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문학에 취약한 고등학생을 위한 독해력 추천도서

지역내일 2017-12-28

이번 2018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비문학 출제지문분야를 살펴보면 학문적 일반 교양지식이 선정되기 보다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지문을 선택했다. 여러 논란도 있지만, 평이한 수준의 독해지문으로는 독해력 및 변별력을 평가하기 힘들다는 판단은 아닐까. 어려웠던 문제 유형도 일차원적 사고력 판단이 아니라, 통계 그래프 혹은 생소한 개념을 도입해 낯선 환경 속에서 복합적인 추론이 가능한지를 질문했다. 수능 출제 변화의 흐름상, 이제 ‘문해력’과 ‘추론능력’은 앞으로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독해력’에는 왕도가 없다. 많이 읽고, 이해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특히 예비고1, 예비고2 학생들은 다소 읽기 경험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꾸준히 비문학 도서를 최소 한 달에 서너 권은 정독하며 내용정리를 해볼 것을 권한다. 책 한 권당 흥미롭거나 어렵게 읽은 두세 챕터를 골라 내용 메모 혹은 요약을 해보고, 전문 용어 또한 몇 가지 확인해 두는 습관도 필요하다. 마냥 ‘읽는다’는 행위에 안심하지는 말기를. 강조하지만 ‘읽는다’ 와 ‘본다’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이해하고 독해하는 습관은 입시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평소 비문학 책을 멀리했던 학생들 혹은 문학적 이해력은 좋으나 비문학적 지식독해에 취약한 학생들을 위한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한다. 경제학, 진화생물학, 인류학, 과학기술학, 고전인문학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한 권씩 골랐다. 교양부터 다소 전문성이 깊은 지식책까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도 도움 될 책이다. 

『장하준의 경제학강의』/장하준/부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자 장하준의 경제학입문서. 이 책은 어렵기만한 경제학을 전문용어로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왜 경제학을 멀리 하는가라는 사소한 의심에서부터 경제학의 정의와 역사,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 정부, 기업 등의 역할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제학적 관점에서 사회의 작동 원리까지 폭넓게 설명한다. 챕터별로 궁금한 부분부터 읽으며 흥미를 키워보는 것도 방법. 


『다윈지능』/최재천/사이언스북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최재천의 ‘진화생물학 강의’ 다윈의 진화론이 사회와 생물학계에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25개의 칼럼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진화론에 입각한 생물학적 시각에 대해 다양하게 소개하면서도, 최재천 교수의 명확한 진화론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진화란 진보인가?’ 혹은 ‘완벽한 진화란 없다’ ‘성의 진화’ 등 우리가 어쩌면 당연하게 알고 있는 지식들에 대해 근거있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챕터별 글의 양도 짧은 편이라 한 숨에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문화의 수수께끼』/마빈 해리스
문화인류학자 마빈해리스의 문화인류학 고전. 원시사회의 공동체연구를 통해 생태학적 양식이 어떻게 정치, 경제, 종교, 성역할, 음식문화 등의 발전에 기여했는지 유기적으로 설명한다. 다소 생소한 원시부족의 삶의 원리를 깊이있게 검토하여 서구문화의 중심적 가치관 때문에 가려졌던 그들을 바라보는 섣부른 야만성에 대한 질타도 담겨 있다. 원시부족의 생활양식의 원인 규명으로 문화차이와 사회경제적 의미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문화인류학에 대한 입문 교양서. 지식적 독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욕망하는 테크놀로지』/이상욱 외/동아시아
성찰하는 과학기술학자들의 이야기. 기술의 진보와 미래가 현대사회를 사는 인간에게 어떤 성찰을 할 수 있게 하는지 묻는다. 9명의 과학자가 테크놀로지와 인간과의 관계,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 대량생산 소비사회를 만든 근본 원인, 유비쿼터스기술의 양면성 등에 대해 6개의 주제로 논한다. 과학기술의 찬양만이 아니라, ‘욕망’이라는 인간의 진화욕구가 진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고미숙/작은길
  고전평론가이자 인문학자 고미숙이 ‘열하일기’를 제대로 보도록 길을 열어주는 고전사용설명서이다. 열하일기 1,2 권으로 나온 책도 있지만 열하일기를 쉽고 현대적 의미를 담아 새롭게 읽어보길 바란다면 이 책부터 정독하길 권한다. 연암 박지원의 사상가적 가치를 다시 돌아보고 그가 북학을 위해 걸었던 길이 무엇이었는지, 청나라의 기행을 통해 생동감 있게 전한다. 고전에 약한 학생들도 신선한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책. 


일산 리드투리드 논술학원 김다현 원장

031-925-8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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