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억하는 예술제가 열린다. 안산문화재단이 안산의 상처 입은 이웃들의 치유와 희망, 소통을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한 ‘4월 연극제’가 올해는 ‘4월 예술제-Hello Yellow 안산’으로 4월 5일부터 20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진행된다.
‘4월의 안산, 안녕한가요? 슬픔을 넘어선 공감으로 안부를 묻다’라는 주제로 연극, 뮤지컬, 무용의 색다른 장르로 관객을 만난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장기자랑’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고등학생들의 우정이야기
4월 5~6일, 예술제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으로 문을 연다. 연극치유모임으로 시작해 2016년 3월 정식으로 극단을 창단해 전국 곳곳으로 공연을 다닌 지 3년. 공연 횟수는 110여회에 달한다.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들이 도시 서민의 이야기 ‘그와 그녀의 옷장’, 세월호 참사 이후 새삼스레 이웃의 존재를 깨닫는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에 이은 세 번째 작품 ‘장기자랑’은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다. 4월 5~6일, 노란리본 배우들이 수학여행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밝고 쾌활한 고2 여학생들을 연기한다. 이들을 통해 희미해져가는 아이들에게 숨을 불어넣는다.
(4월 5일 오후 7시 30분/6일 오후 3시, 7시)
극단 걸판의 뮤지컬 ‘헬렌 앤 미’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의 뜨거운 일대기
4월 12~13일에는 극단 걸판이 헬렌 켈러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제작한 ‘헬렌 앤 미’를 공연한다. 2009년 안산에서 창단한 걸판은 다양한 콘텐츠로 많은 실험극을 제작해 안산과 대학로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갑자기 닥쳐온 장애로 인해 혼란의 시기를 겪던 ‘헬렌 켈러’가 ‘앤 설리번’을 만나면서 삶을 극복해 내고 편견을 깨부수며 세상을 깨우쳐나가는 이야기다. 어둠이 짙게 깔린 세상에서 단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헬렌 켈러의 삶을 통해 관객에게 ‘내가 사는 이유’와 ‘희망’을 전한다.
(4월 12일 오후 7시 30분/13일 오후 3시, 7시)
여울목무용단의 무용 ‘봉인된 시간’
우리를 옥죄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탈출!
4월 19~20일 셋째 주 공연은 2017 한국무용제전 참여작 여울목무용단의 ‘봉인된 시간’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춤을 바탕으로 단순한 주제의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춤사위를 발굴하고 연구해 선보이는 여울목무용단의 ‘봉인된 시간’은 죄지은 자는 벌을 받고, 억울한 이는 원을 풀고, 왜곡된 질서가 바로 잡히는 그 마땅한 서사가 전개되지 않는다. 삶 속에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추억과 기억을 잃어버리고 회상이라는 시간을 봉인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용으로 표현한다.
(4월 19일 오후 7시 30분/20일 오후 3시)
<미니 인터뷰-극단 노란리본 김명임 씨>
“우리의 상실감과 고통, 마음으로 동행해주기 바랍니다”
매일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동네, 단원고 등하굣길은 4월이면 유난히 벚꽃이 흐드러진다. 가족극단 어머니들은 공연에 몰두하며 다가오는 4월을, 아픔을 청소년의 몸짓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 달 전부터 매일 2시간 넘게 연습실에 나와 대본을 끼고 무대 동선을 맞추며 고2 자녀의 언어로 감정선을 체크한다. 수인 엄마 김명임 씨를 만나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Q. 어머니들이 연극을 하는 이유는?
그간 유가족들은 진실을 향해 목소리를 내 왔지만 아픈 이야기를 너무 오래하면 듣는 이들도 지친다. 우리는 외치거나 주장하지 않더라도 연극작품을 통해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기 바라는 마음에 연극을 한다.
Q. 며칠 남지 않은 공연,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가?
아이 역할 하면서 엄마의 입장에서 잘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됐다. 수학여행 준비하는 기분이 얼마나 들떴을지, 내 아이가 어떤 꿈을 꾸며 그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대사를 할 때 엄마만이 느끼는 말투와 감정선이 있다. 다들 연습 때는 내색 안하지만 집에 가서 많이 운다.
Q. 광화문을 지키고 있던 세월호 분향소와 천막이 철거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 참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안산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간 서울, 경기, 충청, 전라, 거제와 고흥까지 참 많이도 다녔다. 제주 공연도 잡혀 있다. 그러나 안산에서 공연하는 게 가장 힘들다. 안산의 이웃들은 우리의 상실감과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며 힘들어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프다고 외면하고 잊어버리면 안 되기에 계속 움직이는 우리를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함께 행동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만 동행해줘도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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