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절만 들어도 여행지가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중남미 라틴음악도 그 중 하나다. 지금 딱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음악. 콩가가 내는 흥겨우면서도 애잔한 그 라틴음악이 들리는 곳은 어디든지 마법처럼 남미의 한 도시로 변신하고 그 리듬에 맞춰 춤까지 출 수 있다면 여행보다 더 진한 체험이 전해진다. 이것이 바로 라틴음악을 좋아하고 라틴댄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매주 살사 바(BAR)를 찾는 이유다. 라틴소셜클럽의 줄임말 ‘라소클’은 안산에서 가장 오래된 살사댄스 동호회다.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만나 라틴댄스를 배우고 라틴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을 소개한다.
누구나 즐기는 라틴댄스 ‘살사’
중앙역 근처에 위치한 소울바는 살사 동호회 회원들의 아지트다. 살사를 좋아하는 안산사람들 20여명이 모여 공간을 마련하고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것이 벌써 11년 전이다. 당시 창립멤버였던 이범노(닉네임 라브리에)씨는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살사를 즐기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운영비는 살사바를 이용하는 회원들이 내는 입장료로 감당을 하죠. 이익을 내기보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살사를 추고 친목을 다지는 공간으로 역할을 다할 뿐이다”고 말한다.
라브리에의 설명에 따르면 살사에 대한 호기심만 있다면 누구나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살사라는 춤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춤이다.
“스포츠 댄스는 정해진 프로그램과 기교를 마스터해야 하지만 살사는 스포츠댄스 종목이 아니다. 누구나 기본 스텝만 알면 상대방과 호흡을 맞춰 춤을 출 수 있다. 눈을 마주보고 눈으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같은 스텝, 같은 동작도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나와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것도 살사 춤의 매력이다”
좀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더라면
살사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더 일찍 살사를 알았더라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생에 살사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의 차이가 그 만큼 크다는 말이다. 퇴근 후 바로 살사 바를 찾는다는 한 동호인은 “업무시간에 받은 스트레스를 이곳에 와서 푼다. 살사를 추면 평범했던 하루는 사라지고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살사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하루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라소클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 중이다. 스텝으로 활동 중인 ‘라브리에’는 “10년간 라소클을 거쳐 간 사람들은 2천명이 넘는다. 지금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정기 모임에 나오는 동호인들은 약 300~400명이다. 함께 살사를 배우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즐거운 모임이다”라고 말한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살사
이들이 처음 살사를 추게 된 계기는 뭘까? 부담 없는 운동을 찾다가 살사 동호회에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춤에 대한 열정을 오래도록 꾹꾹 눌러오다 조심스레 동호회 문을 두드린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친구의 이끌림에 라소클을 찾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오미자(닉네임)씨도 친구의 권유로 시작했다. “지금은 살사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어요. 살사를 만나면서 진짜 나를 발견했다고 할까요. 엄마로, 딸로 아내로 혹은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는 어떤 관계 속에서 내가 있지만 춤은 오롯이 나를 드러내는 과정이에요. 살사를 추면서 내가 완성되어가고 또 내 주변 관계도 새롭게 정립되는 느낌이에요”라는 오미자씨.
세계인과 하나되는 춤 살사
살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세계 어느 곳에서는 살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을 가면 꼭 그 지역 살사바를 찾아 춤을 춘다는 오미자씨.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 도시에는 살사를 출 수 있는 바가 있어 일주일 내내 클럽이 문을 열고 다른 나라에서도 주말이면 오픈한 살사바를 찾기 어렵지 않다.
“낮에는 관광을 하고 저녁이면 살사바에서 현지인들과 만나서 춤을 추죠. 단순히 관광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현지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중앙동 소울바도 바로 그런 파티가 열리는 곳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 정기모임이 열려 춤을 즐길 수 있고 초보자들을 위해서는 무료 강습도 진행된다. 인생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면 살사를 만나 보는 건 어떨까? 멋진 살세라, 살세로가 되어 세계를 누비는 꿈을 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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