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5개 국어 하는 엄마 김지은씨

“외국어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아닌, 신나는 의사소통의 도구가 되길 바라요”

지역내일 2020-04-30

경단녀. 엄마들 사이에선 흔한 스펙입니다. 엄마가 되기 전 쌓아 올렸던 스펙을 뒤로하고 아쉽지만 아이를 돌보는 일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죠.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 엄마라는 호칭이 익숙해질 땐 웃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시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갈 기회가 찾아옵니다. 엄마이자, 네이버 오디오 클립 <엄마랑 아이랑 헬로 니하오> DJ, 놀이영어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은씨를 만나보았습니다.



영어놀이교실과 오디오 방송 진행하는 연년생 엄마
김지은씨는 연년생인 5살 아들과 4살 딸의 엄마이자 결혼 11년 차 주부다. 미국에서 신학 석사를 마친 후, 박사 과정에 진학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갑작스레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건강을 회복한 후 박사 과정을 마치고 싶었으나 연년생의 임신과 출산이 이어지면서 일산에 자리를 잡게 됐다. 현재 4~5세를 위한 놀이영어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영어를 놀이처럼 여기며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수업한다. 매주 노래 한 곡과 율동, 노래와 관련된 만들기, 동화책 읽기, 영어로 베이킹하기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김지은씨는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부모의 열망 때문에 오히려 영어에 지친 아이들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영어를 친구처럼 즐겁게 느끼면 아이 스스로 ‘영어를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의 수업에 공감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수업 요청이 이어졌으나, 아직은 연년생인 두 자녀를 돌보는 일이 소중하기에 놀이영어교실 하나만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대신 자녀를 돌보면서 틈틈이 할 수 있는 오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 <엄마랑 아이랑 헬로 니하오> DJ로 활동하며 영어와 중국어를 친근하게 배우는 수업을 진행한다. 방송은 아이와 엄마가 생활 속에서 흔히 하는 말들 위주로 구성했으며, 1주일에 한번 매주 목요일에 업로드된다.

5개 국어 구사하는 언어 능력자
김지은씨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헬라어, 히브리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한다. 그의 언어 능력에 ‘천재’라는 단어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의 능력은 재능보다 노력으로 쌓아 올린 결과라고 한다. 한국에서 중어중문과와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후 국어와 중국어 중등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그는 교사의 길 대신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어학연수는 물론, 미국 여행도 안 가본 채 낯선 미국 땅으로 떠났다.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학 수업은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었으나 미국 학생과 함께 듣는 대학원 수업은 충격적이었다. 영어를 아예 못하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고, 몇몇 단어만을 필기하는 수준이었다. 그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 그는 눈물을 흘리며 공부했고, 그 결과 다양한 수상과 장학금을 받으며 뛰어난 성적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헬라어와 히브리어는 대학원에서 구약학을 공부하며 익혔다. 우리에게 낯선 언어인 히브리어는 본래 그 자체가 어려운 언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어려움은 지은씨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자극했고, 덕분에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능력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외국어 잘하고 싶은 이에게 좋은 길 제시하는 교육전문가 꿈꿔
김지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그동안 경험한 언어 공부 노하우를 차곡차곡 정리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언어를 재미있게 배우도록 나만의 방법을 찾고, 번역기를 돌리듯 한국어를 영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영어 그 자체로 생각하고 느낌으로 표현해보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주저하지 말고 좀 뻔뻔하게 말해보고, 듣기 말하기 쓰기 순으로 익히라고 덧붙였다.
“언어를 잘하는 방법을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검색만 해봐도 영어를 잘하게 됐다는 비법은 널려있죠.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알고도 행하지 않은 것은 머리만 큰 추파ㅤㅊㅠㅂ스 사탕과 같아요. 밑에 뿌리가 없어 쓰러지죠. 매일 조금씩 배우고 반복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요. 하루 30분의 노력이 쌓이면 1년 후 당신은 다른 모습이 돼 있을 겁니다.”
그는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엄마와 아이에게 좋은 길을 제시해주는 교육 전문가를 꿈꾼다. 두 자녀에게 어떻게 영어를 가르쳐줄까 고민하다 개발한 놀이영어교실을 통해 더 많은 아이에게 영어와 중국어를 즐겁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한다. 외국어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아닌, 정말 신나고 재밌는 의사소통의 도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와 아이가 라디오 방송을 함께 듣고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로 말해보세요. 5분짜리 방송을 하루에 6번 30분간 들으면 영어와 중국어는 어느새 아이에게 친숙한 언어가 된답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엄마랑 아이랑 헬로 니하오> 방송 대본은 김지은씨의 블로그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김지은씨 블로그 https://blog.naver.com/iloveheb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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