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주로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재수생들의 담임으로서 학생들과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해 상담을 많이 했다. 그 상담의 여러 주제들 중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서 적잖이 놀랐다. 아마 고등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더 높은 비율로 이러한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부할 때 스트레스가 쌓이니까 음악이라도 들어야 조금이라도 덜 짜증나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대답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할 때의 두뇌활동' 으로서 위 <그림 1> 을 떠올릴 것이라 짐작한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두뇌 활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서 생긴 오해다. 인간의 대뇌는 한 번에 두 세가지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할 때 인간의 대뇌는 <그림 2>의 모습처럼 순간순간 시간을 쪼개서 ‘잠깐 동안 음악을 듣다가 다시 잠깐 동안 공부를 하는 형태’로 활동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여러분들도 경험했을 것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다 보면 음악을 듣고 있을 때에는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문제에 집중해서 고민하다보면 어느 샌가 자신이 듣고 있던 노래가 한 참 지나 있던 경험 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공부를 하지 못한다. 절대 ‘제대로’는 할 수 없다. 지구상에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꽤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럴 리 없겠지만 반드시 음악을 들어야 한다면 1시간 동안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지 말고 차라리 30분 동안 공부하고 그 다음 30분 동안 음악을 들어라. 그래야 공부도 제대로 하고 음악감상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해서 공부시간의 비중을 높여가도록 한다. 어차피 해야 할 공부,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면 공부에만 집중해야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한다는 건 공부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기성 원장
기성쌤수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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