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포고 ‘미술 교육공동체’ 이야기
무료라서 더욱 좋은 성포고 미술 수업 받아보실래요?
“40년 만에 잡은 붓, 마음먹은 데로는 안 돼지만 그래도 즐겁다”
안산성포고등학교가 지난해부터 교내에서 무료 미술 수업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이 수업은 학교가 지역사회에 교육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경기도교육공동체사업의 일환이다. 수업의 메리트는 무료라는 것. 하지만 성포고 윤기현 미술교사가 한사람 한사람 1대1 피드백한다는 점에서는 높은 수강료의 미술 수업에 전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업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6시에 진행되는데 이때가 되면 어김없이 이젤 앞에 앉은 늦깍이 미술학도들의 열의로 교실은 형형색색 다채롭게 물들고 있었다. 리포터가 미술 수업 현장에 들러 그들의 목소리와 수업을 스케치하고 소개해본다.
“그림을 배우고 싶다면 그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우선 미술 수업의 시작을 말하려면 빼놓을 수 없는 장본인이 윤기현 미술교사다. 윤 교사가 미술 수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수업 시작에 관한 에피소드를 윤 교사에게 들었다. 윤 교사는 “부임해 오기 전 학교에서부터 교육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 안에서 시민들과 베드민턴이나 미술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해 왔는데 반응도 좋았고 그에 따르는 보람도 컸다. 성포 고에 부임했을 때 교장선생님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물어오면서 미술수업 개설 동기가 되었고 그 이후 개설된 미술수업이 현재까지 오게 되었다.”
처음 그림을 배우겠다고 신청한 학부모는 모두 8명. 윤 교사는 그들과 함께 겨울 방학도 불사하고 5개월 동안 수업을 한 뒤 올해 3월에 교내 전시회를 통해 미술반을 알렸다. 전시회는 조철했지만 작품의 수준이 높다는 평과 함께 존재감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로 교장, 교감, 교무부장을 포함한 교사 7명이 수강신청을 했고 학부모와 일반 시민이 9명이 되어 현재 16명이 함께 수업을 받고 있었다. 윤 교사는 말한다. “이 수업 무료라 정말 좋다. 작년에는 적은 부분이나마 수업료를 받았는데 그것조차도 받지 않는 방법을 찾다가 경기도교육청에 지원을 받게 되었다. 재료비만 부담하면 되니까 그림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언제나 누구든 배울 수 있다.” 수준별 차이에 대한 걱정은 NO. 모든 수업은 개인별 맞춤 수업으로 진행된다.
미술경력은 전무하지만 그림 열정은 남다른 그들
수업은 유화와 연필인물화 수업으로 나뉜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본인이 하고 싶었던 분야를 택하면 된다. 이젤 앞에서 그날 그릴 소재를 찾느라 여념이 없는 몇몇과 인터뷰를 했다. 제일 눈에 띈 사람은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이흥규 씨로 그의 나이 75세였다. 성포 고에서 당직주무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흥규 씨의 말이다. “처음 전시회를 보고 선생님께 나도 그림을 배울 수 있냐고 물었다. 윤 선생님과 학교 측 대답이 흥쾌해서 용기를 냈고 그 후 주변에서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며 축하해줬다. 선생님을 만난 것도 내 복이라 생각하고 있다(웃음).” 그런가하면 성포고 학무모 홍승희, 진호숙 씨는 비슷한 말로 마음을 표현했다. 그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그림을 배우게 되어서 행복하다. 이제는 그릴 수 있게 되어서 즐겁다. 그리고 자녀들의 따뜻한 시선을 받아서 더더욱 좋다”였다. 이것이 그녀들이 수업에 빠지지 않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그 외 인터뷰에는 학교장과 김종환 행정실장 그리고 미술반 대부분이 애정을 드러내고 인터뷰에 응했다.
윤 교사는 말했다. “미술이라는 것은 작품하나를 완성하면 또 다른 작품하나를 하고 싶고 그러다보면 그리고 싶은 것들도 자꾸 생긴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 그림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다. 그런데도 재미를 느끼고 때로는 몰랐던 재능을 찾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낙오하는 한분 없이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도 감사하고 그분들한테 힘을 얻어 되려 나도 짬짬이 그림 작업을 한다. 그림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서 입소문을 통해서라도 학교 미술수업이 소문나길 바란다.”
일주일에 두 번 성포고 미술반 문은 열린다. 그 문은 배우고자 들어오는 모두에게 항상 열려 있다.
문의 안산성포고등학교 031-599-9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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