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을 걷다 보면 특이한 이름의 개성 넘치는 간판들과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중에서도 강렬한 느낌의 ‘돼지다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에 ‘돼지’자가 붙었으니 고기집은 맞는 것 같은데 뒤에 붙은 ‘다방’은 무슨 뜻일까, 무척 궁금해진다.
제주흑돼지에 홀딱 반한 방 대표
10여개의 원탁 테이블이 깔끔하게 정리된 매장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검은색으로 꾸며 세련미가 넘쳐난다. 이곳은 청담동에서 영업을 하다가 최근 가로수길로 이전하면서 상호도 새롭게 ‘돼지다(多)방’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돼지는 알겠는데 다방은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이곳의 방 대표는 “제 성이 방씨인데 ‘방’을 넣기 위해 고민하다가 앞에 ‘많을 다(多)’를 붙여 ‘다방’으로 하면 자연스러울 것 같아 그리했다”고 수줍게 웃는다.
유난히 돼지고기를 좋아하던 그는 맛있는 돼지고기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제주도에서 흑돼지 맛에 반하게 됐고,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마침내 제주흑돼지 연탄구이 전문점을 오픈하게 됐다는 것.
단백질과 미네랄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효과적
제주흑돼지는 예로부터 일교차가 크지 않은 섬의 특성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다. 체질이 건강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고기의 질도 우수하다. 일반 돈육에 비해 지방질은 40% 정도로 낮은 반면 단백질은 3배가량 높으며 미네랄도 풍부하다. 방 대표는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야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제주흑돼지는 적당히 익혀야 제 맛이 난다”며 흑돼지 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주며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가 가스불이나 숯불 대신 연탄불을 택한 이유는 연탄불이 일정한 온도의 열을 가하여 고기가 천천히 고루 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방 대표는 매일 저녁 5시면 저녁 손님을 위해 미리 연탄불을 피운다. 일산화탄소 위험을 염려하니 연탄을 붙일 때 처음에만 가스가 좀 새나올 뿐 일단 불이 붙으면 안심해도 된다고 전했다.
가성비 최고인 영양만점 점심 메뉴
대표 메뉴인 돼지고기는 100g에 9,500원이며 2~3인 기준인 400g(38,000원)을 기본적으로 주문해야한다. 매장 앞 불판에서는 방 대표가 원하는 고객에 한해서 초벌구이를 해준다. 또한 그는 각 테이블마다 다니며 일일이 고기도 구워준다. 아울러 제주도산 멸치로 담근 멸치젓갈인 멜젓이 고기의 풍미를 더해주며 이곳만의 특화된 메뉴인 ‘항정껍데기(항정살이 붙어있는 껍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에 각종 야채와 파채, 멜젓을 넣어 쌈 싸먹으니 흑돼지 고기의 쫄깃한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얼마 전에는 가성비 좋은 점심 메뉴도 출시했다. 뚝배기 소불고기, 뚝배기 닭볶음탕과 돼지고기 김치찌개, 냉면 등이며 가격은 6,000~7,000원 선. 특히, 제주흑돼지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아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외에도 김치찌개 국밥, 라면, 누룽지, 계란찜, 계란 프라이, 스팸 등과 다양한 주류가 준비돼 있다.
위치: 강남구 압구정로2길 53, 1층
영업시간: 점심/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 저녁/ 오후 5시~다음날 새벽 3시, 일요일 휴무
문의: 02-516-8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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