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 2학기 내신은 조용합니다. 학생들의 표정에도, 전화로 느껴지는 엄마들의 목소리에도 팽팽한 긴장감과 결의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1학기 때는 고1은 내신의 시작이기에, 고2는 새로운 학년의 시작이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학생, 학부모들의 마음과 표정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었는데... 한 학기를 치르면서 스스로의, 또 자녀들의 능력을 인식해 조금은 이해하고, 양보하고 포기하면서 겉으로는 평온해 보입니다. 그러나 2학기 내신도 엄연히 입시의 연속선상에 있기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내면이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들뜨지 않은 가운데 조용히, 드러나지 않게 마음속으로는 또 한 번의 비약을 준비할 것입니다.
2학기 내신의 특징은 고1, 고2 모두 성실한 학생이 유리합니다. 1학기 때 2학년은 ‘문학’이 시험 범위였고 1학년은 현대문학, 기타(독서, 토론, 문법 등)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현대문학은 아무래도 주관적 요소가 많습니다. 열심히 한 것에 비례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학생은 대충했는데도 문학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죽으라고 노력했지만 대부분의 답이 정답을 빗겨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학기 때의 과목들은 다릅니다.
먼저 2학년을 보면,
2학년 2학기 때의 내신 과목은 공식적으로는 ‘독서와 문법’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법이 최소 70%를 차지하고 거의 100%에 달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한 마디로 고2 2학기 내신은 문법 중심입니다. 아시다시피 문법은 객관적인 면이 많습니다. 알면 아는 것이고, 모르면 모르는 것입니다. 성실하게 문법을 하나하나 이해해 나가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다만 문법 진도가 많습니다. 대개 음운론(음운의 체계, 음운의 변동), 형태론(품사, 단어의 형성)은 물론이고 심하면 통사론(문장성분, 문장의 구조, 문법요소)까지 중간고사 범위에 집어넣은 경우가 있습니다. 여름방학 때 문법을 한 번 정리한 학생이라면 훨씬 수월합니다. 혹 그러지 못했을지라도 이제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나갑시다. 이때는 성실함에다 치열함도 필요합니다. 진도는 많은데 그 안에 들어있는 기본개념들을 충실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통해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다음 고1을 보면,
고1 중간고사 범위에는 고전문법(훈민정음)이나 고전시가(상춘곡, 석미인곡, 관동별곡)가 들어 있습니다. 학생들의 공부하는 부담과 중간, 기말의 균형을 위해 2개가 모두 범위에 들어가는 학교는 드뭅니다. 고전문학과 고전문법 중 무엇이 중간고사의 중심이든 객관성이 높은 부분입니다. 정확히만 알면 쉽게 풀리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 풀기 어렵습니다. 국어 감각이 시험 성적에 미칠 영향은 아주 적습니다.
고1생들에게 약간의 조언을 한다면 고전문법은 먼저 훈민정음을 원문대로 암기하는 게 좋습니다. ‘ㅇ’, ‘ㆁ’의 구별을 정확히 해야 되고 ‘ㆍ’와 ‘ㅏ’의 구별도 정확해야 합니다. 훈민정음 본문을 정확히 암기한 다음 왜 그렇게 표기해야 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면 고전 문법은 뜻밖에도 쉽습니다.(이때 동국정운식 한자음, 모음조화, 이어적기, 8종성법 등의 개념이 중요합니다.) 고전 문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현대문법의 개념만 준비되어 있다면. 아직 현대문법이 약하면(예를 들어, 관형사형 전성어미) 애로점이 많습니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합니다.
고전 문학은 대부분 시조, 향가, 고려 속요, 가사(상춘곡, 속미인곡, 관동별곡 중의 하나)가 시험범위입니다. 특히 가사가 학생들에게는 어렵습니다. 낯선 갈래이고 한자어가 많으며 무엇보다 길이가 깁니다. 시조, 향가, 고려 속요, 가사 모두 정확한 해석이 필수입니다. 스스로 읽고 바로 해석할 만큼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각 갈래의 특성을 잘 정리해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아무래도 가사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할 것입니다. 대처하는 방법은
① 단어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② 각 구절을 정확히 해석한 다음
③ 전체의 구조를 정리해두면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이 모든 것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2학기는 성실한 학생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한결국어학원
한결 원장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