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에게 여름철의 무더운 날씨는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고, 집중력 및 기억력 등이 평소 보다 떨어 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한의학서인 동의보감이나 의부전록 같은 옛 의서에는 심허(心虛)나 다망(多忘) 경우 총명탕을 처방해, 머리를 맑게 하고 체력으로 도움을 주도록 하는 처방이 나와 있다.
대구 경희예한의원 김신형 원장(한의학 박사)은 “총명탕은 개인마다 다른 지적능력에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근본적인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약재의 처방에 따라 그 효능을 달리 하고 있어 본인에게 가장 적합도가 높은 적방(敵方)을 통해 불편한 곳을 해소하면 그 예후가 좋아 질수 있다”고 한다.
총명탕은 백복신, 원지, 석창포 등의 3가지 한약재로 구성된다. 백복신(白茯神)은 심장과 비장의 기운을 보충해 주고, 스트레스로 인한 건망증, 불면증, 두근거림 등의 증상에 쓰인다. 원지(遠志)는 안신(安神), 거담(祛痰)에 효능이 있으며, 심장의 기운을 도와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혈관의 노폐물을 제거해 기억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석창포(石菖蒲)는 성신(醒神), 익지(益智)의 효능 즉, 기혈의 순환을 도와서 머리를 맑게 하고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총명탕은 머리를 맑게 하고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처방을 할 때는 총명탕만 단독으로 처방하기보다는 비위가 나쁜 곳은 없는지,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이나 소화불량 복통 등의 위장질환은 없는지 등 현재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서 그 기능을 개선하는 한약을 같이 처방하게 된다.
예컨대, 자주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픈 학생이 총명탕만 복용한다고 해서 갑자기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수험 생활에서는 위장병 같은 소화기능을 관리하는 부분에 이상이 있으면 체력과 집중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개선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화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이 위장에 집중되면서, 집중력 등의 두뇌활동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위장 외벽의 기능이 저하되는 담적(痰積)이 있을 경우에는 담적병으로 인한 위무력증,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나타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전체적인 체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면역기능과 체력을 보강하는 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좋다. 평소에 복통이 잦거나나, 식욕이 떨어지고 명치부위가 답답하며 설사가 잦은 경우에는 진찰을 통해 비위기능을 개선하는 치료를 병행하면 총명탕의 효과도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만일, 만성적인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에서 의욕까지 저하되고 체력이 극도로 나빠져 있는 상태라면 한방에서는 당귀, 녹용, 사향 등의 약재가 들어가 있는 공진단을 총명탕과 같이 처방해 기력보강과 집중력 향상을 돕는 처방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김성자 리포터 sakg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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