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업소 대비 폐업률 90%, 그것도 거의 1년 이내에 그렇다는 음식점 장사. 경기 탓, 변덕 심한 고객의 입맛 탓 등 하소연 할 이유는 많지만, 의외로 곳곳에 숨은 동네 맛집들은 오늘도 단골을 맞느라 바쁘다.
날고 긴다는 고수들의 경쟁이 치열한 주엽 역세권에서 거의 같은 음식과 상호를 21년째 이어오는 음식점이자 주점이 있다. ‘황토골’은 중년을 조금 넘은 부부가 98년부터 운영하는 곳이다.
토속적인 분위기가 취향저격
입구에서부터 황토골이라는 상호와 어울리게 갓 구워낸 듯한 기와로 장식한 출입구가 눈길을 끈다. 식당 내부도 첫 느낌을 배반하지 않는다. 작은 원두막 형태의 조형물이 홀 한가운데 중심을 잡고 있다.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흙벽과 나무창살, 그에 어울리는 한지 도배들이 세로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개를 들자 길쭉길쭉한 통나무 서까래 수 십 개가 천장을 가로지르고 있다. 인근 라페스타의 트렌드인 서양식 인테리어와는 차별되는 토속적인 느낌. 전에는 이런 분위기가 참으로 인기여서 오히려 식상할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일부러 찾아야 보일 정도이니, 혹시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마치 아지트를 찾은 만족감을 줄 것이다.
입소문 난 제주 생갈비 김치찌개
주엽역의 아는 이들만의 맛집이던 이곳이 최근 손님들로 북적인다는데. 얼마 전 전국의 숨은 골목 맛집을 찾던 KBS 2TV ‘생생정보’ 제작진에 황토골의 단골들이 적극 추천해 방송을 탔던 것. 특히 이 날 방송에서 소개된 생갈비 김치찌개가 아주 인기다. 제주산 돼지의 생갈비를 통째로 넣고, 가장 맛있는 묵은지가 합쳐지니 식사로는 물론 술 한 잔 안주로도 딱이다. 특히 사장님은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2년, 1년, 1년 이내짜리 등 여러 묵은지를 써 보는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묵은지를 찾아냈다고. 묵은 기간은 비밀이라며 힌트로 무조건 오래된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귀뜸을 한다.
오래된 단골 위해 최소 10년 이상 더
황토골의 주방을 책임지는 김길자 사장은 “방송 이후 손님이 크게 늘었는데 오히려 걱정. 손님이 쾌적한 환경에서 맛있게 먹는 걸 보는게 보람이지, 줄 세울 정도로 손님 모아 큰 돈 버는게 장사 목적이 아니다.”라며 사장 부부가 감당할 정도의 손님을 꾸준히 받아 앞으로도 10년 이상 단골들과 만나고 싶다고 한다.
자신감 묻어나는 주인장의 말대로 이곳은 묵은지닭도리탕, 쭈꾸미삼겹살, 매운갈비찜 등 다른 메뉴도 실망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지하 주차장이 충분히 넓고, 최대 120석까지 수용 가능한 홀은 회식 장소로도 좋은 점 등이 장점이다.
메뉴
생갈비 김치찌개, 닭도리탕(2만5천원∼4만5천원) / 매운갈비찜, 쭈꾸미삼겹살(2만4천원∼4만8천원) 외 쭈꾸미 볶음, 묵은지닭도리탕, 홍어삼합 등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강성로 101, 제일프라자 2층
문의 031-912-8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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