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유치원 운영 비리 사태가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아이들의 처음 학교가 되는 유치원에서의 비리 사태는 적잖은 후폭풍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해당 비리 유치원의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같은 부모 된 입장의 많은 이들이 분노와 우려를 보내고 있고, 정치적인 대책마련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산, 파주 지역 엄마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설마 내 아이 유치원도라는 불안이 생겼어요
권경은 (37, 일산 3동)
처음 비리유치원 사건이 터졌을 때 처음 든 생각이 ‘내 아이 유치원도?’였어요. 비리로 얼룩진 사립유치원이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거든요. 게다가 비리 유치원 명단에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과 똑같은 이름의 유치원이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아이 유치원은 ‘안심하라, 우리 유치원은 해당 유치원이 아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유치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건 사실이랍니다.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지만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교육기관인 만큼 ‘믿음’이 중요한 요소인데 안타깝습니다.
국민 모두 분노했던 지난 국정농단의 축소판 같습니다
이현주 (43, 일산 3동)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지난 정권의 비리와 국정농단이 생각났어요. 뭐가 다를까요. 축소판일 뿐이죠. 공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자산을 사적인 욕심에 이용하는 자들. 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육기관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으니, 더욱 치가 떨립니다. 그들 중에도 지난 국정 농단 사태에 분노하며 함께 촛불을 들었을 이도 있을 텐데...자신들의 모습을 한번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했으면 좋겠어요.
“교사와 학부모 사이 냉냉… 정부 사태해결 나서야”
이연심(38 주엽동)
사립유치원 비리가 터졌을 때 혹시나 해서 기사를 꼼꼼히 살펴보니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문제가 불거졌던 유치원만큼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우리 아이의 원비가 원장의 개인 목적으로 사용되었지 않았나 의심이 든다. 이번 일로 교사 및 원장과 학부모 사이에 냉기류가 돌고 있다. 정확한 정보가 없기에 질문도 할 수 없고 확인도 할 수 없으니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정부가 조속히 법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 교사와 학부모간에 불신을 해소해 주었으면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유총,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가 아니라 수년간 미뤄왔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정치권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약자인 부모에게 힘을 실어줄 대책이 필요해요”
김나래(38, 운정1동)
요즈음 핫이슈인 사립유치원 비리를 보면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계속 데리고 있을 수도 없는데 국가 차원의 해결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문제가 터져도 학부모들은 당장 아이들을 봐줄 곳이 없기 때문에 다니던 유치원을 계속 다닐 수밖에 없어요. 어린이집과 유치원 연합회가 담합해서 움직이니 피해는 결국 아이와 부모의 몫이 됩니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부모들에게 힘을 실어줄 정부차원의 대책이 생기면 좋겠어요.
투명한 재무회계 시스템 구축이 급선무
아이셋 맘 최유정(45, 백석동)
저는 현재 우리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어서, 현 유치원사태가 누구보다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여러 의견 중 국공립유치원 확충이 답인 양 얘기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획일화된 국공립유치원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성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시장 자유주의에 따라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이 공존하는 것이 맞고, 그것이 부모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환경이라 생각해요. 현재 사안에서 재무회계 시스템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인 것 같아요. 회계시스템을 투명하게 운영하여 비리 없이 부모가 낸 교육비가 아이들을 위해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투명한 회계시스템 운용방법을 찾고 언제든 공개할 수 있다면 이런 일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겠죠.
“2조원 풀며 수수방관한 정부가 일차적 책임자다”
이광수(42 정발산동)
사립유치원 비리 뉴스를 접하면서 화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가 모두 유치원에 넘기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2조원이나 되는 돈을 풀면서 그 돈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지 그 동안 확인하지 않은 것은 누구의 책임이란 말인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립 유지원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 정당한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분명 교사들 중에는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시는 분도 계시다. 국가가 민간에 아동교육을 위탁한 상황에서 그 동안 해당 예산이 제멋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 법적 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방관했던 교육부. 이 책임은 먼저 정부가 물어야 한다고 본다.
