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지역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지난 11월 23일 치러진 수능시험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총 15명으로 양천·강서·영등포 지역에서는 강서고등학교(교장 송문석) 3학년 김도현 학생이 유일하다. 도현군은 현재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면접을 마치고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수능 만점자 김도현 학생이 알려주는 자신만의 공부 노하우를 소개한다.
자신만의 문제풀이 원칙을 정립하라
김도현군은 올해 수능에서 국어·수학·탐구영역 2과목(생활과 윤리, 경제)에서 만점을 받고, 영어와 한국사에서 1등급을 받았다. 고2 때 치른 11월 학력평가 이후 고3 때는 만점이 처음이다.
“6월 모의고사에서 2개, 9월 모의고사에서도 1개가 틀려 걱정했지만 평소보다 문제가 잘 풀려서 다 맞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가채점 후 만점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을 만큼 기분이 좋았어요. (웃음)”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수능 기출 문제를 한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긍정적인 마음과 학교 독서실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만의 문제 풀이 원칙을 정립한 것이 수능 만점 비결이라 소개한다.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도현군만의 문제 풀이 원칙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 문제를 풀고 과목마다 정해져 있는 출제유형을 이해하고 풀이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에서는 ‘답은 지문에 있다’는 원칙에 맞춰 지문과 맞춰보면서 숨은 그림을 찾듯 답을 찾아간다. 지문이 길어질 경우는 한 번에 지문을 읽고 답을 찾으면 오해하거나 놓치는 부분이 있다. 이럴 때는 문단 별로 잘라서 지문 읽고 문제 하나 풀면 답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검토 시간도 단축되고 정확성도 높일 수 있다.
“국어는 선지가 지문에 나와요. 때로는 선지가 그대로 지문에 있는 경우가 있어 머리로 푸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번에 지문을 훑고 문제를 풀면 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는데 문단별로 나눠서 풀면 정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영어도 기출문제를 많이 풀면서 지문에 사용된 중심 소재를 파악하고 지문의 전개 과정을 고려해 풀었다. 또 하나, 수능과 유사하면서 난이도가 높은 TEPS도 공부했다.
오답 노트로 실수를 줄여라
수학도 마찬가지로 문제 유형별로 자신만의 풀이방법을 연구해 문제마다 적용했다. 문제집도 수준별로 단계를 높여가며 10여 권을 넘게 풀만큼 문제 유형 찾기에 집중했다.
“정석은 2~3번 정도 반복해서 풀었고 블랙라벨, 풍산자, 일품, 1등급 수학 등등 시판 문제집에 선생님이 주신 기출문제까지 많은 문제를 접하면서 문제 유형을 연구하고 나름의 풀이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도현군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 문제를 적고 왜 틀렸는지 메모하고 해답을 적는 식이었다. “공신들은 오답노트를 만든다는 뉴스를 듣고 저도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들어봤습니다. 어디서 실수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실수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는데 오답 노트가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도현군은 수학에서는 진도를 빨리 빼는 것보다 한 단원이라도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수능 수학 30번 같은 문제도 초등학교 때 공부한 창의력 수학과 진도보다 심화에 치중해 공부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탐구과목으로는 생활과 윤리, 경제 과목을 택했다. 상대적으로 표준점수 받기에 불리한 과목이지만 생활과 윤리는 1학년 때 내신 과목으로 배우면서 흥미를 느꼈다. 경제는 상법 전문 변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제학을 미리 접해보고 싶어 선택했다.
“수능 막판까지 생활과 윤리에서 만점이 나오지 않아 인터넷 강의를 찾아서 들으면서 개념을 다시 정리하고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어요. 탐구과목을 선택할 때는 표준점수의 유불리를 고민하기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관심 있는 과목을 선택할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 독서실 활용한 자기주도학습 계획 세워라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리는 목동에서 도현군은 학원은 수학 한 곳만 다녔고 끝까지 만점이 나오지 않아 애태웠던 생활과 윤리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대신 학교 독서실에서 밤 11시까지 자율학습에 열중했다.
“학교에서 밤 11시까지 운영하는 야간자율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해 모든 과목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문제 유형을 익혔어요. 학원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가는 건데 일괄적으로 수업하니까 필요 없는 내용을 듣는 건 시간 낭비라 생각했어요. 학교 수업에 열심히 듣고 야간 자율학습에 참여해 공부하고 끝나면 집에 와서 바로 자고, 점심시간에 짬짬이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또 하나, 도현군은 7살 때부터 초등 6학년까지 바둑을 배웠다. 동네 어르신들이 바둑 두는 걸 보고 재미있어 보여 시작했는데 한때 프로기사를 꿈꾸기도 했다. 바둑판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정해진 길이 있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다양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상대방과 머리싸움 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동아리 시간에 특강을 듣고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고 ‘생각에 관한 생각’이란 행동경제학 책을 읽은 뒤 경제에 흥미를 느껴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뒤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상법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도현군, 마지막으로 수능을 앞둔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큰 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속도가 붙으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굴러갑니다. 공부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힘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가속도가 붙으면 처음만큼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결과가 나와요. 늦게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으니 속도가 오르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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