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거나 불편함을 느낀다면 당연히 턱관절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얼굴 근육이 뻣뻣하고 아프거나 눈이 쏟아지게 아픈 경우, 편두통이나 두통, 목덜미가 뻐근할 때도 턱관절 질환이 의심된다. 방치하고 넘어가기엔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꼽히는 턱관절 질환의 치료법에 대해 일산 리빙웰치과병원 김현철 병원장의 상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교합안전장치 착용해 안정된 교합 찾는 게 우선
턱관절 질환의 원인 중 하나는 치아의 교합 문제다. 교합이 맞지 않으면 턱관절에 이상이 나타난다. 이럴 경우 교합안전장치를 착용하는 치료를 선행한다. 이 장치를 착용하면 교합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장치 착용 기간은 6개월로 그 안에 치료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장치의 치료 효과가 더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일부 환자 중엔 검진을 받지 않은 채, 장치를 계속 써도 된다고 생각하고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잘 때 이를 갈거나 수면 중 입으로 숨을 쉬는 구호흡 환자는 6개월 이상 착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도 주기적인 교합확인이 필요하다. 교합안전장치의 주요 기능은 안정된 교합을 찾는 것이다. 장치를 착용하고 1~2주 간격으로 보면서 씹히는 면을 확인하고, 증상이 개선되면 장치를 뺀 상태에서 교합을 유도해 안정적인 교합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이다.
턱관절 질환 치료를 위한 교합 조절 시 교합치료, 보철치료, 교정치료, 보철+교정치료 등을 시도한다. 교합 조절을 위해 치아를 깎아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면 보철치료를 시도한다. 이때도 덮어씌워야 할 치아의 개수가 치료의 방향을 결정한다. 크라운을 씌워야 하는 치아가 많다면 보철치료와 교정치료를 병행한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교정치료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적지만 상기치료로 교합치료가 안 되는 경우에 양악수술과 교정치료를 함께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턱관절세정술은 조기 치료가 효과적
교합 조절만으로 턱관절 질환이 개선되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도 있다. 턱관절 속에는 관절낭액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성분이 정상과 달리 점도가 높아지면서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경우다. 적절한 점도의 낭액이 갑자기 끈끈한 점액으로 변하면 턱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거나 뻑뻑함을 느끼고, 심해지면 갑자기 입이 안 벌어지게 된다. 이 경우 관절낭액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관절세정술을 시행한다. 주사바늘을 이용해 관절낭 내부의 관절액을 닦아주면 걸쭉한 관절낭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절낭액의 이상으로 턱관절 질환이 발생한 환자는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갑자기 입이 안 벌어지거나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 관절세정술을 조기에 시행하면 치료 효과가 크다. 반면 오랜 시간 방치한 후 치료하려고 하면 이미 근육이 뭉쳐버려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더디다. 특히 이 시술은 조직을 복원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관절세정술은 무조건 턱관절이 아프다고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정밀 검사를 통해 관절낭액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예측되는 경우에만 시행한다. 관절세정술만으로 치료를 종료하면 다시 원래 좋지 않은 상태로 돌아갈 수 있어 이후 교합안전장치 착용을 권한다. 장치를 착용하면 턱 근육을 가장 편안한 위치로 돌려놓을 수 있고, 음식을 씹을 때 외에는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힐 일이 없어 턱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세정술은 모든 치과에서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중 이 분야의 교육을 받은 전문의가 시행할 수 있다.
물리치료 병행하면 증상 개선 효과 빨라
턱관절 질환자에게는 물리치료를 권장한다. 심층까지 열을 전달하는 레이저 치료와 표피에 작용하는 침요법, 뜨거운 찜질로 턱관절 부위에 열을 가해 풀어주는 방법 등이다. 일주일에 2회 정도 병원을 방문해 물리치료를 받으면 혈행이 좋아지면서 증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집에서 환자가 할 수 있는 치료는 핫팩을 이용한 찜질이다. 이와 함께 입과 턱에 무리를 주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딱딱한 음식을 피하고 입을 크게 벌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턱관절 질환자 중에 간혹 턱관절 뼈가 깎여나간 예도 있는데 이는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 것으로 본다. 앞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절차대로 치료하다 보면 깎인 부위가 아물면서 증상이 개선된다. 턱관절 질환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만큼 고통과 불편을 준다. 이 때문에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도 있는데, 수술은 신중하게 심사숙고한 후 치료의 마지막 단계에서 선택해야 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