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특색 있는 골목길이 뜨고 있다. 열정과 패기에 독특함을 무기로 창업하려는 젊은 오너 셰프들이 ‘골목’에 주목하고 있다.
대로변 보다 임대료가 싸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특색 있는 식당들이 여러 군데 모이면 SNS를 타고 ‘스트리트’로 금방 입소문 나기 때문이다. 잠실 석촌호수 동호 뒷골목에도 이 같은 아담한 식당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눈길 끄는 골목 식당
올해 2월에 오픈한 ‘니엔테’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빛바랜 골목길의 작은 식당은 푸른빛이 강렬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담한 실내 인테리어는 감각적이고 예쁘다. 테이블 4개 규모인데 기다란 원목 테이블, 오붓하게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 시선을 끄는 쿠션들이 조화롭게 어울렸다. 바닥은 타일을 깔아 이색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천정의 등 장식도 독특하다. 테이블에 다소곳하게 자리 잡은 화병 속 꽃이 대접 받고 있다는 느낌을 손님에게 전해준다. 오픈 키친 스타일이라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다. 가지런히 쌓아올린 프라이팬이며 벽에 붙어있는 각종 조리기구들이 정갈하게 정리돼 있다.
주인장은 젊은 여성 셰프다. 세계 3대 요리학교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 ICIF에서 공부한 후 청담동 등 강남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장희진 셰프다. 요리 입문 7년 만에 식당을 낼만큼 당차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강남의 고급 레스토랑은 방문 손님이 한정적이라 답답했어요. 대중적인 식당에서 내 스타일대로 요리하고 싶었죠. 토마토 소스 파스타나 까르보나라 같은 흔한 메뉴는 우리 식당에 없어요. 남들 다 하는 평범함이 싫었고 이탈리아 요리 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맛있는 메뉴를 손님들이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라고 장 셰프는 말한다.
접시며 포크, 나이프 같은 소소한 식기류에도 주인장의 센스가 묻어난다. 물 한 컵을 손님에게 낼 때도 슬라이스한 오렌지와 샐러리를 넣고 우려내 상큼한 맛을 더한다.
옥수수 퓨레와 부드러운 관자의 어울림
주인장 혼자서 하는 식당이라 전채요리, 파스타, 고기,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는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대신 독특함을 더했다.
이 집의 인기 메뉴는 애피타이저로 즐기는 관자요리다. 달달한 옥수수 퓨레 소스 위에 볶은 시금치, 관자를 올려 손님상에 낸다. 부드러운 관자에는 베이컨칩과 함께 서양 향신료로 식재료의 풍미를 더해주는 펜넬씨를 솔솔 뿌려서 낸다.
명란파스타는 크림과 오일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링귀니 파스타에 짭조름한 명란과 마늘종, 잘게 썬 감자, 쑥갓의 어울림이 독특하다. 파스타 간은 다소 짭잘한 편.
포르치니 리조또도 주인장 추천 메뉴로 손님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 향이 좋은 이탈리아 버섯 포르치니 분말에 새송이, 양송이, 등심을 넣고 트러플오일을 가미해 리조또의 풍미를 살린다.
관자가 곁들여지는 시금치 페스트 크림 파스타는 연두빛깔 크림 색이 식욕을 돋운다. 돼지 등심을 구은 폭찹 스테이크도 손님들 사이에 스테디셀러 메뉴다. 티라미슈와 판나코타 같은 디저트도 셰프가 직접 만든다.
식전 빵에 곁들여지는 할라피뇨잼 맛이 독특하다. 매콤하면서 짭짤하고 달달한 복합적인 맛이 느껴진다. 구비하고 있는 와인 리스트도 다양하면 글라스 와인(8000원)으로도 판매한다. 맥주는 블루문과 대동강 페일에일 두 종류다.
주인장은 최근에는 2호점 ‘미자식당’을 맞은 편 골목에 냈다. 퓨전 한식당으로 니엔테와는 다른 느낌으로 인테리어며 메뉴 구성에 본인의 색깔을 담았다. 석촌호수 골목길에 계속해서 식당을 내고 싶다는 젊은 셰프의 패기와 자신감이 남다르다.
-위치: 잠실 석촌호수 동호 뒤편 골목 (주소) 서울시 송파구 서울 송파구 오금로18길 9
-메뉴: 관자 1만6000원, 명란파스타 1만4000원, 포르치니 리조또 1만7000원, 시금치 페스토크림 1만6000원, 폭찹스테이크 2만2000원, 티라미수 8000원
-문의: 070-4001-7846 (매주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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