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기 쉬운 계절을 잘 넘기는 요령은 뭘까? 무더위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나와 캐미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지. 캐미란 화학 반응을 의미하는 'chemistry'를 줄인 말로 아주 잘 어울리거나 서로 잘 맞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상록구 본오동에 자리 잡은 중식당 하오츠! ‘냉면과 물 회가 울고 간다’고 소문을 듣고 동료와 냉짬뽕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만난 캐미! 최고의 맛을 위한 재료들의 어울림 그리고 음식을 만들고 대접하고 먹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상승효과 작용에 빨려들고 말았다.
오직 맛으로 소통하는 임정훈 요리사
연두색 양상추가 아삭거리면 초록색 새싹들이 톡톡 터지고, 소라와 갑오징어의 탄력에 싱싱한 새우의 식감이 더해진다. 부추 즙을 넣어 반죽한 쫄깃한 면발과 함께 씹히는 해파리의 오독거리는 재미에 시원한 국물이 함께 하면 ‘수타면인가, 아 참 놀라운 맛이로다!’라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 마지막으로 새콤달콤한 귤 속살까지. 누군지 식재료들의 캐미를 아주 잘 아는 이의 솜씨가 아닐까?
리포터는 지난겨울 먹었던 탕수육 맛이 아직도 그리웠고 ‘어떻게 이런 식감과 맛이 나올까?’라는 궁금함이 남아 있었다. 하오츠의 음식을 담당하는 임정훈 쉐프는 어수선한 리포터의 질문에 아주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음식은 좋은 재료로 깔끔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탕수육은 잘 튀겨야 하는 것이다.” 안산에 내로라하는 중식군단 쉐프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임 쉐프는 말보다 맛으로 소통하는 진정한 프로요리사가 아닐지.
정 듬뿍 바르고 미소로 화장 한 황미애 대표
사람을 좋아하는 이들은 대부분 얼굴이 정을 듬뿍 바르고 미소로 화장을 한다. 황미애 대표는 그런 모습을 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바로 전이를 시키는 엄청난 에너자이저이다.
“지난 일 년 간 많은 이들을 만나며 정말 놀라울 정도로 기뻤다. 온가족이 저렴한 가격으로 다채로운 코스요리를 즐기며 행복해 했고, 늘 배고파하는 고등학생들은 천원 할인행사에 기쁘게 먹고 빈 그릇을 내밀었다.”
황 대표를 감동시킨 이들은 더 있다. 오래전 태평양호텔 중식당 ‘태후’에서 만났던 고객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임정훈 쉐프의 솜씨와 황미애의 서비스가 만나서 생긴 캐미는 시간도 또 장소도 건너뛰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 음식은 역시 실력으로 만들고, 정성으로 대접하며, 감사히 먹는 세 박자가 어울려져야 하는 것임을 증거 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지난 일 년 모든 시간이 하오츠! 하오츠!
“죄송합니다!” 이 말은 황 대표가 고객들에게 주문을 받으며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단어란다. 부드럽고 맛있는 탕수육에 차돌짬뽕 둘 다 먹고 싶은 고객을 위해 ‘죄송’하다는 말보다는 미니탕수육을 만들어 냈다. 값 때문에 먹기 어려운 고급 중식 메뉴는 다양한 세트로 엮어 비교적 저렴하게 맛보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종일 일하고 지친 이들을 위한 저녁시간, 향기로운 반주와 안주 그리고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세트까지. 고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와 센스가 놀랍다.
“어른들이 오면 면을 더 삶고, 혹시 교복을 입지 않았어도 학생이라 하면 눈치껏 할인하죠.
술 한 잔하고 싶은데, 끝나는 시간이 있어 눈치를 보는 고객께는 직원회식이 있다고 안심시켜요. 돈보다는 기쁜 것, 손님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맛있는 음식! 맛있는 인생! 안산의 고품격 하오츠는 이런저런 캐미가 넘치는 곳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