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날엔 평화 나들이로, 임진각 ‘DMZ 연계 견학’ 셔틀버스 체험기]

“어서 와~ DMZ(비무장지대)는 처음이지?”

지역내일 2018-04-12

모 방송사 외국인 한국여행 프로그램에서 ‘독일 3인방’은 파주 ‘DMZ투어’를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꼽았다. ‘우리는 통일돼서 다행이다’라는 말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단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DMZ 연계 견학’ 셔틀버스를 탔다. DMZ(Demilitarized Zone)란, 군사적 비무장지대를 뜻하는 말로 휴전협정 이후 남과 북이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총 4km 폭의 완충지대를 말한다. 남북 화해 무드로 봄바람을 탄 안보관광. 재미와 교육적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여행으로 강력 추천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여행
‘DMZ 버스투어’는 임진각 매표소 출발 → 도라전망대 → 제3 땅굴 → 도라산역 → 통일촌 마을까지 약 3시간 코스이다. 임진각에 위치한 DMZ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면 ’DMZ 연계 관광‘을 할 수 있다. 관광 코스의 시작은 임진각이다.
▶ 임진각 관광지는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개발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며 통일을 염원하는 곳으로 매년 600만 명 이상의 내, 외국인이 방문한다. 고양시 및 파주시와 인접해 역사견학 체험을 겸한 하루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 지하벙커 전시관, 장단콩 전시관 등의 관람과 ‘평화의 종’, ‘자유의 다리’, 경의선 증기기관차 등을 볼 수 있다. 전쟁 당시 남한군 포로 1만여 명이 건넜다는 자유의 다리는 한국전쟁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또 테마파크 평화랜드와 평화누리공원이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해외여행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났는데,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안내판을 읽는 그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미리 DMZ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임진각 일대를 여유 있게 둘러보기를 권한다.



▶ 제1 경유지- 도라전망대
출발 후 간단한 검문을 마치고 현대그룹 고 정주용 회장이 소를 몰고 건넜다는 임진강 통일 다리를 지나 도라전망대에 도착했다. 도라전망대는 북한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이다. 바로 눈앞에 북한의 선전마을(기정동 마을)과 농토 등이 펼쳐지고, 망원경으로 개성 시가지 일부 및 개성공단과 김일성 동상 등을 볼 수 있다. 나무로 빽빽한 남쪽의 산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의 산은 민둥산이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 이산가족의 아픔이 생생히 전해진다.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저곳이 북한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망원경으로 꼼꼼히 살펴본다. 실제로 북한 주민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망원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통일에 대한 염원과 기대 안겨 준 나들이

▶ 제2 경유지- 제3 땅굴
지금까지 발견된 땅굴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1978년 서울까지의 거리가 불과 52km밖에 안 되는 지점에서 발견되었고 땅굴 길이는 24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DMZ 영상관, 전시관, 야외 전시공원이 있고, 먼저 영상관에서 관련 영상을 시청 후 땅굴 관람을 시작한다. 땅굴 내부 갱도를 살펴보면 굴을 뚫을 때의 폭파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현장감이 전해진다. 도보로 땅굴 관람 시 30분 정도 걸리며, 추가 요금을 내면 셔틀 승강기를 타고 땅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땅굴 입구에서 휴전선까지 불과 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에 긴장감이 들기도 했다. 땅굴 내부 경사가 큰 관계로 셔틀 승강기를 타고 싶었지만 마침 ‘점검 중’으로 운행을 하지 않아 아쉬웠다.



▶ 제3 경유지- 도라산역
버스 창밖 풀숲의 ‘지뢰’ 경고판은 이곳이 DMZ임을 일깨워 준다. 새로운 곳이 나올 때마다 들려주는 버스 기사님의 설명으로 투어의 흥미는 배가 된다. 도라산역은 남북이 경의선 철도를 연결하기로 합의하고 비무장지대의 철조망과 지뢰를 제거하는 난공사 끝에 2002년 4월 11일 완공했다. 태극무늬의 지붕과 남북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 외관은 통일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시설이 잘 갖춰진 평양방면 도라산 역사는 북으로 향할 사람들로 북적일 날을 기다리는 듯했다. 별도의 요금을 내면 도라산역 플랫폼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다.



▶ 마지막 도착지 - 통일촌 마을
민통선 북방지역에 있는 마을로서 162세대 주민이 거주한다. 인삼, 쌀, 장단콩 등을 직접 재배하고 판매하며 살아간다. 주민 공동투자로 만든 농산물 직판장에서 지역 농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고, 따끈따끈한 장단콩 순두부와 동동주도 맛볼 수 있다. 직판장 안 북한군 인형과 장단콩 초콜릿 등이 눈길을 끈다.

▶ 투어를 마치며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는 지금, DMZ투어 관광객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어서 이 버스가 북을 향해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아이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DMZ투어는 3시간이 30분으로 느껴질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함께 간 아이에게 통일에 대한 염원, 기대 그리고 많은 생각 거리를 안겨 준 나들이였다.



- ‘DMZ 연계 견학’ 셔틀버스 이용 안내 -
셔틀버스는 오전 9시 20분~오후 3시, 10~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제3 땅굴 셔틀 승강기 이용 여부에 따라 이용 요금이 다르다. 셔틀 승강기를 이용 시 일반 1만 2,200원, 청소년(초중고) 9,500원, 도보 관람 시 일반 9,200원, 청소년 7,000원이다. 셔틀버스 매표는 출발 5분 전 마감되며 출발 10분 전 승차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 주중 공휴일, 설날 및 추석 당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DMZ 입구에서 검문이 있어 성인은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 


<미니 인터뷰>

홍콩에서 온 Gunther씨 가족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어요”

저희는 홍콩에 사는 호주인 가족입니다. 평소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이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지요. 특히, 남북이 휴전 중인 역사의 현장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어요. 직접 와서 땅굴이나 북한이 보이는 전망대를 보니 역사책에서 글로만 읽었던 것들이 피부로 느껴지네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김혜영 리포터  besyc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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