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둔 수험생 학부모에게는 자녀들의 건강과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능 당일 점심 도시락 메뉴를 결정하는 것도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을 함께 해줄 수 없어 애달픈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며 도시락을 쌀 기회가 적은 요즘 엄마들에게 도시락 메뉴 선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학부모들의 걱정을 분당과 용인의 요리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수능 도시락으로 덜어보았다.
도움말 김정희(키친두레)ㆍ박수현&최혜선(LEALALA)
분당 키친두레가 제안하는 수능 도시락
오랜 세월 분당에서 요리선생님을 지낸 ‘키친두레’ 김정희 대표는 ‘하트 달걀말이’, ‘떡갈비’, ‘파인애플 드레싱 브로콜리 샐러드’, ‘우엉 새우 마늘쫑 볶음’과 얼갈이 된장국을 수능 도시락 메뉴로 제안한다. 부드럽게 다진 ‘떡갈비’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파인애플의 상큼하고 달콤한 맛의 드레싱과 어울린 브로콜리는 뇌의 대사를 원활히 해줘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또한 오래 앉아있어도 지치지 않는 지구력을 높여주는 뿌리채소인 우엉을 사용한 ‘우엉 새우 마늘쫑 볶음’은 하루 종일 시험을 치르는 아이들에게 보약이 되며 하트모양으로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는 달걀말이는 잠깐이라도 자녀들의 긴장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김 대표의 수능 도시락은 고3 자녀를 둔 주부라면 충분히 요리할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아무리 몸에 좋은 메뉴라도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긴장된 자녀들이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도록 부드럽게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별도로 과일과 견과류를 챙겨주되 적당량을 준비해 과한 섭취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응용 TIP
된장국의 재료는 얼갈이, 배추, 시금치, 아욱 등 평소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아욱의 줄기는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해주니 반드시 잎 위주로 준비해야 한다.
‘떡갈비’를 요리하기 어렵다면 샤브샤브용이나 불고기용 고기를 구입해 불고기 양념을 한 후 토마토와 양파, 그리고 어린 잎을 곁들인 ‘불고기 샐러드’를 만들어도 좋다. 또한 고기를 좋아하는 남학생들을 위해서는 ‘LA갈비’를 구워 잘게 잘라 담아도 좋다.
입맛을 돌게 하는 매콤한 맛을 추가하길 원한다면 내장을 빼낸 멸치와 깻잎, 그리고 쪽파를 함께 고추장에 무쳐낸 ‘고추장 멸치 무침’을 추천한다.
용인 레아라라(LEALALA)가 제안하는 수능 도시락
최근에는 보온 도시락이 아닌 일반 도시락을 이용해 수능 도시락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용인 ‘레아라라’에서는 수험생의 머리를 맑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는 ‘브로콜리 스프’, ‘야채 샐러드’, ‘오리 야채구이’, ‘견과류 조림’, ‘시금치 새우볶음’, ‘닭 안심 전’, ‘쇠고기 메추리알 조림’, ‘오이 무침’을 수능 도시락 메뉴로 제안한다.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견과류, 뇌신경 세포의 손상을 막아주는 시금치와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브로콜리, 필수 아미노산을 갖춘 양질의 단백질 살코기를 이용한 반찬 등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돈다. 특히 닭 안심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계란과 전분을 넣고 튀기듯이 구워낸 ‘닭 안심 전’과 부드러운 ‘쇠고기 메추리알 조림’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살코기 반찬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장조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핏물을 뺀 고기를 살짝 삶아낸 후, 약불에서 오래 끓여 조리해야 한다고 한다.
만일 많은 가짓수가 부담된다면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반찬을 먹으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 수능 당일 싸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응용 TIP
몸에 좋은 재료들을 이용해 자녀의 입맛에 맞는 조리법을 찾아 요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를 이용해 요리할 수 있는 스프, 샐러드, 볶음 등을 미리 만들어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시락에 사용하는 녹황색 채소는 자녀의 평소 기호를 고려해 선택한다.
견과류는 조림이나 반찬 외에도 견과류 밥, 호두 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될 수 있으니 반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는 과일과 함께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대추차를 준비해주면 좋다. 대추에 몸에 열을 내주는 생강을 조금 더해주면 맛은 물론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수능 도시락을 준비하는 엄마들에게 전하는 요리전문가들의 조언
제 아무리 좋은 반찬이라도 평소 즐겨먹지 않은 것이면 탈이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요리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몇 가지 반찬들을 준비해 자녀들의 입맛과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도시락 최종 메뉴를 구성해야 하며 부담 없이 소화시킬 수 있는 적당량을 찾아 담아주는 것도 엄마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자극적인 반찬과 우유와 요구르트를 사용한 메뉴, 지나친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메뉴를 구성할 때는 자녀와 상의해 자녀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좋다.
선배맘들이 전하는 수능 도시락의 기억
몇 달 동안 싸준 도시락, 엄마의 정성으로 기억해
수능을 앞둔 아이를 위해 몇 달 동안 도시락을 싸주었어요. 다양한 메뉴들을 생각해내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의 입맛에도 맞고 소화도 잘 시킬 수 있는 메뉴들을 찾아내기에는 이만한 방법이 없더라고요. 엄마의 수고를 아는 지 수능이 지난 지금도 아이는 고3하면 떠오르는 것이 수능 도시락이라고 한답니다.
_이소정(50세ㆍ수내동)
수능 대박 난 선배 도시락 구해 준비해줬어요
수능이 끝나고 모든 입시 결과가 나오면 수능에서 대박이 난 학생의 도시락은 예약이 들어온다고 해요. 대박 기운을 받기 위해서라는데~. 물론 근거 없는 이야기인줄은 알면서도 수능 대박 난 선배의 도시락을 구해 도시락을 싸주었답니다. 결과는 딱 공부한 만큼이었지만 수능 때면 구하기 힘들다는 도시락은 조금의 위안은 되었다고 하네요.
_박진희(49세ㆍ정자동)
미역국을 본 친구들의 반응에 멋쩍었던 기억이
평소 미역국을 좋아하던 딸을 위해 수능 도시락에 미역국을 싸주었습니다. 물론 미역국에 얽힌 이야기로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아이와 상의 끝에 결정한 메뉴였어요. 그런데 미역국을 본 친구들의 반응에 맘 편하게 먹을 수는 없었다네요.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서 미끄러지는데 엄마가 무슨 마음으로 미역국을 싸주었냐는 친구들의 말에 대꾸하느라 진을 뺀 아이는 이내 국 뚜껑을 닫아 버렸답니다. _박은미(48세ㆍ이매동)
죽과 도시락, 두 가지 도시락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
모의고사 때면 도시락을 싸주어 수능 도시락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해두었지만 막상 수능이 다가오니 도시락만 준비하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더라고요. 긴장을 많이 하는 아이의 성격을 고려해 죽과 도시락, 두 개의 도시락을 들려 보냈어요. 수능 마친 후 아이의 손에는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락과 절반 정도 먹은 죽이 들려있었답니다. 얼마나 긴장이 되었으면 도시락을 입에도 못 댔는지 안쓰러우면서도 죽이라도 먹어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_김소연(49세ㆍ정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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