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_ 영일고 부자동행 프로그램]

아버지와 둘레길 걷기… 대화도 나누고, 정도 쌓고

송정순 리포터 2017-11-10

부자간 대화의 물고를 트고 정도 쌓고자 수년째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다. 가깝지만 멀고, 서로를 위하지만 표현하지는 않는 다소 어색한 ‘아버지와 아들’ 영일고등학교(교장 오흥구)는 부자간의 대화가 화목한 가정을 만들며, 학생들의 정서 발달과 성장에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올해로 6번 째 부자동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들아,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단다’와 ‘함께 길을 걷다 보면 같은 방향을 보게 되겠지’를 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난 11월 4일 북한산 둘레길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 재학생과 아버지, 어머니와 교사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 6년째, 부자(父子)에서 가족행사로 확대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 11월 4일 아침 9시, 지하철 6호선 연신내 역 앞은 아버지와 함께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처음에는 아버지와 다소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하고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내 즐거운 표정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강서구에 위치한 영일고등학교는 지난 2012년부터 학생들과 아버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2년 지역에 위치한 봉제산에서 시작했던 이 행사는 북한산, 지리산, 덕유산, 북악산, 안산 등의 등반을 거쳐 올해는 아버지, 어머니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걷기 행사로 확대됐다.
부자 산행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걷는 행사로 확대되면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북한산 둘레길로 목적지를 정했다. 150여 명에 이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준비 운동을 마치고 북한산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단풍철을 맞아 둘레길을 걷던 시민들도 행사 진행 깃발을 꽂고 걷던 교사들에게 어느 학교인지 물어보며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손깍지를 꼭 끼고 걷는 부자, 아들의 팔짱을 낀 채 활짝 웃는 어머니의 모습,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 비탈길 곳곳에서 가족 간의 정을 새록새록 느낄 수 있었다.


학교와 가정의 소통, 교육 현장 살린다
영일고등학교 오흥구 교장은 이 행사의 목적을 ‘화목한 가정이 교육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환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오 교장은 “실제 이 행사는 학생들의 폭력예방과 흡연예방을 위한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가정의 화목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의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교육의 주체가 학교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임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일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부자동행 프로그램 이외에도매일 아침 줄넘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줄넘기 프로그램, 전문인 강좌, 동문과의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손에서 손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날 행사는 연신내역 불광중학교에서 북한 둘레길을 거쳐 북한산성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산채비빔밥과 부대찌개 등을 먹으며 오랜만에 아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아들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서로 유대관계를 만들어 갔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교가 이런 행사를 마련해주어 아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특히 요즘은 오직 생활기록부에 어떤 활동 내용이 기재될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는데 형식적인 기록보다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획 의도를 가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영일고 오치훈 생활안전부장은 “앞으로도 아버지와 함께하는 스포츠 관람이나 어머니와 함께하는 파티쉐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가정 구성원들 사이에 소통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니 인터뷰

서유륜 학생(1학년 3반)과 아버지
“주말 아침 아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어요”

날씨가 춥다고 해서 걱정을 하면서 참여했는데 참여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말에 아들과 함께 시간을 가져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다음에는 아들과 단둘이서 다시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 만에 아들과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아들 친구 얼굴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강민규 학생(2학년 2반) 아버지와 어머니
“학교의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저희가 학교 다닐 때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이 한정되어 있었어요. 학교 동아리 활동이나 보이 스카우트 등 특별한 활동 이외에는 없었지요. 이렇게 대규모로 부모들이 참여하여 진행하는 행사를 보니 학교가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니 우리나라 교육도 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요. 


이동훈 학생(2학년 10반)과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가족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주말 아침에는 잠을 자거나 학원에 가는 것이 전부였는데 부모님과 함께 숲길을 걸으니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고, 가족들과 무엇을 함께 한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은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부모님도 저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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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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