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의 동거는 쉽지 않다. 특히 문제행동을 보이면 막막하다. 벌을 주기도 하고 잘하면 간식으로 칭찬도 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보호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있다. 바로 카페 ‘흐르는 강물처럼’의 카페지기 김병석 대표이다. 카페라는 편안한 공간에서 반려견 가족의 상담사로 ‘열일’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행복한 동거의 지름길, 교감과 신뢰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교육받아야 합니다”
올바른 부모교육의 조건이 아니다. ‘반려견의 문제행동 상담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카페 ‘흐르는 강물처럼’의 김병석 대표는 반려견 훈련사로 얼마 전까지 ‘소통공감 반려견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반려견을 교육해왔다. 지금은 야외, 실내공간을 갖춘 교육장을 8월 오픈 예정으로 준비 중이다.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을 최전선에서 해온 김 대표는 지금의 훈련시스템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한다.
“문제행동이 심해지면 보호자들은 좋다는 곳을 수소문해서 개를 훈련소에 입소시킵니다. 그곳의 훈련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감과 상호작용이 없는 훈련은 학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어떻게 교정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보호자와 반려견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제행동 상담 시 반드시 보호자가 함께 교육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김 대표와 인연을 맺은 진돗개 단풍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단풍이는 식구들을 물고, 산책을 나오면 위협적으로 짖어서 초크체인이라는 특수 훈련용 목줄을 착용했다. 행동 관찰과 상담을 통해 초크체인이 오히려 문제행동을 악화시키는 요인임을 파악했다. 어릴 때 산책을 통한 사회화를 시키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후 올바른 방법으로 자주 산책을 시키며 사회성을 길러주자 초크체인 없이도 산책이 가능하게 됐다.
“반려견과 가족이 교감을 하면 자연스레 신뢰감이 형성됩니다. 서로의 신뢰를 밑바탕으로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원인을 찾을 수 있고 그 원인을 제거하여 ‘괜찮다’는 안도감을 주면 됩니다.” 단풍이의 사례처럼 간단한 상담은 카페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동물이 사람을 치료한다, 동물매개 심리치료
김 대표는 골든리트리버 필립과 푸들 앙리의 아빠이다. 특히, 푸들 앙리는 지난해 동물보호단체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입양했다.
그는 “반려동물이 일방적인 도움과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들에게 받는 위안 또한 크다. 반려동물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라며 “이런 효과를 활용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심리치료와 재활을 돕는 것이 동물매개치료다”라고 말한다.
필립이는 고양시 대화노인복지관에서 노인 우울증 치료 도우미견으로, 앙리는 삼송 명현학교에서 지적장애아, 자폐아 스쿨독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엔 아직 생소하지만, 외국은 동물을 활용한 심리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언어장애나 난독증이 있는 어린이에게 강아지와 놀며 책을 읽도록 하는 ‘리딩독’ 활동이 대표적이다. 동물과의 지속적인 교감은 심리적 긴장감 해소와 긍정적인 정서, 자아존중감 상승에 도움이 된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대학원 공부가 힘에 부치지만 김 대표는 동물매개 심리치료를 공부할수록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학대받고 버려진 유기견을 불쌍하다고 동정하는 데 그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유기견을 교육해 동물매개 치료 도우미견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보다 많은 유기견이 사람을 치료하면서 자신의 상처도 치유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네요.”
백마마을 3, 4단지 중간 공원길에 위치한 카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는 커피와 차를 판매하고 맥주와 간단한 안주류도 있다. 반려견의 문제행동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곳을 들러 주인장과 얘기를 나눠보길 권한다.
문의 : 010-9126-3527
김혜영 리포터 besyc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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