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은 어린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외상 중 하나일 것이다. 가장 많은 소아화상의 원인은 뜨거운 국물 등에 데는 열탕화상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다리미 등의 뜨거운 고체에 데는 접촉화상 순이다. 대부분의 소아화상은 미취학 아동 특히 1~2세의 영유아시기에 많이 발생한다. 대개 보호자가 있는 집에서 화상을 입게 된다. 화상으로 인해 아이가 고통 받는 이면에 보호자도 굉장한 스트레스와 슬픔을 겪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강수병원 송우진 과장은 “진료실에 화상 입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보호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근심에 가득 차 있고 울상이다”라고 전했다.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흉터가 남을지 안 남을지 궁금해서이기도 하지만 나 때문에 아이가 다쳤다는 죄책감도 표정에 담겨있다는 것이다. 둘 이상의 보호자가 들어올 경우 얼굴 표정만 봐도 누가 다치게 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반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다른 보호자의 얼굴은 천차만별인데 더러 말투나 표정에서 분노와 질책을 느끼기도 한다.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들보다는 딸의 보호자가 죄책감 더 느껴
외국의 한 논문에 의하면 27~81%의 보호자(특히 엄마)들이 아이 화상 후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좀 더 잘 돌봤어야 하는데 하는 자책감 때문이다. 화상의 정도가 심하고 나중에 흉터가 많이 남을수록 더욱 그러하며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들보다는 딸의 보호자가 죄책감을 더 느낀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엔 이러한 감정을 잘 추스르지만 일부의 경우 우울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한다.
사고(accident)의 국어사전적 정의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이다. Accident는 사고란 뜻과 우연이라는 뜻을 동시에 포함한다. 화상도 마찬가지로 우연히 갑작스럽게 일어난다. 위험요소가 곁에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온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고통을 보는 것이 부모 입장에서 힘든 일임은 당연하나 사고 당시의 보호자는 몇 배의 심적 고통을 느낄 것임을 상대 보호자가 헤아려 줘야 한다.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으니 속상하더라도 당사자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은 삼가고 질책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로를 해줘야 한다. 송 과장은 ‘언제든 내 아이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가정 내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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