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치러진 '제35회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에서 우리 지역 학생들이 기계공학·과학토론·과학컴퓨팅 부분에서 수상했다.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며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 중 지역 예선을 거친 224개 팀 학생 493명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 대회는 정식종목 4개(기계공학, 항공우주, 융합과학, 과학토론)와 시범종목 2개 종목(메카트로닉스, 과학컴퓨팅)를 초‧중‧고로 나눠 15개 부문으로 진행했다.
“로봇 올림피아트 참가하고 싶은 꿈 생겼어요”
기계공학 부분_ 신목초등학교 6학년 김진원·기준영 학생
신목초등학교(교장 성광모) 6학년 김진원·기준영 학생은 이번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을 과제로 성화(종이컵) 집어서 옮기기, 장애물 피하기, 계단 오르기 등 5개의 미션을 수행하는 기계장치를 만들어 장려상을 수상했다.
“교내대회 금상, 교육청대회 금상, 서울시대회 은상을 수상하고 전국대회에 출전했는데 결과가 조금 아쉬워요. 장애물 하나가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미션을 모두 완성하고 싶은 마음에 매달렸는데 차라리 미션 수행을 하나 포기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고요.”
기계공학부문은 2인이 한 팀을 이뤄 과학상자를 이용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만들고 미션을 수행한다. 구체적인 설계 방안을 구상하고 적절한 부품을 선정, 장치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 등을 평가받는다. 올해 전국대회는 초등학교 18개 팀 34명의 학생이 출전해 실력을 겨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과학상자 다루기를 좋아했던 진원, 준영군은 아두이노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면서 성적도 잘 나오고 자신감도 생겨 기계공학 분야에 응시했고 6학년이 돼서야 교내 대표로 뽑혀 전국대회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했다. 진원군은 설계도와 보고서를 맡고 준영군은 자동차 형식의 기계 밑바닥 장치와 팔을 맡았다. “4시간 동안 기계 장치를 만들었지만 모든 미션을 완성하기 위해 20분을 초과해 감점도 있었어요. 바퀴를 체인으로 하지 말고 그냥 바퀴를 사용했더라면 미션을 수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고 대회당일 생각나지 않던 아이디어가 끝나자마자 떠오를 때 또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18개 팀 36명의 초등학생 대표로 뽑혀 당당하게 실력을 겨뤘다는 자신감에 중학생이 되면 로봇올림피아드에 출전하고 싶다는 희망도 생겼다.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과학상자를 다루면서 아이들의 꿈도 확실해졌다. 진원군은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꿈이 지난해부터 생겼다. “기계를 만지고 알아가다보니 기계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준영군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기계공학과 관련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계를 만들고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발전된 방향으로 고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과학토론 부분_ 문래중 3학년 박단·김은재 학생
제시된 탐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검색하고, 팀원들 간 토론을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과학 토론능력을 배양시키는 과학토론 부문에서 문래중학교(교장 김정희) 3학년 박단, 김은재 학생은 장려상을 수상했다.
“전국대회는 처음 출전했습니다. 여러 번의 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피드백을 통해 서로의 잘못된 부분은 지적해주고 발전된 방향으로 고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박단군과 김은재양은 지난해 교내 과학탐구발표대회를 함께 준비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재능을 알아보게 됐고 올해 과학토론대회도 같이 준비했다.
올해 토론대회의 가장 큰 변화는 탐구주제를 미리 주고 토론 보고서를 사전 제출해야 했던 작년과는 달리 토론 논제가 대회당일 현장에서 발표되고 4시간 동안 주어진 주제를 분석하고 4페이지의 토론 개요서를 작성하고 상대팀과 토론하는 방법으로 변경됐다.
결국 토론에 필요한 실력은 짧은 시간에 길러지기보다 평소 과학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았는지에 따라 팀의 역량이 드러난다. 박단, 김은재 학생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슈가 되는 뉴스, 과학 잡지를 열독하며 준비한 것도 있지만 평소 과학을 좋아하고 책을 즐겨 읽는 습관이 전국대회까지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중1때까지 읽은 책이 일만 권이 넘는 은재가 신문 사설을 보고 정리하던 습관이 보고서 작성에 유리했어요. 어릴 때부터 아빠와 뉴스를 보면서 토론을 했던 단이의 비판능력과 논점을 잘 잡고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던 장점을 잘 활용했던 것이 각 대회에서 좋은 결과로 이끌었어요.”
특히 올해 전국대회 주제는 지구 온난화였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미리 다뤄본 주제라 심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지구온난화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이해하게 됐단다.
“산업화로 인해 이산화탄소 증가로 온난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는데 빙하기, 간빙기 시대를 거치면서 자연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게 됐습니다. 사람 때문에 온난화가 일어났다면 해결책을 찾는데 두 가지 관점에서 원인을 분석하는 것을 배웠고 토론을 좋아하는 전국의 친구들을 알게 된 것 가장 큰 수확입니다.”
“내년에는 금상에 도전하고 싶어요”
과학컴퓨팅 부분 은상 목운중 1학년 원상윤 학생
“동상을 기대했는데 은상이어서 기뻤는데 미션 수행을 끝내고 시간도 남았었는데 조금 더 집중했더라면 금상도 가능했겠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올해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운영된 과학컴퓨팅 종목에서 은상을 수상한 목운중학교(교장 박현숙) 1학년 원상윤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스크래치, 앱인벤터 등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다. 시간이 날 때면 스크래치 작품을 감상하거나 실행하는 것을 좋아하던 차 서울시대회가 ‘화성탐사’에 대한 것이라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
시 대회 과제는 ‘화성탐사를 위한 로켓의 발사, 항해, 착륙 시뮬레이션 과정을 설계해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성탐사선에 대한 공부를 하고 세 부분으로 나눠 탐사선을 제작했다.
본선 진출 소식을 듣고 스크래치의 기능 중 잘 쓰지 않던 기능의 사용법을 익혔다. 과학책에 나왔던 여러 물리적 현상이나 이론을 스크래치로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문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게임, 스토리 형식의 틀을 잡아보았다.
전국대회 주제는 ‘화성탈출’과 관련된 것이었다.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가운데 아레스 3~4, 파인더까지의 거리, 중력, 속도 등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약했다. 하지만 미션을 수행하는 가운데 플루툼의 열을 이용해 히터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 소모를 줄인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스크래치는 간단한 프레젠테이션부터 복잡한 게임까지 엄청난 기능을 가진 프로그래밍언어입니다. 그만큼 활용 분야가 넓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만든 작품을 응용해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2017년 정보올림피아드 동상, 2017년 수학올림피아드 1차 통과, 2016년 서울과학탐구토론대회 서울시 동상, 2016년 정보올림피아드 동상 등 수상 경력과 2015년 교육청영재원(과학), 2016년 서울교대영재원(정보), 2017년 교육청영재원(과학) 경험으로 내년에는 전국대회 금상에 도전하고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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