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신길동 해오라기 공원 백로서식지 근처에서 주민들과 숲속의 새를 탐조하던 최순규 연구원을 만났다. 그가 새 소리를 내자, 잠시후 신기하게도 경쾌한 답을 날리며 두세마리의 새가 가까이 날아왔다. 호기심이 많은 곤줄박이가 먼저 찾아온 것이다.
“새, 그 지역의 아름다운 자산”
10여년전 안산 상록구에 둥지를 튼 최 연구원은 안산의 생물, 특히 새들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숲이 많은 해양도시이니 당연히 새가 많다. 새는 그 지역을 풍요롭게 하는 자산”이라며 “전문가와 기관에서 보호에 앞장서야겠지만, 시민단체나 시민들이 함께 해야 가능한 일이고 특히 집근처 새에 대한 탐조는 시민이 해야 할 몫”이라고 조언했다.
새는 항상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관심만 있다면 귀를 열면 바로 두 세종류의 새소리가 들릴 것이고 해마다 달라지는 새 소리를 기억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대부분 도시의 숲은 조경과 사람위주로 치우쳐 아쉽다”며 “생물학적 데이터가 정확하고 시민들의 모니터링 활동이 꾸준해지면 개발로 인해 생물의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무분별한 개발은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탐조, 가까이 있는 새소리에 귀를 여는것”
그는 한국야생조류협회 이사이며 강원대학교 야생동물 연구소 보호센터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시절 도요새의 눈빛에 반해 탐조를 시작한 그는 어린이가 보기 쉬운 재미있는 도감과 탐조가들이 찾기 좋은 장소를 소개한 책 그리고 조류에 대한 전문서를 내며 지금은 ‘새 사진 잘 찍는 작가’로 유명하다. 최 연구원보다 먼저 탐조를 시작한 아내와 두 아들까지 이제는 온가족이 새를 만나는 재미로 뭉쳤다.
그는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칫 새 사진찍기에만 관심을 쏟는 경우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새에 대한 관심”이라며 “새를 알아가면서 사진을 찍어야 특별한 장비없이도 좋은 사진을 얻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새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는 최 연구원은 새 소리가 뇌영역을 활성화시키고 영혼을 맑아지게 하다고 말했다.
“새 소리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맑은 소리이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경우 기계나 사람에게 받을 수 없는 뇌의 영역까지 건들인다. 또 백색소음 중 최고는 새소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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