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입에서 논술은 31개 대학에서 1만331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보다 2개 대학 190명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논술전형은 서울 지역 대학에 집중돼 있어, 인서울 대학을 가기 위한 학생들 대다수가 지원하게 되는 전형이다. 그러나 학종과 수능이 그러하듯 차분히 논술을 준비한 자만이 입시에 성공한다. 논술을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투입된 노력만큼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논술이다. 합격하는 논술의 길은 다음과 같다.
1. 사회 교과 지식 습득
논술 시험은 교과 내에서 출제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사회교과 내용이 그대로 논술 문제로 출제된다. 사회 교과의 단원 정리에 나오는 <토론해 봅시다> 등이 곧 서울 중위권 대학 논술 문제다. 논술은 사회과 지식을 독해한 것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야 한다. 기초적인 교과 지식이 전제돼야 한다.
2. 진짜 독해와 진정성 있는 글쓰기
국어 시험은 지문의 많은 정보를 빠짐없이 짧은 시간 안에 인지하는 것을 요구한다면, 논술 시험은 지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찾는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여러 지문들의 메시지를 살펴 출제자가 어떤 가치에 대해 묻고 있는지를 읽어내야 한다. 국어 시험이 다소 기계적이지만 효율적인 읽기라면, 논술 읽기는 입체적인 독해인 것이다. 국어 시험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단편적인 정보를 긁어모으는 식의 읽기를 할 뿐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논술 시험을 잘 보려면 진짜 독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내는 진정성 있는 글쓰기를 배워야 한다.
3.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인 방향을 선택하는 자세
논술 응시자들의 점수를 나열해 보면 중간층이 두텁게 형성되지 않는다. 다수의 하위권과 극소수의 최상위권으로 완전히 나뉘는 구조다. 그래서 시험에 떨어지는 학생은 ‘잘 했지만 더 잘한 학생에게 밀려서’가 아니라 그냥 틀렸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논술은 요리조리 함정을 피해가는 합리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수능처럼 한번 보고 맞히는 시험과는 달리, 논술은 마치 가장 효율적인 소비계획을 세우거나 누군가와 협상을 할 때처럼 여러 대안을 검토해 그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한다. 당연히 대학은 제대로 독해한 학생이라면 꼭 부딪히게 될 난관을 문제에 심어 놓는다. 학생은 이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글로 풀어야 하는 것이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런 난관이 닥치면 ‘모르겠다’고 지레 포기하거나 답을 먼저 확인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야말로 논술과는 대척점에 있다. 학부모가 기대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이 논술 시험에 필요한 덕목인 셈이다.
5. 선 논술 기본기 / 후 유형별 학습
대학별 유형을 먼저 익히는 것은 위험하다. 물론 자사고 특목고 최상위권 학생들이야 지원해야 하는 학교가 한정적이라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일반적인 인서울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논술의 광범위한 유형과 설득적 글쓰기, 논술 독해를 익혀야 한다. 이렇게 논술의 기본을 두루 섭렵한 다음, 대학 유형별 학습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조기에 대학 이름을 걸고 해당 학교 유형에 매진하다 보면 학생은 ‘이런 게 논술이구나’라고 특정 유형에 고착되기 쉽다. 사실 그 학교에 지원하게 되는지는 여름쯤 되어 봐야 할 수 있다. 또 대학별 논술 유형은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뚜렷한 예고없이 바뀌기 일쑤다. 어쩌면 매몰 비용이 아까워 그 대학에 시험을 칠 논술 실력이나 최저 등급 충족이 안되는데도 지원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러니 조기에 대학별 학습을 하는 것보단 입시 논술 그 자체에 집중하자.
6. 글쓰기와 첨삭, 다시 쓰기의 반복 훈련
글을 많이 쓰지 않는 논술 공부는 의미가 없다. 수능이나 내신 등 인지 능력 시험은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복 가능하지만, 논술은 안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본인이 직접 결과를 내보는 실행을 수없이 반복해봐야 한다. 이때 객관적인 피드백이 충실히 주어져야 한다. 이 피드백이 부실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이뤄지면 논술은 산으로 간다. 학생은 조언을 바탕으로 다시쓰기를 해야 하며, 이런 과정을 반복해서 훈련해야 한다. 사칙연산을 할 줄 안다고 수학을 잘한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논술이 처음부터 일정 수준에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박문수 원장
이지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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