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리단길에 위치한 삼방매는 돈코츠 라멘과 일본식 덮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줄서서 기다리며 먹는 것은 당연하고 재료 소진으로 영업 마감시간보다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 작은 가게지만 자신만의 컨셉으로 담아내는 요리에 반해 대기하고 먹어도 또 갈만한 식당이다.
브레이크 타임 전, 주말 오후에 방문한 삼방매는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손님들이 주로 식사만 마치고 나오기 때문에 40분 정도 대기하고 들어갔다. 삼방매는 자리를 꽉 채워 앉아도 14명만 앉을 수 있는 자그마한 식당이었다. 4인용 두 개의 테이블과 한쪽 벽으로 바 형태의 긴 테이블에 6명이 앉을 수 있다.
식당 안은 일본음식점답게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피규어가 진열장을 가득 차지하고 있었다. 손님이 알아서 메뉴를 기계로 주문해야 하고 서비스하는 이들과 살갑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2명의 직원이 주방을 담당하고 한 직원이 간단히 음식을 내오는 심플한 시스템이었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맛으로 승부한다고 하니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주문했다.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돈코츠 라멘과 차슈 덮밥, 느끼한 맛을 꺼리기 때문에 매운돈코츠 라멘도 보통 맛으로 주문했다.
각 테이블에는 잘게 썬 김치와 초생강, 후추, 생마늘과 마늘다지기가 준비되어 있어서 직접 마늘을 다져서 바로 음식에 넣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살짝 아쉬운 점은 준비된 깐마늘이 좀 더 싱싱했으면 하는 점이었다.
돈코츠 라멘과 매운돈코츠 라멘이 먼저 나왔다. 그릇에 깔끔하게 담겨 나온 모습은 일단 합격. 음식을 눈으로 먹을 수 있도록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국물을 한 술 뜨니 진한 사골 육수가 그대로 느껴져 두텁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국물의 온도가 높지 않아 다시 데워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다. 손님의 취향이 다양해 적당한 온도에 맞추나? 손님이 빨리 먹고 가도록 살짝 식혀 나오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지시하는 대로 먹어 보기로 했다.
돈코츠라멘은 스프는 일절 넣지 않고 100% 사골 육수로 만든 오리지널로 라유에 저며진 버섯을 국물에 잘 풀어서 먹고 맛계란은 수저 위에서 깨뜨려 부드럽게 먹는 방법을 추천해 그대로 먹어 보았다. 라멘에 마늘도 다져 넣어 보니 감칠맛이 더해서 좋다. 김치와 초생강이 입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매운돈코츠라멘은 면 선택이 가능하고 직접 만든 2가지 양념장이 더해져 풍부한 맛이 났다. 매운 맛은 덜 맵게, 보통, 더 맵게로 조절이 가능해 입맛에 따라 고를 수 있어 좋다. 매운돈코츠 라멘도 다음에 또 와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슈 덮밥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모습이었다. 삼방매 전매특허로 직접 만들었다는 두툼한 삼겹살이 두 덩어리 올려 있고 화려한 색상의 야채가 어우러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메뉴였다. 비비지 말고 차슈를 가위로 자른 후 생강, 밥을 함께 얹어 먹으면 훨씬 맛있었다. 다른 이에게 추천해도 손색이 없는 메뉴였다.
삼방매의 와규 덮밥은 구운 살치살과 바질, 깻잎의 고소한 맛과 생와사비를 푼 간장소스가 조화를 이룬 맛이다. 비벼 먹지 말고 밥 한 숟가락에 고기 한 점과 터뜨린 노른자, 깻잎을 얹어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생와사비를 얹어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네기 부타동은 얇은 삼겹살에 불 맛을 더한 후 부드러운 노른자와 듬뿍 얹은 파를 더해 깔끔한 맛이 난다. 모든 메뉴의 추가 토핑으로는 숙주, 파, 차슈, 맛계란, 날계란, 면추가 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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