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내신’. 송파구 고교의 공신들은 어떻게 공부해서 내신 1등을 거머쥐었을까?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시간대비 효율을 높여주는 ‘공부 기술’은 분명 있다. 고교별 1등 학생들을 인터뷰하면서 공통적으로 추린 공부 기술과 벤치마킹 포인트를 총정리해 2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송파구 모든 고교마다 1등급을 놓고 박빙의 경쟁을 벌인다. 어릴 때부터 ‘공부도사’ 소리 듣고 자란 공신들이지만 고교생이 된 후 ‘1등이 되는 것’, ‘1등 자리 지키는 것’ 모두 녹록치 않다며 ‘100점을 목표로 공부해야만 1등급’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학교마다 다른 시험 범위와 난이도, 출제 경향에 맞춰 ‘나만의 최적화된 맞춤 공부법’을 빨리 찾아 우직하게 실천하는 게 1등급의 비결이라고 조언한다.
1. 수업 충실도가 성적과 직결되는 ‘국어’
어느 과목보다 국어는 수업 시간 집중해야 하며 꼼꼼한 필기가 중요하다. “내신 국어는 출제자 관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운 게 100% 이해되지 않거나 해석이 모호한 부분은 모두 체크해 선생님께 따로 질문한다”는 공신들이 많다.
특히 문법과 문학은 필기 내용과 핵심 내용을 꼼꼼히 암기 한다. 다른 반 친구들과 필기 내용을 공유하며 빠진 부분을 보충하고 선생들마다 강조한 내용을 크로스 체크까지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비문학은 최상위권이라도 평소의 독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전하는 과목이며 그렇다고 무조건 암기가 통하지도 않는다. 아예 수능 국어까지 염두에 두고 고1~2 때부터 단락별, 지문별로 세분화해 문장 분석력 기르는 훈련을 전략적으로 하면 고3 때 국어 공부가 한결 수월하다고 귀띔한다.
2. ‘수학’, 공부는 풀릴 때까지 끈질기게, 시험은 시간 안에 재빠르게
‘제한 시간 안에 실수 없이 문제 풀기’와 ‘고난도 문제 적응력 높이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공신들 중에도 타고난 ‘수학의 신’이 있는가 하면, 쉽게 오르지 않는 점수 때문에 좌절을 거듭하면서 악착같이 드잡이하며 1등급을 거머쥔 ‘노력파’가 공존한다. 이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수학 내신은 송파구 내에서도 고교별로 시험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 특성에 맞춰 대비해야 한다. 교과서 위주로 출제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자사고나 상위권이 두터운 일부 일반고에서는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를 배점이 큰 서술형으로 내서 등급을 가른다.
서술형 문제 대비를 위해 풀이과정을 손으로 쓰면서 공부하면 “개념 복습, 계산 실수 줄이기, 논리적 사고력 기르기에 도움된다”고 공신들은 말한다. 문제집은 보통 블랙라벨, 1등급수학, 일품, 쎈수학을 많이 보는데 문제집 권수로 승부하지 말고 2~3권을 집중해서 반복적으로 보는 게 효과적이라고 귀띔한다.
어려운 문제 풀 때는 주어진 조건과 구해야 하는 답을 생각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고민하며 혼자서 풀어내는 훈련을 해야 시험장에서 허를 찌르는 고난도나 신유형문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는다고.
3~4권의 문제집을 선택해 난이도별로 문제를 묶은 후에 쉬운 문제는 30문제, 중간 단계 난이도 문제는 20문제, 고난도 문제는 10문제씩 정해서 최대한 30분 안에 푸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 시간 안배, 실수 줄이기 훈련을 통해 성적을 올린 공신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풀릴 때까지 근성 있게 파고드는 ‘공부’와 시간 내 푸는 ‘실전 같은 연습’으로 평상시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한다는 조언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학습 단계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면서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간다면 실전 단계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빠르게 답을 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런 구분을 명확하게 해 놓지 않으면 괜한 오기가 발동, 한 문제에 집중하다 내신을 망칠 수 있다.”
3. 암기는 기본, 지문 변형 대비 필요한 ‘영어’
송파 상위권 영어 실력은 상향 평준화돼 있고 특히 여고에서 성적 경쟁이 치열하다. 게다가 영어는 수능과 내신의 괴리감이 큰 과목이기도 한다.
