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2015년 한 신문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찌개, 가장 좋아하는 술 안주는 삼겹살이 꼽혔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상에서 맛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다 맛보고 사는 한국인들에게 김치찌개와 삼겹살은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두 음식이 갖는 매력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찌개와 삼겹살. 하지만 너무나 대중적인 음식이기 때문일까? 김치찌개와 삼겹살만 파는 음식점은 오히려 드물다. 그만큼 제대로 된 맛을 살리기도 어렵고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도 쉽지 않기 때문일 터. 김치찌개의 제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삼겹살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싶을 때면 선부동 사람들이 즐겨찾는다는 맛집 ‘월수금 통돼지 잡는 집’. 제대로 만들어 엄마 손 맛 잔뜩 묻어나는 그 곳을 찾았다.
더위에 날아간 입 맛 잡는 고소한 삼겹살
세상을 푹푹 삶아버리는 폭염. 덕분에 입맛은 저 멀리 달아나고 음식을 조리하고 픈 의지도 우주 밖으로 도망갔는데 때마다 찾아오는 허기. 이럴 땐 별미도 생각나지 않고 오직 영혼까지 채워줄 든든한 집 밥만 그립다. 그래서일까?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선부동 ‘월수금 통돼지 잡는 집’에는 더위에 지친 가족, 친목을 다지는 회사원들, 혼 밥을 즐기는 독신자들의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는다. 더위에도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은 바로 변하지 않는 맛이다.
‘월수금 통돼지 잡는 집’을 운영하는 윤수정 대표는 “얼리지 않은 암돼지 1등급 생고기만 사용하고 한 번 상에 오른 음식은 절대 다시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우리집이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말한다. 가게 이름처럼 월, 수, 금 이틀에 한 번 꼴로 통돼지를 납품받는 이곳은 최고 품질의 국내산 돼지고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육 해체 작업은 오직 손으로만 이뤄진다.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살짝 얼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고기 맛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매일 사용할 삼겹살은 그날 그날 손으로 직접 썰어서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이 곳의 삼겹살은 고기 본래의 고소함과 육즙이 살아있어 삼겹살의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잘 익은 김치와 탱글탱글 돼지고기의 조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찌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이 집만의 원칙과 노하우가 숨어있다. 김치찌개의 핵심은 잘 익은 김치. 월수금 통돼지 잡는 날에는 국산 김치를 납품받아 별도로 마련된 숙성고에서 익히는 과정을 거친다. “김치찌개용 김치는 잘 익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익으면 찌개에 신맛이 강하고 덜 익으면 김치찌개의 깊은 맛을 낼 수가 없다. 오랫동안 일해 온 주방장이 김치를 관리하는 데 변함없는 맛의 비밀이다”고 말하는 윤 대표.
잘 익은 김치에 특별함을 더하는 것은 직접 만들어 숙성시킨 김치찌개 양념장. 20가지 신서한 재료를 넣고 숙성과정을 거치면 김치찌개의 풍미를 더해 줄 양념 장이 탄생한다. 여기에 각종 야채를 우려낸 육수를 부어 끓이면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찌개가 완성.
‘월수금 통돼지 잡는 집’의 김치찌개는 삼겹살과 환상 궁합. 그래서인지 삼겹살을 먹고 난 후 칼칼한 김치찌개로 입가심을 하는 손님들도 많다. 김치찌개 1인 분 7000원 가격에 공기밥까지 제공된다.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 낸 반찬도 이 집의 빼 놓을 수 없는 맛. 김치찌개와 환상 궁합인 달걀찜을 비롯해 제철 야채를 다듬어 만들어 낸 밑반찬에도 엄마가 차려준 집 밥 같은 정성이 담겼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 밥. 가끔 먹으면 더 맛있는 집 밥. 누군가 정성으로 차려준 따뜻한 밥이 생각날 땐 선부동 ‘월수금 통돼지 잡는 집’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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