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라고 하면 보통 바이올린과 첼로를 대표로 하는 현악기와 플루트와 클라리넷 등 관악기, 그리고 심포니를 비롯한 타악기로 구성된 대규모 그룹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얄팍한 음악 지식 탓에 ‘용인 윈드 오케스트라’라는 명칭에도 그 특징을 알아채지 못하고 방문한 그들의 연습시간.
익숙한 바이올린 하나 보이지 않고 클라리넷, 플루트, 색소폰과 함께
교과서에서만 보던 트롬본과 튜바 등 다양한 관악기들이 익숙한 비트의 드럼과 전자기타와 함께 하는 연주하는 소리는 말 그대로 웅장함, 그 자체였다.
가슴 깊은 곳까지 쿵쾅쿵쾅 울려대게 만드는 관악기의 소리에 매료되어 한참을 귀 기울이게 만든 ‘용인 윈드 오케스트라’를 소개한다.
바람이 내는 관악기 음색의 매력에 반하다
‘용인 윈드 오케스트라’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죽전 야외음악당에서 연습을 하는 윈드 오케스트라다. 윈드 오케스트라는 인간의 호흡으로 소리를 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관악기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웅장하고 역동적인 매력이 특징이다.
이곳의 지휘를 맡고 있는 이창석 지휘자는 “일반 오케스트라와 달리 관악기로 남성적이며 시원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매력”이라고 윈드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소개했다.
17년 전, 취미로 시작한 색소폰으로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있는 박유식씨(63세·용인 상하동)는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소리를 내는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관악기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윈드 오케스트라”라며 개별 악기만으로도 훌륭한 연주가 가능하지만 함께 하면 더욱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낸다고 자랑했다.
10대부터 70대까지, 음악 사랑으로 하나 돼
총무를 맡고 있는 박정혁씨(44세·용인 죽전동)는 2012년에 창단돼 25명의 단원들이 함께 하는 ‘용인 윈드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장점은 10대부터 70대까지 함께 음악을 즐긴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곳에 들어서면 나이는 잊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작년 9월, 취미로 즐기던 플루트를 다양한 악기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은 마음에 이곳을 찾게 되었다는 최인경씨(33세·용인 상갈동)는 “제가 연주하는 소리가 여러 악기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하나의 큰 음악이 된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며 함께 연주하는 재미를 전했다.
정기선씨(67세·용인 상현동)는 “다른 사람이 내는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순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로 활동하는 ‘용인 윈드 오케스트라’의 가족 같은 분위기는 좋은 연주를 하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석 지휘자는 “관악기는 다른 악기들과 비교해 좀 더 접근하기 쉬운 악기”라며 은퇴 생활을 준비한다면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악기라고 설명했다. “저희 오케스트라는 별도의 오디션 없이 음악을 좋아하고 색소폰, 트롬본, 튜바, 클라리넷 등 다양한 관악기에 흥미가 있다면 누구나 환영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새로운 취미를 찾는다면 함께 하자고 박정혁씨는 제안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연주하며 행복해져
군악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했었다는 임호선씨(64세·죽전동)는 일정 연령대에 맞는 특정 장르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재즈와 발라드, 그리고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이곳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단원들과 함께 참여한 버스킹 공연을 할 때, 길 가던 청소년들이 걸음을 멈추고 우리 연주를 듣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연주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 행복해진다고 활짝 웃었다. 소리가 내기는 어렵지만 감성적인 소리에 끌려 트럼펫을 선택했다는 정기선씨는 “버스킹 공연은 물론 정기 연주회를 마치고 나면 나보다 가족들이 더 자랑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매주 세 시간에 걸친 연습시간이지만 트로트부터 재즈, 그리고 잘 알려진 영화음악까지 다양하게 연주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용인 오케스트라’단원들. 호흡을 가다듬고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여가며 함께 연주하는 내내 웃음이 가득한 그들의 모습에 연주의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온다.문의 010-3395-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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