공신들의 내신 영어 공부법은 시험 전 범위 지문을 모두 달달 외우는 ‘암기파’와 지문 속 문장 흐름의 맥을 짚으며 이해 중심으로 공부하는 ‘분석파’로 나뉜다. 이는 고교별 영어 시험 스타일과 지문 변형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
내신 영어 공부는 철자가 틀리기 쉬운 어휘, 동의어, 유의어, 반의어까지 꼼꼼히 외워야 낭패보지 않는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또한 지문 변형 같은 킬러 문제에 강해지기 위해서는 지문을 분석할 때 복잡한 문법 구조를 지녔거나 변형 출제 가능성이 높은 문장을 체크해서 유념해서 봐야 하며 연결사에 따른 문장 흐름, 주제문 찾기 훈련을 꾸준히 하라고 조언한다.
“배점이 높은 서술형 문제는 빈칸 채우기, 단어 제시하고 영작하는 문제가 자주 나오는데 이때 시제, 태, 수의 일치를 주의해야 낭패 보지 않는다”고 귀띔한다. 또한 지문 변형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 문법 실력과 문장 구조 분석 능력은 필수라고 덧붙인다.
4. 기출 분석-시험 리뷰-셀프 피드백은 시험 준비 3종 세트
백전백승 전략의 첫발은 기출 문제 분석이다. 과목별로 과거 내신 문제를 풀어보며 문제 유형을 익히고 공부 계획을 세운다. 교사 이동이 없는 사립고일수록 3~4년간 기출문제를 훑으면 공부의 방향성이 잡힌다고.
이 때 “기출문제 점수에 현혹되면 본인 실력을 오판할 수 있고 실제 성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와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유형을 익히고 몰랐던 부분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기출 분석 보다 더 중요한 건 시험 치른 후 문제 분석과 리뷰다. 과목별로 시험지, 교과서, 문제집을 펼쳐놓고 어디서, 어떤 문제가 출제됐는지 체크하면서 과목별 출제 스타일을 분석하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해야 선생님들의 시험 출제경향을 잘 알 수 있고 다음 번 시험에서 실수를 줄이며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한 공신은 아예 셀프 피드백 내용을 과목별로 정리해 늘 가지고 다니면서 공부 의욕이 꺾일 때 수시로 보며 마인드 컨트롤에 활용한다. “가령 국어에 ‘시구, 시행, 어절, 음절 구분 잘하기’로 적어놓았다면 국어 공부할 때마다 그대로 실천, 다음 시험에서 동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고1부터 고3 1학기까지 총 10번의 내신 시험을 치르다보면 잘 볼 때도 망칠 때도 있다. 중요한 건 시험 망쳤더라도 좌절은 짧게 하는 대신 수행평가 더 꼼꼼히 준비하고 그 다음 시험 미리미리 대비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훨씬 중요하다고 치열한 내신 전쟁을 끝마친 고3 공신들은 공통적으로 코멘트한다.
5. 필기의 기술, 노트 vs 교과서
공신들마다 본인의 개성, 공부 스타일, 과목에 따라 필기법과 학습 플래너 활용은 각양각색. 정답은 없으니 본인의 공부 효율 높여주는 ‘맞춤식’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노트 필기파’는 수업 모든 내용을 노트에다 빠짐없이 기록한 후 자습할 때 다른 노트에 정리하며 1차 복습하고 다시 참고서, 문제집 보면서 새로 알게 된 내용 노트에 덧붙여 필기해 본인만의 요점정리 노트를 만들어 시험 기간 내내 반복해서 본다.
두 권의 정리노트를 활용하는 학생도 있다. A4사이즈 노트에는 문제를 풀거나 틀린 부분들을 정리해 놓고 다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노트에는 헷갈리는 부분, 필수 암기 사항을 정리해 늘 가지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보는 식이다.
노트 정리를 번거롭게 여기는 ‘교과서 필기파’는 수업 필기, 자습 내용까지 한 권의 교과서 안에 다 적어 놓고 반복해서 읽으며 암기한다. 색색의 형광펜, 포스트잇으로 중요도, 난이도를 표시하는 것은 잊지 않는다.
학습 플래너는 1일 단위로 세부적으로 과목별로 짜거나 아예 주간 단위로 대략적으로 공부 분량만 정리해 놓는 등 본인 성향에 맞춰 활용한다. 대신 공신들마다 “공부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정해 놓은 공부 분량을 기간 안에 확실히 끝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6. 질문의 기술, ‘100% 알 때까지 묻고 또 묻고
수업시간 졸지 않고 초집중하는 건 불문율. 공부하면서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은 모두 체크한 후 담당 과목 선생님을 찾아가 질문을 던진다. 방과 후 교무실에서 과목별로 선생님 순례를 하는 열성파까지 있다.
“내신은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 나올 수 있는데다 시험 출제자인 선생님의 관점이 중요한데 질문을 자꾸 하다보면 답변 뉘앙스에서 이 대목이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 감이 오는 경우가 많다”며 질문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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