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경선생
인문학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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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 나무 심기의 명인 곽탁타가 있었다. 그가 심은 나무는 잘 자랄 뿐만 아니라 열매가 빨리 달리고 또 많았다. 사람들은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나는 그저 나무의 천성을 잘 따라 그 본성이 이뤄지게 할 뿐이지요. 무릇 나무는 뿌리가 펴지길 바라고, 흙이 단단하게 다져지기 바랍니다. 심을 때는 자식처럼 사랑하고 놔 둘 때는 내버린 듯이 하면 그 본성이 다 발휘되지요.”
그러면서 충고하길 “사랑과 걱정의 도가 지나쳐 아침저녁으로 어루만지고, 심지어 껍질을 손톱으로 긁어서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죠. 그러니 나무의 본성이 날로 멀어질 밖에요. 사랑한다면서 나무를 해치고 걱정한다면서 원수가 되는 것이죠.”라고 했다. 유종원의 종수곽탁타전 『고문진보』
탁타가 나무를 키우는 평범한 ‘비결’은 참으로 우리의 교육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렇다면 그의 방법을 교육에 적용시킬 수는 없을까?
인문학의창에서는 매년 12월 동지가 되면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구구소한도는 선조들이 81일 동안 추위를 견디며 봄을 그리는 여든 한 송이의 매화그림이다. 인문학의 창에서는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예를 들면 시 옮겨 쓰기, 칼리그라피, 줄넘기, 기사 스크랩, 책 읽기, 사자성어 만화로 표현하기 등을 스스로 골라 매일 실천하며 자신만의 매화를 완성한다. 인문학의 창의 선생은 평소 아이의 특성을 관찰해 조언하고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한편, 아이들은 작은 성취를 통해 자신감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 모두가 아이들 누구에게나 숨겨진 힘이 있음을 믿고,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스스로 실천하면서 자신의 힘을 경험한다면 적어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걱정된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자신감을 해치고 원수가 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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