집단행동 단호히 대처.... 문제 바로잡아야
전정자(43, 풍동)
“하나 혹은 둘인, 몇 안 되는 자식 그저 좋은 환경에서 키워 보겠다고 열심히 일하는 부모들에게 이번 사립 유치원 비리는 너무나도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봅니다. 정부 보조금에서 유치원 교육비까지 명품 가방이며 외제차 구매에 물 쓰듯 쓰다니요. 그렇게 해서 떨어지는 교육 환경의 질은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 몫인데 감사는 당연지사고 앞으로 투명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요. 집단행동에도 단호하게 대처해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해요. 유치원은 돈벌이 사업을 우선으로 하는 곳이 아닌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사립 유치원 비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진통
장현정(39, 주엽동)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에서 벌어진 각종 적폐들이 드러나는 시점에 교육적폐 중 하나인 사립유치원 비리가 터졌다. 그동안 심증은 있었지만, 복잡한 정치문제로 누구하나 선뜻 나서려는 분들이 없었다는 것도 확인하게 되었다. 이번을 기회로 신뢰를 저버린 사립유치원은 엄하게 처벌을 받고, 다시는 이런 사건들이 나오지 않게 새로운 법들이 만들어져 교육비로 장난치는 일들이 근절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것들이 밝혀지면서 아픔과 실망도 생길 수 있겠지만, 아이들과 더 나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지지하겠다. 아울러 사립 유치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까지 이 물결들이 번져서 묵은 적폐들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현장에서 묵묵히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를 사랑하는 원장님들이 계시다는 것을 믿고 그분들도 응원하겠다.
솜방망이 처벌과 타협 절대 있을 수 없어
최세경(40, 마두동)
“‘이때껏 교육 당국은 정말 몰랐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각종 채용 비리며, 지원금 남용 등은 오래전부터 관습처럼 행해진 일 아닌가요. 아주 당연하게. 더구나 비리를 저지른 곳이 경기도에 가장 많다니 경기도 소재 유치원을 보내는 부모로서 비통한 마음뿐입니다. 곪았던 것이 터진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대적으로 수술을 감행하는 칼을 들어야죠. 또한, 사립 유치원이 국가의 감시나 법 적용에 허술한 만큼 회계 시스템이나 운영 방안을 개선하고 정기적인 감사가 이루어지도록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부모이하 국민 모두 이번 사태를 솜방망이 처벌로 무마하려 하거나 아이들을 볼모로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식의 해결 방안을 절대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립유치원도 개인 사업이라고요?
정은선 (38, 일산 3동)
다른 한편에서는 ‘사립유치원도 엄연히 개인 사업이므로 운영비 사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말이 되나요? 그럼 매달 수십 만원 씩 받는 정부의 지원금도 받지 마세요. 모두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건데, 그런 무책임과 말과 행동이 어디 있습니까. 공적자금을 받는 만큼 공적인 책임과 행동도 뒤따라야죠. 유치원생들을 위한 먹을거리나 교육 자료 투자는 제대로 하나 모르겠어요. 사리사욕을 앞세운 비리 유치원들. 정말 화가 납니다.
국민의 혈세, 정부는 투명하게 운용하고 유치원은 정부에 적극 협조해야
문현아(41, 마두동)
얼마 전 티브이를 통해 본 사립유치원비리는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명품가방과 성인용품으로 바뀐 사실을 보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는 매년 4조 원에 달하는 세금을 사립유치원에 지원한다고 한다. 이는 유치원 운영비의 45%나 되는데 이것이 아무런 관리 없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니... 물론 모든 사립 유치원들이 비리의 온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제도라면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국민의 세금을 개인의 쌈짓돈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납세의 의무를 지고 성실히 세금을 내고 있는 만큼 그 세금이 투명하게 잘 쓰이고 있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정부는 이번 일을 통해 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하고, 유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에 적극 협조해서 더 이상 아이들을 볼모로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집단이 없었으면 한다.
올바른 유치원이 더 많다 믿고 싶습니다
송경희 (41, 일산 3동)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데, 정말 그럴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양심적인 유치원들이 더 많다고 믿고 싶습니다. 유치원에 아이를 맡기는 엄마로서, 따뜻한 웃음으로 아침마다 아이들을 맞이해주고, 건강한 먹을거리 늘 챙겨주시는 아이 유치원의 원장님 모습을 보면 이번 사태로 ‘올바른 유치원’도 피해를 볼까 걱정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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