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중단되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단 100명에게만 주어지는 이번 기회에 무려 5만 7000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569:1에 달했다. 숫자만 봐도 이산가족들의 간절함이 묵직하게 전해진다. 2018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남자주인공 선호가 현실에 있었다면 분명 이번 경쟁에 목숨을 걸고 덤볐을 테다. 북에 두고 온 첫사랑 연화를 만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의 옆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남쪽의 아내 경주가 있다. 연화에 대한 애끓는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경주에 대한 믿음과 깊은 사랑을 동시에 느끼는 선호. 이들의 안타까운 사랑에는 어떤 결론이 정답이 되어줄 수 있을까?
창작 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1986년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창단된 서울예술단에게 설립 취지를 상기시키는 작품인 동시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맞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넘을 수 없는 국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영화 <국경의 남쪽>(2006, 감독 안판석)이 원작이다.
국경이라는 물리적인 벽을 사이에 두고 갈라서야만 했던 남ㆍ녀 주인공. 천신만고 끝에 다시 만났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땅의 경계보다 더 크고 단단한 경계가 그어져 있음을 느끼고 절망한다. 우리의 땅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선호와 연화의 눈물을 삼켜야 하는 걸까.
남자 주인공 선호 역은 2016년 초연 당시 무용수에서 배우로 변신에 성공한 최정수와 신예 강상준이 맡았다. 더블 캐스팅이지만 두 사람이 선호 역과 박형사ㆍ과거의 선호 역을 번갈아 연기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놓치는 배우 없이 다 만날 수 있다. 남ㆍ녀 주인공들이 애끓는 정극의 감정 선을 보여준다면 다른 배역을 맡은 서울예술단 단원들은 개성 넘치는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분단 73년 만에 냉랭했던 한반도 분위기에 봄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창작 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총 3만 1000여 명(2017. 12. 기준)에 달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가슴 아픈 사연에 대해서 담담히 주위를 환기시킨다.
●공연장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기간 ~7월 15일(일)까지
●문의 클립서비스(주)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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