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살펴본 ‘수족냉증’, 원인과 치료는?

겨울철 더 심해지는 손발 차가움

피옥희 리포터 2019-02-21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수족냉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실외뿐 아니라 따뜻한 실내에서도 손발 시림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이 따르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 살펴본 수족냉증. 다양한 원인부터 치료 및 예방법을 살펴봤다.    
도움말 강남담온한의원 김정훈 원장(한의학박사), 한의본가한의원 류홍선 원장(한의학박사)

한의학에서 본 수족냉증
관점에 따라 원인 다양해

수족냉증이란 추위로 손발이 찬 것과 달리, 춥지 않은 온도임에도 지나치게 손발이 찬(혹은 냉기를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한의학에서 본 수족냉증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한의사에 따라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한의본가한의원 류홍선 원장(한의학박사)은 “가장 근본적인 수족냉증의 원인은 말초혈관의 혈행 순환장애로 인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계절과 무관하게 손발이 시린 경우가 많은데 그 원인이 교감신경의 영향으로 혈관이 수축되면서 손발의 끝부분이 과도한 냉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류 원장은 또,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말초혈관의 기능적 저하뿐만 아니라 병리적으로 발생된 노폐물이나 신진대사의 이상으로 발생된 이물질들이 축적돼, 혈행을 방해하거나 척추의 부정렬이나 근골격계의 이상, 변형된 신경과 혈관 등의 문제로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손발 시리고 저린 수족냉증 증상  
심한 경우 무릎, 허리, 복부까지 한기

이 외에도 체질적인 이유와 질환에 의해 수족냉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강남담온한의원 김정훈 원장(한의학박사)은 “어려서부터 늘 수족냉증 증상이 있었다면, 체질적인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 체질적으로 순환 기능이 약하고 양기가 부족해 체온을 올리는 기능이 부족한 경우로, 사상체질의학에서 소음인이나 한태음인의 경우에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질환에 의한 원인으로 “갑상선 호르몬 대사 이상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한 자율신경계 이상 등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진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족냉증은 증상은 손, 발뿐 아니라 신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류홍선 원장은 “수족냉증이 있다면 손발이 시리거나 저리고, 붓거나 통증도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무릎, 허리, 복부까지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원장은 ‘수족냉증 자가진단법(알렌테스트) 및 수족냉증 체온 측정법(Tip 참조)’을 언급했다.

Tip  수족냉증 자가진단 및 체온측정법
▒ 수족냉증 자가진단법  
① 손목 양쪽 끝 주름에서 3cm 위 동맥이 지나는
부위를 찾는다.
② 엄지손가락으로 피가 통하지 않게 꽉 누른다.
③ 그 상태에서 손을 쥐었다 폈다 10회 반복한다.
④ 손가락을 떼고 혈색이 돌아오는 시간을 확인한다.

▒ 수족냉증 체온측정법
① 신체 체온을 재고, 손발 체온을 재서 그 차이를 비교한다.
② 추운 곳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와서 바로 손발 온도를 재고, 5분 단위로 손발 온도를 측정해 정상적인 손발 온도까지 올라오는 시간을 체크한다.
③ 손발의 온도가 올라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올라오지 않으면 수족냉증이라고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여러 가지 연쇄적 질환 나타날 수 있어 

수족냉증이 오랫동안 있었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여러 가지 연쇄적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김정훈 원장은 “작은 혈관으로 구성된 수족 말단 부위가 차갑다는 것은 순환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체질적 소인(체질적으로 양기와 대사능력이 부족한 경우)이라면 소화기능의 이상, 남성기능의 이상, 레이노이드 증후군(레이노 증후군), 체력저하, 만성피로, 잦은 감기, 배탈, 부종, 두통 등등이 올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질환적 소인(체질적인 요인과 뒤섞여서 나오는 경우)이라면 혈관의 이상에 의한 경우, 신경의 이상에 의한 경우, 호르몬 대사 이상에 의한 경우 등이 있으면 심장의 이상, 위장과 대소장 등의 기능이상, 관절과 근육의 이상으로 인한 통증 질환 면역기능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의견이다.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질환
수족냉증과 레이노 증후군 차이는?

수족냉증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질환으로 ‘레이노 증후군(레이노이드 증후군)’을 들 수 있다. 레이노증후군은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으로 인해 피부색이 변하는 말초신경질환이다.
류홍선 원장은 “수족냉증과 레이노 증후군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도 하고 그 원인이 겹치기도 하는 등 광범위해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질환이다. 다른 질병(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교원성 혈관질환, 동맥경화 등의 동맥폐쇄, 신경계, 혈액질환, 외상이나 직업군에 의한 원인 등)에서 발현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족냉증과 레이노 증후군은 연관이 있는 질환일까? 류 원장은 “레이노 증후군은 실제로 혈관 벽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혈액이 흐르지 못해서 손가락, 발가락이 창백해지고, 청색증(시아노시스)처럼 푸른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회복기엔 붉게 변했다가 다시 원래의 피부색으로 되돌아오기도 하는데, 수족냉증이 수년간 지속되거나 피부색이 변하고 통증까지 동반되는 경우라면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수족냉증 치료는 어떻게?
한의학적 소견으로 다양하게 접근

한의학에서 수족냉증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된다.
류홍선 원장은 “한의학에서 그 원인은 담음, 적취, 어혈 등으로 표현하는데 혈액이나 림프, 신경의 통로, 에너지의 통로(경락)등 모든 순환계의 이상 흐름을 바로잡아 주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또, 혈액순환만이 아니라 기운의 순행도 치료의 필수 요소로 손꼽힌다. 소화기에 해당하는 비장의 기능을 강화해주는 처방들과 어혈, 담음, 적취의 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부정렬된 척추와 근골격계의 추나교정을 통한 치료도 매우 유효한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훈 원장은 “체질적인 소인이 있는 경우에는 체질 치료와 함께 수족냉증 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질환적인 문제가 원인이라면 그 질환 위주로 치료한다. 예를 들어 혈관의 순환장애가 원인이라면 어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치료를, 스트레스나 신경계 이상이라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신경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 손과 발은 몸의 이상 신호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만일 수족냉증 증상이 있다면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건강의 지표로 삼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한의학전문의들이 공통된 의견이다.


Tip  한의사가 말하는 수족냉증 예방법

족욕·반신욕,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
“수족냉증이 국소적으로 나타났다면 족욕, 온천욕, 반신욕 등이 도움이 됩니다. 신체에 열을 만드는 장기 중에 가장 큰 장기는 근육입니다. 근육을 만드는 운동은 수족냉증 예방 및 치료애도 도움이 됩니다. 평상시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생강차, 꿀차, 계피차, 쑥차, 당귀차, 대추차, 삼계탕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_ 김정훈 원장(강남담온한의원)

걷고 뛰는 운동 생활화
"외상이나 동상처럼 한기에 노출되거나 외부 환경적 원인 외에, 반복 작업이나 예술가·장인(匠人) 등 직업적인 원인에 의해 수족냉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잠시 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모든 질병의 2차적 원인에 의해 생긴 것이라면, 거창한 방법보다 요즘의 세태는 너무 잘 먹어서 생기는 질병이 많으므로 평상시 식습관을 건강하게 바꾸고, 무엇보다 ‘걷고 뛰는 운동’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_ 류홍선 원장(한의본가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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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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