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나들이로 석촌호수의 인파가 어마어마한 요즘이다. 공식적인 벚꽃축제 기간은 끝났지만 날씨가 좋아지면서 석촌호수는 꾸준히 봄을 즐길 수 있는 산책코스로 인기가 높다.
석촌호수 인근 송리단길에 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봄날과 딱 어울리는 맛있는 덮밥을 산책 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이 한번 씩 쉬어야 할 거리’ 일식정에 가면 ‘유머가 있는’ 쉐프의 ‘아주 특별한’ 일품식 메뉴를 먹어볼 수 있다.
석촌호수 서호 건너편 석촌호(서호)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나인파크. 길을 지나다보면 2층 테라스에 ‘일식정’이란 간판이 선명하다. 테라스로 올라가는 계단을 이용해도 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분위기가 사람들을 맞는다. 널찍한 테라스에 전면 유리로 마감된 창. 접이식으로 되어 있어 날이 더 따뜻해지면 이곳은 완전 오픈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건너편으로 석촌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일식정으로 들어서면 모던한 인테리어와 함께 분주히 움직이는 쉐프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식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석과 바석이 준비되어 있는데, 익숙하지 않은 바석은 패스하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 메뉴는 딱 3개. 버터치킨커리, 소고기가지덮밥, 돼지고기마늘덮밥이 전부다. 여기에 함께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주류와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다.
모든 메뉴는 1일 40그릇 한정 판매. 쉐프에게 살짝 물어보니 쇠고기가지덮밥이 가장 인기가 많아 조기 품절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다음이 버터치킨커리라고.
가장 인기 있는 쇠고기가지덮밥과 버터치킨커리를 먹어보기로 했다.
주문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센스 넘치는 테이블 세팅이 눈에 들어온다. 짙은 푸른색이 선명한 수저세트와 함께 머리가 긴 손님을 위한 머리끈까지 챙겨놓은 센스. 벽에는 콘센트도 있어 식사하는 동안 휴대폰을 충전하는 손님들도 눈에 띈다.
그리고 찬찬히 읽어본 메뉴판. 이곳 쉐프의 유쾌함이 묻어난다. 매일 먹어봤는데 안 질린다는 버터치킨커리, 젓가락을 사용해 따로따로 먹어도 맛있다는 쇠고기가지덮밥, 열다섯 톨의 마늘이 들어가 100일 미만 커플은 특히 주의하라는 돼지고기마늘덮밥. 커플들의 데이트까지 배려하는 센스를 담아 재미있는 메뉴판을 마련했다.
이곳 버터치킨커리는 부드러운 맛과 거부감 없는 향이 매력인 영국·인도식 무르그 마크니. 무르그(Murgh·치킨) 마크니(Makhani·버터)는 말 그대로 치킨버터커리로 반숙후라이와의 조화가 더욱 부드럽다.
소고기가지덮밥은 붉은 소고기장과 구운 가지를 곁들인 덮밥으로 담백하게 구운 가지스테이크가 일품이다. ‘가지가 이렇게 맛있구나’라는 확고한 생각을 들게 덮밥. ‘가지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밥 한 숟가락과 함께 가지 한 조각을 마무리하게 되는 제대로 된 황금비율까지 보여주는 메뉴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돼지고기마늘덮밥. 여기에는 다양한 마늘조리법이 사용되는데 마늘을 구워서, 볶아서, 올리브기름에 저온으로 4시간 이상 조리하고, 튀겨서, 말려서 조리해 마늘향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모든 메뉴가 그만의 특별한 맛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 덮밥.
날이 좋은 요즘, 각자 취향에 맞는 덮밥을 즐기며 봄날의 행복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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