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입시계에 수많은 “공부의 신(神)”들이 계시고, 또 그 분들께서 “공부”와 관련하여 좋은 말씀들을 수도 없이 많이 하셨지만, 본인이 27년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름 깨달은 “공부의 기술”에 대하여 그 분들의 좋은 말씀에 한 마디 더 추가하고자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공부하든지 “공부의 기술”은 단 한 가지라고 본다. 다음 그림을 보자.
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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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기 →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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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가장 먼저, 배운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그 다음에 자신의 머리로 “정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스스로 정리하면서 이해의 정도가 높아진다. 당연히 그만큼 또 정리가 더 일목요연하게 된다. 정리와 이해를 반복하면 할수록 그 깊이가 더해진다. 그렇게 하고 있는 사이 “암기”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암기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문제 풀이에 “적용”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선생님들은 학생의 어느 공부 단계에서 개입을 할까? 바로 “이해”와 “적용” 단계이다. 쉽게 “이해”시키고, 문제 풀이에 ‘잘’ “적용”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거의 모든 학생들(특히 당일치기에 목매고 있는)이 “이해”도 안 되고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단순히 “암기”한 것을 문제 풀이에 “적용”시키려 하니 제대로 되겠는가? 누구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될 것이다.^^ “정리”와 “암기”는 오롯이 학생의 몫이다. 선생님들이나 학원 강사가 잘 정리된 프린트나 교재를 만들어 줘도 결국 머릿속에 개념의 건물을 차곡차곡 올려나가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몫이라는 말이다.
“적용” 단계의 개입이라는 것도 또한 “암기”와 연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학생이 지니고 있는 정보나 지식의 수준을 바탕으로 학생의 현재 좌표를 정확히 파악한 뒤, 그 상황에 맞춰 어떠한 단계를 거쳐 목표 지점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를 지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단계를 본인은 “징검다리”라고 표현한다. 학생 각자의 보폭이나 덩치에 맞춰 다릿돌을 적절한 곳에 놓아주어 학생이 물을 ‘잘’ 건널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여기서 의문이 한 가지 생길 것이다. 본인이 위에서 말한 “암기”라는 단어의 의미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순한 정보의 “암기”와 다르다는 점이다. 본인이 말하고 있는 “암기”는 단순 정보의 암기가 아니라, “내 현재 위치(좌표)는 이렇고, 내가 가진 도구들은 이런 것이고, 나를 둘러싼 상황은 이러하니, 어떠한 행동을 어떻게 가져가서 어떠한 결과를 이루어야 하겠구나.”와 같은 것, 즉 문제 상황에 접했을 때 정확하고 빠르게 “솔루션을 찾아나가는 암기(몸에 배어있는 암기)”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암기”의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암기”가 “이해”, “정리” 없이 쉽게 되겠는가?
“공부의 기술”이란 것을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학생들이든 학부모님들이든, 또 어떠한 과목, 어떠한 내용을 공부하고 있든 각 단계별로 스스로를 또는 자녀들을 점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재헌 국어강사
쿠스터디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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