풀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계속 막히는 상황이라면 과감하게 넘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한 문제 때문에 여러 문제를 망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특히 고득점을 받던 학생들이 이런 상황을 처음 맞이하면 더욱 당황해 시험을 망치는 일을 본적이 꽤 있다. 넘겨야 한다. 계속 연습해라. 그렇게 다른 문제들을 다 풀고 돌아와서 넘겼던 문제들 중에 해결할 만한 문제들을 푸는 것이다. 기억해야 한다. 이는 주어진 시간 내에 몇 점을 받는지가 중요한 시험임을.
코로나로 인해 불리한 수능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언제나 기회는 본인이 만드는 것이다. 자습시간이 늘었고, 다양한 활동이 줄었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이 글을 읽는 모든 학생들을 응원한다.
목동 유니매쓰학원 박소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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