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부산여행 중에 해운대 인근 식당에서 처음 먹었던 밀면. 독특하면서도 맛깔스럽던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최근 강남 논현동에 밀면 전문점 ‘춘하추동’이 직영점을 오픈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살얼음이 낀 육수에 오이채, 돼지고기, 삶은 계란, 계란 지단 등이 듬뿍 올라간 물밀면을 상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침내 강남에 입성한 부산 3대 밀면
밀면은 6·25전쟁이 한창이었던 1950년대 초반에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구호물품인 밀가루를 활용해 냉면을 만들어 먹던 데서 유래하였다. 밀면의 면은 밀가루와 전분, 소금물을 재료로 해서 만드는데 전분이 함유되어 일반 국수보다 훨씬 쫄깃하고 식감도 냉면과 거의 비슷하다.
도산공원 사거리와 학동 사거리 중간, 먹자골목에 위치한 ‘춘하추동 밀면’은 건물 1층에 자리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커다랗게 쓴 화려한 간판이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30여 평, 50여석 규모의 매장에는 고급스러운 원목테이블과 의자 등이 깔끔하게 놓여있고, 맞은편 오픈 형 주방에서는 하얀 유니폼의 셰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수를 빼고 삶고 헹구느라 그의 손길은 쉴 틈이 없다.
그날 반죽해 주문과 동시에 뽑아 삶는다!
2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춘하추동 밀면’은 부산 개금동의 개금밀면, 가야동의 가야밀면 등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3대 밀면 중 하나다. 시작은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조명희 주부가 1991년 2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동에 밀면 집을 개업하면서부터다. 그러다가 2009년 해운대에 첫 직영점을 열게 되었고, 그 때 부산시 향토음식점 지정업소로도 선정되었다. 상호명인 ‘춘하추동’은 사계절 내내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곳의 주 메뉴(8,000원)는 밀면, 비빔밀면, 만두(5,000원)이고 사리와 고기수육 등의 추가 메뉴(2,000~3,000원)도 있다. 새콤달콤한 무초절임 역시 이곳에서 손수 만든다. 고춧가루는 국내산 최상급의 고랭지 고추를 직접 갈아 사용하고 밀가루 반죽은 그날 사용할 만큼만 준비한다. 또 국수는 주문과 동시에 뽑고 삶은 후에는 차가운 냉각기에 넣어 헹궈내므로 식감이 더욱 쫄깃하다.
한약재와 한우 뼈가 육수 맛의 비결
물밀면은 육수가, 비빔일 경우에는 다데기 양념이 관건이다. 정진우, 이동현 공동 대표는 “5가지 한약재와 국내산 한우 뼈를 넣고 끓인 육수는 오향 맛이 느껴지면서 깊은 맛이 난다”며 숙성시킨 다데기 양념도 이곳만의 전통비법으로 제조돼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한약재를 넣어 끓여서인지 육수의 색깔이 약간 거무스름하고 고명으로 얹은 돼지고기에서도 은은한 한약재 향이 풍긴다. 또 빼놓을 수 없는 메뉴로 감자피로 빚은 ‘만두’가 있다. 연한 고기와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간 만두소와 쫀득한 만두피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모든 메뉴는 포장과 배달이 가능하며 9월에는 새 메뉴로 ‘수육(제육, 한우사태)’을 출시할 예정이다.
위치 : 강남구 언주로148길 14(논현동 98-12)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명절 당일만 휴업
주차 : 대리주차 가능
문의 : 02-3447-2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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