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위주의 영어 학습이 중심인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다보면 어느새 영어로 말한다는 것은 너무도 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분명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아 진땀나던 경험은 비단 몇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배워온 영어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프리(free)한 동호회가 있다.
분당 야탑동의 ‘CLUB ING’가 바로 그곳.
누구에게나 허락된 잉글리시 존에서 조금은 서툴지만 즐겁게 ‘살아있는 영어’를 구사하고 있는 회원들을 만나보았다.
영어에 생명을 불어넣는 20~30대 회원들
금요일 오후 7시 30분, 불금임에도 불구하고 야탑동에 위치한 동호회 공간에는 하나둘 회원들이 모여든다. 오히려 보는 사람이 쑥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영어로 인사를 나누는 회원들의 밝은 모습에는 주말을 앞둔 일상의 피곤함은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었다.
‘CLUB ING’의 총 지도자를 맡고 있는 윤수상씨(33세ㆍ야탑동)는 3년 전, 영어를 사용하고 싶은 친구들이 함께 모인 것이 동호회의 시작이었다며 1년 전, 이곳 야탑동에 자리를 잡았으며 현재는 9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6개의 소모임에 자유롭게 참여해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동호회를 소개했다.
이건희씨(27세ㆍ금곡동)는 그동안 시험을 위한 영어를 공부하느라 말할 기회가 없었지만 5개월 전에 우연히 알게 된 동호회에 참여하면서 회화 실력이 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정명환씨(28세ㆍ용인 죽전동)는 “취업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마땅히 회화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이곳을 알게 되었고 모임에 참여하면서 실제 대화를 하며 다양한 표현들을 익힐 수 있어 좋답니다”라며 언어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직접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매일 진행되는 다양한 소모임, 누구나 참여 가능해
이곳 모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open study가 원칙이다. 네이버 카페에 한 주간 열릴 소모임의 주제를 공지하고 자유롭게 댓글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방식이라 회원들의 참여도가 높다. 윤수상씨는 자신의 실력과 관심을 고려해 모임을 선택한 회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여행에서 필요한 회화들을 함께 공부하는 ‘나홀로 해외여행’, BBC와 CNN 등을 활용해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나누는 ‘English 알쓸신잡’, 일상회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숙어를 이용한 생존 영어 스킬을 배울 수 있는 ‘패턴 English’, 기본적인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기본 회화’, 정해진 강연을 보고 자유 토론을 하는 ‘TED 톡’,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참여하는 ‘일요 브런치 English’로 진행되는 소모임은 각기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어 흥미롭다.
김영희씨(31세ㆍ야탑동)는 “타 동호회에 비해 커리큘럼이 다양하고 사전에 공지된 주제를 찾아보고 연습해올 수 있어 좋아요. 혹시 직장 때문에 빠지더라도 새로운 주제가 공지되기에 다음 모임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답니다”라며 시간이 나면 일주일에도 몇 번씩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영어를 매개로 서로 성장하는 시간
‘패턴 English’ 리더를 맡고 있는 김민정씨(28세ㆍ성남 태평동)는 5년 동안 호주에 거주하면서 주로 writing에 사용하는 한국식 영어 표현으로 인해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영어권 나라들에서 사용하는 회화 표현들을 연습함으로써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영어를 배울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함께 인간관계와 소통능력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회원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을 영어와 무관한 삶을 살아온 나이지만 이들과 함께 하면 금세 “I can speak English”를 외칠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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