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단 한 번, 따뜻한 이불에서의 게으름이 허용되는 일요일 새벽. 이처럼 꿈같은 주말의 느긋함을 포기하고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분당 중앙공원 광장을 찾는 이들이 있다. 어느새 차가워진 새벽공기에 온몸이 움츠러들 법도 하건만 활기차게 달릴 채비를 하는 ‘분당마라톤클럽’ 회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마라톤에 관심을 가진 아마추어들이 모여 동호회를 결성한 지 벌써 20년,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이어온 분당마라톤클럽 회원들의 마라톤 사랑을 들어보았다.
20년 전통을 가진 마라톤 클럽
1999년 창립된 분당마라톤클럽은 동호회에서 드물게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박종완 회장(65·성남시 분당)은 “우리 클럽은 전국적으로도 찾기 힘든 오랜 전통을 가진 클럽입니다”라고 분당마라톤클럽을 소개했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누구나 함께 모여 화합적인 분위기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클럽을 운영하는 것이 오랜 기간 분당마라톤클럽을 유지해 온 힘”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120여명의 회원들이 만족하는 클럽 분위기는 20년을 비롯해 17년과 18년 등 장기 회원들이 유독 많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상철 사무국장(52·용인시 수지)은 “회원들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졌지만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하나가 됩니다. 물론 클럽 분위기가 좋은 것도 장점이지만 실력에 따라 체계적인 훈련이 이루어지기에 회원들이 만족하며 오랜 기간 함께 하십니다”라고 20년 전통을 지킨 비결을 알려주었다.
실제 분당마라톤클럽은 매주 일요일 새벽에 실력에 따라 35~38km구간을 달리는 그룹별 훈련과 화요일과 목요일, 탄천 종합운동장 트랙에서 스피드 훈련을 한다. 이렇듯 훈련으로 실력을 다진 회원들은 봄과 가을에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건강 다이어트와 짜릿한 성취감이 최고
김종신씨(59·성남시 분당)는 “건강을 위해 시작했는데 살이 너무 빠졌어요”라는 부러운 말을 시작으로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의 변화를 들려주었다. “지난해만 해도 무릎과 허리 등에 불편함을 느꼈었는데 1년 조금 넘게 꾸준히 마라톤을 하면서 7kg을 감량한 것은 물론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스쿼트까지 거뜬하게 할 정도로 건강해졌어요.”
70세가 넘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건강미를 보이는 클럽 최고 연장자 이종창씨(76·성남시 분당)는 “처음에는 집 근처 중앙공원을 걷고 뛰다가 클럽에 참여하게 됐어요. 회원들과 매주 함께 운동하며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땀을 흘리고 나면 상쾌해지고 마라톤의 구간을 완주했다는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답니다”라며 자신의 건강 비결을 전했다.
서상철 사무국장은 “마라톤은 달리기를 통해 폐와 근육 등 체력이 강화가 된다는 것 외에도 극한 고통을 극복해냈다는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운동입니다”라며 정해진 구간을 완주해내야 하는 마라톤은 성취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하면 달리는 재미가 두 배
2002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김수진씨(52·성남시 분당)는 “혼자 마라톤을 하다가 클럽에 참여한 지 이제 4년이에요.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알려진 탓에 클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마라톤이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회원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보면 재미는 물론 동기부여도 된답니다”라고 클럽 활동에서 찾을 수 있는 장점을 설명했다.
정해진 긴 구간을 완주해야 하는 마라톤은 혼자 버티기에 힘들 때가 많지만 함께 달리며 이끌어주는 동료들이 있어 완주는 물론 기록에도 욕심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76세 마라토너 이종창씨는 “마라톤을 시작하는데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며 “체계적인 운동으로 무릎과 허리 등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마라톤을 즐길 있기 때문에 마음먹기에 따라 50세가 넘어서도 마라톤으로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지금보다 건강한 삶을 바란다면 달리기를 시작해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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