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교하도서관 청소년 마을 기자단
직접 발로 뛰고 취재하며 소통하는 즐거움 배웠어요
지난해 12월 교하도서관은 문집 ‘두드림(Do Dream)'을 발간했다. 작품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우리 동네 청소년들. 3개월간 마을 기자단 워크숍에 참가하며 취재한 내용을 글과 사진으로 옮겼다. 인터뷰는 낯설고 글쓰기는 어려웠지만, 소통하고 공감하는 즐거움을 깨달아 뿌듯하다는 그들을 만나봤다.
3개월간 체계적인 기자 수업받아
‘청소년 마을 기자단’ 워크숍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교하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신홍선 정보봉사팀 사서는 “기자단 워크숍은 2019년에 추진된 ‘마을로 들어간 도서관’ 사업의 연장 선상에서 기획됐다”며 “청소년이 주목할 만한 인물과 공간 등을 직접 찾아 취재한 후 잡지로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총 10회에 걸친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인터뷰와 사진, 글쓰기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익혔다. 마을 잡지 ‘디어 교하’의 김지하 대표와 서상일 편집장이 각각 사진과 인터뷰 수업을 맡았다. 김지하 대표는 ‘딱딱한’ 수업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질문도 많이 하고, 좋은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녁 시간이라 촬영 실습이 어려웠어요. 아쉬운 대로 도서관의 인물과 공간을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즐겁게 촬영하며 수준급의 작품을 만들어내 깜짝 놀랐답니다.”
학생들은 워크숍이 알차고 유익했지만, 무엇보다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비(금릉중 1) 학생은 “사서 선생님을 모델로 촬영한 일이 가장 재밌었다”며 “재밌는 만큼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체계적인 수업을 받아 도움이 많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민석(덕이중 1) 학생은 “자신감이 부족했는데 선생님들이 친절히 알려주시고 피드백을 많이 해주셔서 즐겁게 배웠다”고 말했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창이 되길
하지만 ‘재밌는’ 워크숍이 끝나고 결과물이 완성되기까지는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주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권민철(덕이중 1) 학생은 “주제를 결정하지 못해 랜덤 뽑기로 서평을 골랐고, 독서를 좋아해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쓰려고 하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정수안(산내중 1) 학생은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예정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결국 수업 중에 인터뷰한 내용으로 대체했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렇듯 어려움을 딛고 만들어진 ‘두드림(Do Dream)'에는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사와 꿈, 바람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눈 잃은 고양이의 사연부터 특수교사 인터뷰, 책의 서평까지 글의 종류도 다양하다. 등장하는 인물 또한 다채롭다. 팬덤 문화를 다룬 소설 작가, 웹툰을 배우는 친구, 봉사 동아리의 언니 오빠들, 작가를 꿈꾸는 학생 등을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 있다.
서상일 편집장은 “인터뷰 방법이나 기사 작성 팁을 알려주는 것 못지않게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강조했다”라며 “‘두드림(Do Dream)’이 청소년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청소년과 어른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창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두드림(Do Dream)' 문집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도서관 홈페이지 정보광장 내 발간자료실에 업로드 돼있다. 교하도서관에서는 2월 말부터 청소년 마을 기자단 워크숍 2기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문의 031-940-5153
미니 인터뷰
김진(일산동중 1) 학생
특파원이 꿈이라 관심을 갖고 참가했다. 기본기를 잘 배우고 글을 썼기 때문인지 누군가로부터 빌려 쓴 게 아닌 온전한 내 글이란 생각이 들어 좋았다. 과학 선생님 인터뷰는 시간이 모자라 아쉬웠지만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
신혜진(금릉중 1) 학생
글 쓰고 사진 찍는 것 좋아해 기자단 활동에 도전했다. 인터뷰지는 내가 만들고 친구가 인터뷰 하며 역할 분담을 해 잘 마무리 했다. 2기를 모집한다면 다시 한 번 지원해서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
김은비(금릉중 1)
기자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냥 싣는 게 아니라 소통하고 공감한 이야기를 전한다는 걸 알게 됐다. 두드림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소개되고 서로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게 돼 좋있다.
정수안(산내중 1) 학생
청소년들이 학업, 게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활동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을 소개하고 싶었다. 독감에 걸려 인터뷰를 못해 정말 아쉽다.
김민수(불이학교 1) 학생
처음부터 고양이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학교 길고양이 급식소에 눈을 잃었지만 예쁜 고양이들이 있는데 나와 친구들, 선생님들이 사비를 털어가며 돌보고 있다. 이런 사연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 고양이들을 더 많이 돕게 된다면 좋겠다.
권민석(덕이중 1) 학생
서평을 써야 해서 책을 읽었는데 덕분에 독서량이 조금 늘었다. 편집이 잘 돼 글이 돋보이는 것 같아 너무 좋다. 친구에게도 얼른 전해주고 싶다.
권민철(덕이중 1) 학생
학교 도서관에 들어온 책 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재밌는 책을 골라 읽고 서평을 썼다. 나의 생각을 자유롭고 편하게 쓸 수 있어 좋았다. 다른 친구들이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니 나도 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