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학교장 백강규) 여고생 4명이 대졸자도 힘들다는 ‘9급 공무원’이 됐다. ‘2019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공무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길혜민(3학년), 이가현(3학년), 구나현(3학년), 정유진(3학년)양.
“일신여상 입학 때부터 공무원이란 목표를 갖고 꾸준히 대비해왔어요. 공무원을 하며 앞으로 대학에도 진학하고 싶습니다.”
일신여상 공무원 대비반에서 함께 준비해온 이들 4인의 한결같은 말이다.
일신여상 ‘정약용반’, 현재까지 15명 합격자 배출
“중학교 때 일신여상 홍보반 선배님들이 학교의 다양한 특별반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 중 하나가 공무원반이었어요. 처음부터 목표는 딱 하나였습니다.”(길혜민양)
“저도 입학할 때 이미 공무원반인 정약용반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공무원이란 목표를 가진 저에게 너무나 적합한 특별반이라 생각했습니다.”(이가현양)
“주위 사람들에게 일신여상에 대해 너무나 많이 들었고, 또 정약용반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셔서 주저 없이 선택했습니다.”(구나현양)
“일신여중 다니며 일신여상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죠. 부모님께서 입학설명회에 다녀오신 후 공무원 대비반을 권해주셨습니다.”(정유진양)
일신여상 특별반의 하나인 ‘정약용반’은 특성화고등학교 및 전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선발시험을 대비하는 반이다. 이들은 정약용반 6기생들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일신여상의 9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는 총 15명이다.
허환진 교사는 “학생들을 선발한 뒤 주기적인 학습멘토링과 상담을 통해 학생 각각의 상황에 맞는 학습지도를 진행하고 있다”며 “필기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를 대비하기 위한 특별방과후도 운영해 학생들의 필기시험 대비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내신 뛰어난 인재들, 자격증도 폭넓게 획득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시험은 필기시험(국어·영어·한국사)-서류전형(적/부)-면접전형을 거쳐 선발한다. 합격 후 고용노동부, 교육부, 우정사업본부 등 각 부처에 배정되어 수습직원으로 6개월 근무한 뒤 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되는 제도다.
2019년 선발시험에서는 행정직 160명, 기술직 50명을 선발했고 일신여상 학생들이 지원한 행정직의 1차 필기전형 경쟁률은 4.26대 1이었다. 한편, 정부는 특정 학교에 합격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 당 추천(지원)자를 7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허 교사는 “추천대상자는 보통교과(국·영·수·사·과) 내신 평균등급 3.5등급 이내, 소속학과에서 이수한 모든 전문교과 과목의 평균성취도가 B이고 그중 50%이상 과목의 성취도가 A이어야 한다”며 “이번에 합격한 학생들의 내신은 1.8~2.2등급으로 전체 10% 내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내신과 필기시험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들은 다양한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에도 폭넓게 참여했고, 자격증 취득에도 집중했다.
“학급 임원을 꾸준히 맡아 활동했고 또래상담동아리에서 친구, 선후배 사이 상담도 진행했는데, 여러 활동에서 쌓은 커뮤니케이션의 강점을 면접에서 살릴 수 있었습니다.”(정유진양)
“학교에서 열리는 다양한 대회에 참여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특히 ‘직업체험보고서’ 대회를 준비하며 공무원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는데,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구나현양)
“홍보동아리 IPR 부장을 맡아 중학생들에게 학교를 알리고 상담하는 활동을 했는데, 학교를 알리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생각한 것이 공무원 시험 대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이가현양)
“3년 동안 학생회 활동을 하며 학교를 대표해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는데, 학교와 다른 부서를 위한 봉사라는 마음이 더해져 면접에서도 많이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길혜민양)
자격증도 다양하게 획득해 대부분 학생이 10개 여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필기시험 합격 후 면접에 집중
3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해온 이들이 본격적인 필기시험 준비에 돌입한 시기는 2학년 2학기.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시험 대비생들을 위한 정약용반에서 오롯이 이 시험 하나만을 목표로 한 대비를 진행했다.
일신여상은 정약용반 학생들을 위해 와이파이가 설치된 별도 학습공간을 마련해주고,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온라인 강의수강도 지원한다.
“학교에서 인강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게 가장 도움이 됐습니다.”(정유진양)
“인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은 담당선생님께 질문하며 해결했죠.”(이가현양)
“혼자 공부하면 느슨해질 수 있는데 같은 공간에서 함께 공부하며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구나현양)
“소속감이 있어서 든든했고, 선생님께서 기출문제까지 만들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길혜민양)
2차 전형 합격 후부터 본격적 면접 대비에 들어갔다. 면접기출문제로 모의면접을 진행했고, 끊임없는 피드백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갔다.
자기기술서 작성도 꾸준히 진행했다. 자기기술서 작성 틀이 어느 정도 완성된 후에는 학생들끼리 면접을 진행할 수 있게 그룹 활동으로 발전시켜 진행했다.
특히 수년간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시험 면접을 진행해온 면접관리 베테랑 김경희 교사의 면접대비는 학생 개별상황에 맞춘 관리는 물론 답변하는 자세까지 세세하게 코칭해주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시험에 합격한 이들 학생들은 졸업 이후 직능(부처)로 연수와 교육을 거쳐 부서에 배치된다.
4명 학생들 모두는 공무원으로서의 일을 해가며 대학에도 진학할 계획을 밝혔다.
허 교사는 “공무원으로 일하는 많은 졸업생들이 재직자특별전형(회사추천서·고등학교내신·생활기록부)으로 대학에 진학하는데 이들 졸업생들은 내신 성적이 뛰어나 한양대(산업융합학부), 중앙대(지식경영학부) 등으로 많이 진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면 학비도 국가에서 전액 지원한다.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이가현 “한 가지 목표를 갖고 준비하다보면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들 때가 있어요. 근데 이런 불안감은 누구나 갖지 않을까요? 이때 정약용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큰 힘이 된답니다. 서로 ‘으샤으샤’ 응원해 가면 같은 목표를 향해가는 것, 함께여서 이겨낼 수 있어요.”
구나현 “1학년 입학할 때부터 내신에 집중하고, 동아리나 봉사활동 등도 열심히 참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선생님들께서 이끌어 주시는 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 자체로 충분한 대비가 될 수 있거든요. ‘최선을 다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대비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길혜민 “3학년 때 취업을 나가는 친구들, 그리고 대기업이나 공기업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어요. 내가 정한 목표! 그럴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럴 땐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같은 준비를 하는 친구들과 대화하며 해결해 나가세요.”
정유진 “내신을 꾸준히 준비하며, 시험대비로 해야 하니 학습(생활)계획이 중요합니다. 국어·영어·한국사 3과목 학습 시간분배도 중요하죠. 결국 목표를 향해 흐트러지지 않는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입학과 동시에 세운 한 가지 목표, 꾸준히 멘탈 관리하며 어려움 이겨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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