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자율형 공립고인 운정고등학교(교장 최광보)에서는 학생들이 흥미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연구하면서 진로와 전공을 탐색해볼 수 있도록 교내 소논문발표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자율적 심층 연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탐구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운정고 교내 소논문발표대회에서 고1, 고2 2년 연속 수상한 인문사회분야 최우수상 수상자 최아름(고2), 최현지(고2) 양과 자연과학분야 최우수상 수상자 장현준(고3) 군을 만나 ‘깊이 있게 지식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 인문사회분야 최우수상 수상자 최아름, 최현지 양
최아름, 최현지 양은 ‘고등학생들의 맞춤형 교수법에 대한 인식 조사 및 효율적인 맞춤형 교수법 도입 방안 ; 운정고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연구해 인문사회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1. 연구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최아름 양 : 저는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데 교육정책이나 교수법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1학년 때는 ‘자유학기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논문을 써서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최현지 양 : 저는 교육공무원을 꿈꾸고 있는데 작년에는 ‘공부 블로그가 학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서 장려상을 받았어요.
〓최아름 양 : 현지와 저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둘이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수법에 대해 연구해보자고 뜻을 모았어요. 처음에는 ‘집중력 향상을 위한 효율적 교수법’을 주제로 잡았다가 연구방법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생들이 선호하고 효과적인 교수법이 무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연구주제를 잡게 됐어요.
2. 논문 준비과정을 소개해주세요
〓최아름 양 : 저희는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소논문을 준비했는데, 1학기 때에는 연구주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했어요. 선행연구와 관련 이론을 검토하면서 고등학교에 도입하고 싶은 선진 교수법으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PBL(Project d Learning), 하브루타, 팀티칭, 소설 읽기를 선정했어요. 연구방법은 설문지 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운정고 1~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선진 교수법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하고 영어 수학 선생님 두 분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어요. 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각 교수법에 대한 찬반 의견과 각 교수법이 도입되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과목에 대해 조사했어요. 교사 인터뷰에서는 선진 교수법의 도입을 저해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현실적인 수용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어요.
3. 도중에 힘들었던 점은?
〓최현지 양 : 설문조사를 할 때 1~2학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는데 2/3 정도로 응답률이 높았어요. 설문지를 수작업으로 자료 입력하고 엑셀 프로그램으로 통계 처리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힘들었어요.
4. 논문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최아름, 최현지 양 : 저희는 운정고에 선진 교수법 도입을 저해하는 요인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어요. 또 학생들과 선생님의 입장을 반영하여 운정고 맞춤형 교수법을 도출하고자 했어요. 연구 결과 운정고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교수법은 PBL방식이었고 탐구영역에서 도입을 원했어요. 선진 교수법을 주 교수법으로 도입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수행평가에 부분적으로 도입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어요. 플립러닝에 대해서는 선행에 대한 부담감과 전문성의 문제로 반대의견이 많았어요.
5. 논문대회를 마치고 난 소감은?
〓최아름, 최현지 양 : 가끔 주변에서 소논문 연구를 스펙 쌓기로 바라보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었지만 저희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런 연구과정 자체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선생님과 교육 공무원이 되면 선진 교수법을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보람이 있었어요.
◆ 자연과학분야 최우수상 수상자 장현준 군
장현준 군은 ‘자연채광 시스템을 이용한 학교 건물에서의 채광 방법’에 대해 연구해 자연과학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 연구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저는 친환경 건축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자연채광 시스템을 학교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했어요. 우연히 베란다에서 자라는 식물과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을 눈여겨 보게 됐는데, 베란다 쪽 식물들의 생육상태가 좋다는 걸 발견하고는 자연채광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어요. 학생들은 집보다는 학교에 있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데, 학교 건물에 자연채광 시스템을 도입해 많은 학생들이 태양을 광원으로 하는 자연 채광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논문 준비과정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자연채광의 종류를 분류했는데 광선반과 광섬유, 반사경, 광덕트 이렇게 네 가지의 시스템을 선정했어요. 광선반은 창문에 광선반을 설치해 빛을 반사해서 자연채광이 잘 되게 하는 것이고, 광섬유는 빛을 섬유에 모아 전선처럼 빛을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반사경은 거울을 통해 빛을 반사하는 것이고, 광덕트는 천장에 채광창을 만들어 빛과 공기의 통로로 쓰는 것입니다. 각 자연채광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안정성과 설치 용이성, 경제성, 효율성, 미관이라는 5개 요소를 기준으로 평가했어요.
3. 도중에 힘들었던 점은?
1학년 때에는 ‘LED가 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면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작업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혼자서 모든 작업을 수행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다행히 1학년 때 논문 연구를 한 경험이 있어서 힘든 순간들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험연구에 쓸 광선반과 광섬유 등의 재료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중학교 때 친구를 통해 여러 조건이 맞는 실험 환경을 찾을 수 있어서 무사히 실험을 마쳤어요.
4. 논문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제 논문은 자연 채광을 학교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입니다. 선행연구와 실험을 통해 광선반과 광섬유가 적당하다는 걸 알았어요. 광섬유는 경제성을 제외한 모든 요소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광선반은 5개 요소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어요. 특히 남향 건물에는 광선반을 이용한 자연채광이 적절하고, 동향 건물과 복식 건물의 북향 교실에는 광섬유를 이용한 자연채광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얻었어요.
5. 논문대회를 마치고 난 소감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에너지 절감에 관한 논문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연채광도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과 자연 채광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면 좋은 주제가 될 것 같아요. 또 실제로 많은 학교에 광선반과 광섬유 등의 자연채광 시스템이 적용되어 학생들이 태양과 함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고, 향후에는 체육관이나 아파트 같은 곳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적용돼 현대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일조권을 보장받으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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