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 연극 아마데우스

타인의 재능을 탐하지 말아야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재능을 탐한 살리에리의 불행

이지혜 리포터 2018-03-08

지난 2월 27일 연극 <아마데우스>의 막이 올랐다. 리포터가 관람한 공연은 한지상(살리에리 역)과 조정석(모차르트 역)의 합이 돋보이는 휴일 낮 공연. 거의 퇴장이 없을 정도로 무대와 한 몸이 되어 극의 흐름을 탄탄히 끌어가는 한지상의 에너지와 연기가 압도적인 공연이었다.



독특한 형식의 연극 무대
연극이지만 공연 장소는 뮤지컬 전용극장인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이다. 주인공인 아마데우스와 살리에리의 직업적 특징상 쉴 새 없이 음악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보통 뮤지컬 오케스트라가 무대 아래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연극 <아마데우스>의 6인조 오케스트라는 무대 위에서 20여개가 넘는 모차르트의 곡과 채한율 작곡가의 새로운 곡들을 연주한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1985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고 있다. 피터 셰퍼의 극본을 그대로 사용해 원작의 정교한 플롯을 충실하게 살렸다.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안병구 교수는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해 원작의 텍스트에 충실하면서도 드라마의 플롯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드라마투르그는 극작술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희곡의 창작과정에서부터 프로그램의 제작ㆍ캐스팅ㆍ리허설ㆍ공연 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공연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
섬세한 통찰력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이지나 연출은 이번에도 독특한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전위적인 방식의 무대 연출을 펼쳐 보인다. 독특한 안무가 결합된 움직임으로 스토리나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작은 바람들이나 희랍 비극 속 코러스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은 이지나 연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 무대 의상 자격증을 획득한 디자이너 도연은 화려한 무대 의상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질투에 눈이 먼 살리에리
궁정음악가이면 당대 최고의 지위였을 텐데도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음악성이 부럽기만 하다. 부러워하다 못해 모차르트가 가진 열정, 방탕함, 천박함까지도 빼앗고 싶어 한다. 신이 선택한 이가 자신이 아니라 모차르트라는 생각에 몸서리치는 살리에리.
결국 신과 등을 돌리고 신을 실망시키기 위해 모차르트를 철저히 망가뜨리기로 결심한다. 서서히 망가지는 모차르트. 또한 서서히 불행해지는 살리에리. 그가 자신의 손에 쥐어진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그의 삶도 모차르트의 삶과 음악도 보다 반짝거릴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지만 그래도 살리에리의 편을 들 수 없는 건 그의 욕심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에 쥔 행복들을 알아보고 느낄 수 있다면 적어도 우린 살리에리 보다는 행복한 사람이다.  
천재음악가 모차르트는 <헤드윅> 이후 2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조정석과 연극 작품에 처음 도전하는 김재욱, 안정적인 연기력의 인피니트 성규가 연기한다. 평범한 이들의 수호자 살리에리는 4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는 한지상과 독보적인 카리스마의 지현준, 캐릭터 분석이 뛰어난 배우 이충주가 열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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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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