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학년도 수시와 정시의 미술대학 출제경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융합’이다.
소묘 실기의 대표 격이었던 가군 이화여대 디자인학부는 연필과 펜을 혼용하는 것으로 재료 전환을 하였고 ‘가구를 디자인하시오’라는 주제로 출제가 되었다. 이전의 이대 문제유형들과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당일에 재료를 직접 제공한다거나 제품디자인을 하도록 하는 문제 유형은 서울대, 국민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기초소양평가와 유사하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실기를 변화하려는 목적도 보이지만 2021학년도부터 정시로 전환되는 서울대 디자인학부 실기전형과 유사성을 만들어 지원자들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기초조형평가라는 새로운 실기 유형을 2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국민대의 변화 또한 흥미롭다. 지난 2년간의 정시주제가 ‘보고 그리기’에 가까웠다면 올해 문제는 ‘생각하고 그리기’라고 볼 수 있다.
건국대학교는 이미 실기대회와 기초디자인 공모전을 통해서 실기변화를 모색 중이었다. ‘글’을 보고 상황을 상상하여 그리거나 전면과 측면만을 활용하도록 제한을 두어 평면적 구성을 하도록 하는 등 기존 기초디자인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실기대회에 시도하였고, 이번 정시에도 동일한 문제유형으로 그 흐름을 이어갔다. 표현력보다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중요시하는 것은 기초소양평가의 평가 방식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숙명여대와 한양대(에리카)는 지난 10년간 유지하던 사고의 전환 실기를 폐지하고 기초디자인 실기로 통합하였다. 단국대와 한양대(서울)에 이어서 실기를 통합한 대학이 더 증가한 것이다.
미대입시에서 사고의 전환과 발상과 표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실기가 되었고, 남아있는 기초소양평가와 기초디자인은 서로 융합되어가고 있다.
2021학년도를 준비하는 미대 입시생들은 본 칼럼을 참고하여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출제 성향과 방향성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정훈 부원장
분당서현 창조의아침 미술학원
문의 031-70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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